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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 실렸던 부처님 사상과 가르침 등 불교에 관한 내용이 2015년 개정 후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도덕 교과서는 '명상법'을 소개하면서도 종교적인 부분을 생략해 명상의 전통과 가치를 낮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일본의 교과서 왜곡을 비판해온 우리가 미래세대의 양식인 교과서를 제대로 만들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할 시점입니다.

정영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초등학교 도덕 과목에 다뤄졌던 불교의 핵심 개념 '자비'가 2015년부터 국정 교과서에서 빠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신 '생명존중' 등의 윤리적 개념에 초점을 맞춰 단원이 구성됐습니다.

그나마 5학년 도덕 교과서가 명상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명상이 불교에서 유래됐다거나 간화선 등 불교 수행법에 관해서는 전혀 기술되지 않았습니다.

세계적 명상 스승 틱낫한 스님의 책 한 구절을 실으면서도 틱낫한 스님이 누구인지 설명은 생략했습니다.

[김완수 교사/전북 이리 부송초등학교: 이 명상이나 틱낫한 스님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교과서에 명상이 불교와 관련된 부분도 전무하고 그리고 틱낫한 이라고 이름만 나와 있기 때문에 사실 교사의 인문학적 소양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고 한다면 그 분이 불교에 관련된 스님이라는 사실 조차 모를 수도 있거든요.]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와 강창일 국회 정각회장이 공동 주최한 '도덕·윤리 교과서 점검과 과제' 세미나.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현직 도덕 과목 교사들은 교과서 기술에 대한 불교계 전반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불교 사상과 가르침에 윤리적 의미를 더한 참고 자료부터 발간되고 지속적으로 축적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다면 교과서 집필진에게 자료들이 자연스럽게 노출돼 교과서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김은미 강사/전주교육대학교: 먼저 교육과정 내 개념들을 불교적인 용어로 어떻게 풀어낼 수 있는가라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고요. 그 이후에는 불교적 지혜를 담고 있는 이야기들을 여러 방식으로 발굴하고 축적해서 그것을 교사와 교육과정 편찬자들에게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들이 참여하는 연수 등의 교육 기회를 불교계가 제공한다면 불교 관련 콘텐츠가 수업 속에 녹아들 수 있다는 제안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불교사회연구소장 원철 스님과 강창일 정각회장은 1700년 민족 문화의 근간을 형성해온 불교가 초중고 교과서에 제대로 담기지 않은데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원철 스님/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장: 과연 어떻게 공이라든가, 깨달음 등 불교의 깊은 사상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요? 우리 불교는 이제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때가 됐습니다.]

[강창일 국회 정각회장: 이렇게 심포지엄만 하면 뭐합니까? 이것을 어떤 식으로 잘못된 것을 고쳐나갈까 이런 문제가 생기죠. 윤리, 도덕(교과서) 문제도 좀 가능하면 문제 제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해결하는 방안, 방법도 중심으로 해서 해보려고 합니다.]

[스탠딩]

불교가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함께하며 전통 문화는 물론 윤리 규범을 형성하는 바탕이었다는 점에서 교과서에 불교의 범주를 신앙적인 부분으로 한정하는 것은 편협한 시각일 수밖에 없습니다.

BBS 뉴스 정영석입니다.

(영상취재/장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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