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문제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동남아 불교 국가 이주민들의 정착과 신행 활동을 돕는 불교계의 각별한 지원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스님 16명이 한 자리에서 모여 법당 운영과 포교 활동 과정에서의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류기완 기자가 현장을 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남아 불교국가 스님들이 이른바 '황금 법당'으로 불리는 서울 수국사를 찾았습니다.
베트남, 캄보디아, 네팔, 미얀마 등 다양한 국적의 스님 16명,
불교계 대표 이주민 지원 단체인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소속 회원들입니다.
마주협 상임대표로 지난 2월 선출된 수국사 주지 호산 스님은 첫 간담회를 열어 이들 스님들과 소통에 나섰습니다.
[인서트 호산 스님 /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상임대표] : "각 나라의 불자들을 잘 이렇게 안아주는데 부족한 면들도 많겠습니다만 그래도 열심히 해주시면 우리 마주협에서도 도와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열심히 하고요...오늘 소개받은 스님들 사찰에 1년에서 1년 반 사이에 꼭 한 번 제가 방문할 수 있도록 노력..."
간담회에서 외국인 스님들은 법회 운영과 포교 활동 등에 어려움이 크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들 16명 스님 모두 자신들이 운영하는 법당의 신도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습니다.
16곳의 평균 주말 정기법회 참석자는 50여 명, 특별행사 참석 인원 500여 명에 이르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참가자 수 증가와 관계없이 경제적 여건은 거의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스님들은 토로했습니다.
신도 또는 법당 이용자가 이주 노동자, 다문화 가정 이주 여성이 대부분이란 점에서 법당 운영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동남아 출신 이주민들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대체로 냉담하다는 점도 낯선 땅에서 포교에 진력하고 있는 이들에게 큰 장애물이라고 말합니다.
[인서트 와치사라 스님 / 양주 마하보디사 주지] : "그때 그 당시에는 그런 관심이 없었어요. 한국 스님들께서도...포교활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주민들의 생활 속에 생기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관심 있는 분만 할 수 있었어요."
호산 스님을 비롯한 마주협 공동 대표 스님들은 이주민 법당과 인근 종단 사찰의 연계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습니다.
동남아 각 나라별 특색을 살린 지역 행사를 열어, 우리 불교계와 이주민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좋은 방안으로 제시됐습니다.
민간 교류에서 일정부분 성과를 낸 뒤, 차츰 종단 차원의 지원과 협력 사업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약속도 이뤄졌습니다.
[인서트 덕조 스님 / 조계종 사회부장] : "우리 스님들 포교활동하면서 어떤 점이 어렵다는 거 다 얘기 들었고요. 저희들도 가서 의논하겠습니다. 도움 될만한 것 있으면 다 도움 드리겠습니다...무언가 변화되는 모습도 보여야 종단에서도 이런 부분에서 예산을 좀 더 지원하고 이런 게 있어야 되는데 똑같은 프로그램만 계속 가지고 오신다는 거예요"
마주협은 이주노동자 노동권리교육을 강화하고, 각 국가별 주요 행사에 대한 지원도 늘리겠다는 방침입니다.
[스탠딩]
간담회는 현장에서 국내 이주민을 돕고 있는 외국인 스님들과 대화를 통해 이들의 어려움을 듣고, 지원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취재: 최동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