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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대학자 퇴계 이황 선생이 벼슬을 뿌리치고 고향으로 돌아갔던 발걸음이 450년 만에 서울 봉은사에서 재현됐습니다.

고증을 통해 봉은사에서 출발한 것으로 확인된 퇴계 선생이 생애 마지막 귀향길은 안동 도산서원에서 마무리됐습니다. 

정영석 기자가 전합니다.

서울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1569년 임금인 선조에게 하직 인사를 올린 퇴계 이황은 곧바로 귀향길에 오릅니다.

도성에서 나와 남한강을 따라 여주와 충주, 단양, 영주를 거쳐 고향인 안동까지...

퇴계 선생의 발자취가 450년 만에 서울 봉은사에서 재현됐습니다.

[원명 스님/봉은사 주지: 봉은사 보우 스님도 귀향을 가셨지만 그래도 유일하게 귀향을 보내면 안 된다고 반대하신 분이 퇴계 이황 선생님이십니다. 그만큼 봉은사도 그렇고 보우 스님도 그렇고 우리 퇴계 선생님의 큰 은혜를 입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퇴계 선생은 귀향 이틀째 되던 날 지금의 봉은사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조선을 대표하는 성리학자와 불교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진 것입니다.

도산서원 등이 주축이 된 귀향길 재현단은 봉은사를 시작으로 오늘부터 21일까지 12일 동안 퇴계 선생이 지나온 마지막 길을 재현합니다.

[이용태 전 도산서원장: (퇴계 선생은) 450년 전 이날 3월 초 나흗날 이곳(봉은사)에서 주무셨습니다. 그러니까 그때 봉은사의 광경은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여러 선비들이 이곳 봉은사에 모여서 마지막 가는 선생을 배웅했습니다. 참으로 역사에 보기 드문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퇴계 선생이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현장 자료를 고증하고, 여기에 맞춰 여정 기간과 경로를 세웠습니다.

봉은사에서 안동 도산서원까지 320km를 걷는 코스 중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옛길 70km는 부득이 배를 이용하게 됩니다.

도보여행 중에는 공연과 강연회 등이 열리고, 영주에서는 김해 허씨 부인의 묘소를 참배하는 등 구간 곳곳에서 퇴계 선생의 삶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 이 긴 여행이 계속돼서 우리 삶의 중요한 통찰과 깨달음을 주는 그러한 좋은 길로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위대한 발자취, 경(敬)으로 따르다'를 주제로 펼쳐질 퇴계 이황의 귀향길 재현 행사에는 일반인도 무료로 참여 가능합니다.

성리학을 집대성한 퇴계 이황의 마지막 귀향길 450주년이 봉은사에서 재현된 것은 다종교 한국 사회의 소통과 화합에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BBS NEWS 정영석입니다.

(영상취재/최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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