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성산에서 치러진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정의당은 승리를 확정짓기 전까지 개표결과를 지켜보면서 손에 땀을 쥐었습니다.

밤 9시부터 시작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개표율 95% 상황까지도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에게 뒤져있었습니다.

특히 개표가 15.5% 이뤄진 시점에선 두 후보의 득표율은 6%포인트까지 벌어졌고, 일찌감치 통영‧고성에서 정점식 후보의 당선을 확정지은 자유한국당과 달리 정의당의 분위기는 어두웠습니다.

반전은 개표가 절반 정도 지난 시점에서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개표율 64.5% 상태에서 여 후보는 강 후보와 득표율 차를 3.8%포인트 차로 추격했고, 개표율 94.0%에선 0.5%포인트까지 격차를 좁혔습니다. 

밤 11시 30분, 개표율 99.98%에서 전세는 역전됐고, 최종 개표 결과 여 후보는 504표차로 강 후보를 꺾고 당선을 확정지었습니다.

창원 성산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여 대표와 함께 개표 방송을 지켜본 이정미 대표는 극적인 승리에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보였습니다.

당초 창원 성산은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였고, 공단 등이 몰려있어 진보세가 강한 점을 봤을 때, 정의당이 힘겹게 승리를 거둔 것은 이례적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고 노회찬 의원을 가리켜 "돈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이라고 폭언해 논란을 빚은 것도 지역 표심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BBS 기자에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과격한 발언 등을 통한 “보수 결집과 지역 경기가 나빴던 것이 악재가 됐다“면서 ”민중당 후보와 단일화가 안 된 것도 부담이됐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51.2%를 기록한 높은 투표율이 유리하게 작용했다“면서 ”황교안 대표의 ‘축구장 유세 논란’도 일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표차이가 난 곳은 창원축구센터가 위치한 사파동으로, 여영국 후보는 이 곳에서 2,000여 표를 추가로 가져오면서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개표가 이뤄진 사파동 등 2곳에서 몰표가 나왔다”며 “황교안 대표의 불법 축구장 유세 당시, 일대 자영업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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