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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고인의 선친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일궜던 불교와의 인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조양호 회장은 신심이 돈독했던 선대의 유지를 이어 훼손된 서울 효창공원 원효대사 동상을 보수하기도 했습니다. 

박세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동쪽에 자리잡은 원효대사 동상.

일심과 화쟁 사상으로 대중 불교를 열었던 신라 원효대사를 기리기 위해 지난 1969년 세워졌습니다.

효창공원에 조성된 원효대사 동상 뒷면에는 이렇게 고 조양호 회장의 부친이자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보시로 건립됐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민족의 큰 스승 원효대사의 생애와 가르침을 널리 알리기 위해 건립된 이 동상에는 어제(8일) 별세한 조양호 회장의 부친 조중훈 회장의 불심이 녹아있습니다.

조양호 회장은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지난 2011년 동상의 유지 보수에 적극 나서기도 했습니다.

관리 주체가 없어 동상이 방치되자, 대한항공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보수비 5천만원을 지원하면서 세척과 녹 제거, 도색 등이 진행됐습니다. 

조중훈 선대 회장은 6.25전쟁 당시 폐허가 됐던 오대산 월정사 복원 불사에도 앞장섰습니다.

월정사에서 오랜 기간 주석하고 있는 조계종 원로의원 원행 스님은 조양호 회장 할아버지인 조중훈 회장 선친부터 월정사와 인연을 맺어온 신심 깊은 불자였다고 기억했습니다.

[인서트/원행스님/조계종 원로의원] "조중훈 선친 회장께서는 그 부친 조명희 옹으로부터 역사가 시작됩니다. 신심이 장하시고, 월정사가 6.25사변에 불 탄 것을 보시고 부친의 뜻과 조중훈 회장님의 뜻에 따라 1969년도에 완공하게 되고..."

조중훈 회장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매일 아침 조계사에서 108배를 했고, 조중훈 회장 부인 김정일 여사 역시 생전 기도수행을 생활화한 모범적인 불자였다고 원행스님은 회고했습니다. 

[인서트/원행스님/조계종 원로의원] "조중훈 회장님은 평소 강직하시고 신심이 아주 장하시고, 부인 김정일 여사님께서 아주 신심이 장하셨습니다. (월정사) 적멸보궁에서 항상 기도를 같이 모시고..."

이런 집안 분위기 속에서 조양호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하면서 우리나라 항공운송사업을 이끌어온 전문가로 성장했습니다.

2009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장을 맡아 우리나라의 첫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가족들의 갑질 논란 속에 배임·횡령·탈세 의혹으로 총수 일가가 수사를 받는 일이 겹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향년 70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조양호 회장의 생애가 재조명되면서, 고인의 선친 조중훈 대한항공 창업주와 김정일 여사가 일궜던 불교와의 인연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BBS뉴스 박세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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