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박태성 무역투자실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019년 3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1950년대 전쟁을 겪은 우리나라는 보릿고개와 석유파동을 거쳐 수출이라는 돌파구를 마련한다. 1960년대 철광석, 텅스텐 등 천연 자원을 중심으로 수출을 시작해 1970년대에는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섬유나 신발, 가발 등을 수출하면서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 넣었다.

1980년대에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철강, 기계, 선박, 전자 제품 등을 수출했고 1990년대들어 첨단 기술력으로 무장한 반도체를 앞세웠다. 2000년대에는 자동차, 선박 등의 중공업과 무선 통신 기기, 휴대폰 등 고퀄리티 제품을 수출하으로써 수출 강국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에는 우리 무역은 2년 연속 1조 달러, 수출은 최초로 6000억 달러를 넘어 세계 수출순위 6위를 유지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단일 품목 최초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컴퓨터 등 IT부품과 원유 관련 제품, 일반기계도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전기차, 첨단 신소재 등 8대 신산업 품목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계속 신기록을 유지해 온 한국수출이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중무역전쟁 등 외적 요인과 수출품목 다변화와 수출선 다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주춤하고 있다.

한국 수출의 양대 축인 반도체와 중국이 흔들리면서 수출실적이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 3월 수출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471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아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산업부는 3월 수출은 반도체 가격 하락, 중국 경기 둔화 지속, 조업일 하루 감소,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단가 하락과 함께 반도체를 구매하는 글로벌 IT기업의 재고 조정이 계속되면서 3월 수출이 16.6%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이 성장둔화와 세계 교역 하락 등의 영향으로 15.5% 감소했다. 중국은 작년 전체 수출에서 차지한 비중이 26.8%로 가장 많은데 최근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16.6%)와 대(對) 중국(-15.5%) 수출 부진이다.

반도체는 수출 감소 원인이 경쟁력 약화보다는 단가 하락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의 가장 큰 고객인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재고 조정이 계속되고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가격이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중국의 성장둔화와 세계 교역 하락 등의 영향으로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산업부는 "반도체 물량이 1분기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최근 중국이 내수 진작 대책을 강력히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재 등 관련 업종은 다소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분기 수출이 좋아 진다는 보장은 없다.

IT기업들의 재고 조정과 투자 재개가 늦어질 수 있으며,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중국의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이 축소되면서 한국산 원부자재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한다. 반도체의 회복 없이는 수출 회복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또 대 중국수출이 전체의 25%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간의 무역전쟁과 중국경기 둔화가 계속됨다면 우리나라의 수출 경기도 살아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현대사회에서 어느 나라든 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을 추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세계경기가 곧바로 우리나라에 반영되는 것은 우리가 무역국가이기 때문이다. 반도체의 하락 속에 자동차 등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품목마저 휘청거리게 되면 우리 경제 역시 암울할 수 밖에 없다.

수출은 우리 경제를 튼튼하게 받쳐 온 버팀목이지만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그동안 눈부신 수출성장 대부분은 반도체에 의존해 왔고 세계 통상질서가 자국보호무역주의로 재편되면서 관세 등으로 인해 자동차와 철강 수출이 고전하고 있다. 앞으로 소비재와 서비스 수출 등으로 품목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수출활력 제고대책 이행 점검을 위해 수출전략조정회의를 주재하고 해외전시회 효율화, 전문무역상사 활성화 등 수출마케팅 지원 강화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무역국가로 일컬어지는 우리나라는 이제 새로운 길을 개척하지 않으면 그동안의 화려한 수출도 그 옛날의 영화에 불과할 수 있다.

기업과 노동자 정부가 힘을 합해 수출 품목을 만들어 내고 기종 국가로의 수출신장과 함께 신남방정책 등에 주력해 수출의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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