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 앵커 >

지금부터 백 년 전 중국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워졌던 날이 바로 내일인데요.

때마침 서울시가 오늘, 백범 김구 선생 등 임시정부 인사와 독립운동가들이 잠들어 있는 효창공원을 ‘독립 100년 공원’으로 새롭게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사회부 취재기자 연결해 짚어보겠습니다. 사회부 배재수 기자 나와 계시죠?

 

< 기자 >

네, 서울시에 나와 있습니다.

 

< 앵커 >

먼저, 효창공원, 아직도 어떤 곳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간단히 소개부터 좀 해주시죠.

 

< 기자 >

네, 원래 효창공원은 조선 정조의 첫째 아들인 문효세자의 묘역인 ‘효창원’이었습니다.

울창한 소나무숲이 아름다워 당시에 많은 백성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일제 강점기 때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일본이 골프장과 유원지로 바꿔버렸습니다.

그러다가 일제가 해방직전 다시 묘지도 서삼릉으로 옮겨버리고, 규모도 삼분의 일로 줄여버렸습니다.
 
해방 이후 이를 안타깝게 여긴 백범 김구 선생이 6명의 독립운동가들의 유해를 모셔와 묘역을 조성했고, 그 자신도 1949년 안장돼 7인의 묘역이 됐습니다.

현재 효창공원에는 김구 선생을 비롯해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등 3명의 의사와 임시정부의 주석, 비서장, 군무부장을 각각 지낸 이동녕, 차리석, 조성환 선생의 유해가 잠들어 있습니다.

이어 1960년대에는 ‘제2회 아시안컵’ 개최를 위해 효창운동장이 세워졌고요, 1968년에는 원효대사 동상, 1975년에는 육영수 여사 공덕비, 2002년에는 백범기념관이 들어서기도 했던 곳입니다.

 

< 앵커 >

굴곡진 역사와 다양한 사상을 융합되어 있는 곳 같은데요, 그런데 서울시는 앞으로 ‘효창공원’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건가요?

 

< 기자 >

네, 서울시는 오늘 오전, 효창공원 백범기념관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효창독립 100년공원 구상안’을 발표했는데요, 

한마디로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독립기념 공원으로 효창공원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효창 공원 일대의 재구성 계획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앞으로 효창공원은 독립운동의 뜻을 기리고 미래세대가 뛰노는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먼저, 김구 선생 등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을 개보수해서 평소에는 주민들의 휴식처로, 기념일에는 추모공간으로 바꾸는 ‘일상 속 성소’로 만듭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이를 독일의 ‘홀로코스트 추모공원’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서울시는 또 그동안 전면 철거와 축소가 논의됐던 ‘효창운동장’이 우리 축구 역사 60년을 지켜온 산실이라는 측면에서 최대한 보존하기로 했습니다.

시는 이와 함께 일제가 이전해 훼손시킨 옛 효창원의 공간적 범위도 회복하기로 했는데요, 공원과 지역사회를 가로막았던 담장을 허물어 주변에 들어서는 역사유적지, 명소들과 연결하기로 했습니다. 

인근의 손기정 체육공원과 이봉창 의사 기념관, 경의선숲길과 숙명여대가 연결돼 열린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입니다. 

윤봉길 의사의 손녀딸이자 전 독립기념관장 윤주경씨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이 공원이 정말 세계에서 와보고 싶은 공원으로 만들어져서, 이 공원에 와서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역사를 세계인들이 알고 지지함으로써 일본이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 멈추는”]

 

< 앵커 >

서울시가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좀 벅차 보이는데, 유관 기관들이 함께 진행하는 거죠?

 

< 기자 >

네, 효창운동장을 포함한 공원 전체 재조성은 서울시가 주관하는데요, 하지만 관련된 다른 업무들은 국가보훈처와 문화재청, 용산구가 공동으로 추진합니다.  

묘역 일대 정비와 관리 운영은 국가보훈처가 맡고요, 내부 문화재 관련 사항은 문화재청, 용산구는 주변지역과 연계하고 공원조성 관련 사항을 책임집니다.

특히 관련 계획과 행정 절차, 사업비 마련은 서울시와 국가보훈처가 공동으로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서울시는 이번에 발표된 효창공원 구상안이 확정된 계획이 아니라 앞으로 구체적 논의를 위한 밑그림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 앵커 >

공사 착공은 언제부터인가요? 그리고 공원 내에 공존하는 다양한 단체들의 뜻을 모으는 작업도 만만치가 않을 것 같은데요?

 

< 기자 >

네, 공사 착공은 내후년부터 시작해서 오는 2024년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고요, 앞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효창운동장의 일부 철거와 축소를 두고 체육계와의 갈등이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체육인들의 애국정신과 투혼을 기록하는 기념 공간 조성 등 다양한 타협점을 제시하면서 점차 간극을 좁힌다는 계획입니다.

또 그동안 효창공원이 주로 시민들의 근린공원으로 활용됐던 만큼 달라진 환경으로 인한 인근 지역민들의 불편과 편의를 최소화할 방안도 찾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앞으로 4곳의 공동주관 단체와 독립운동가 단체, 축구계, 지역주민들과 함께 가칭 ‘효창독립 100년 포럼’을 만들기로 했는데요, 이를 통해 대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구상안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말입니다.

[“지속적으로 포럼을 구성하고 또 대화를 해서 아까 발표했던 그런 내용이 차질없이 완성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서울시가 그동안 조명되지 못했던 선조들의 독립정신을 되살리고, 시민들과 한층 더 가까워진 공원을 조성할 수 있을지 좀 더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시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앵커 >

사회부 배재수 기자였습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