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유럽의 작은 나라 벨기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함께 피를 흘린 혈맹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빈방문 중인 벨기에 국왕을 위한 환영만찬을 주최했는데, 이 자리에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이 함께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었길래 원명 스님이 한-벨기에 정상 만찬에 참석했을까요?

박준상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26일 저녁,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 벨기에 국왕을 환영하는 만찬 자리.

문재인 대통령은 1950년 6‧25전쟁 당시, 서울 수복을 위해 참전한 벨기에는 '함께 피 흘린 우리의 혈맹'이라고 강조하고, 필리프 국왕과 굳센 악수를 합니다.

<인서트1/ 문재인 대통령>
“벨기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함께 피 흘린 우리의 혈맹입니다. 당시 참전부대 중 제3공수대대는 후일 국왕님이 근무하신 부대라고 들었습니다.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함께 지켜준 벨기에 국민들에게 깊은 우정과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벨기에 프로축구에서 활약한 설기현 선수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인사들도 초청됐는데, 가장 눈에 띈 건 회색 가사를 입고 자리한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이었습니다.

벨기에와 스님...

금방 연결되기 어려운 조합이지만 여기엔 사연이 있습니다.

69년 전 한국전쟁 당시, 벨기에는 인구가 많지 않은 작은 나라임에도 군인 3천 4백여 명을 파병했습니다. 

당시 벨기에 대대본부가 임시 막사를 세우고 주둔지로 삼은 곳이, 바로 지금의 서울 경기고가 있는 봉은사 소유지였습니다.

특히, 지난 2013년에는 벨기에 참전 용사 10여 명과 가족들이, 정전 60주년을 계기로 봉은사를 직접 찾아 당시를 회고하며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인서트2/ 원명 스님>
“벨기에 군대가 봉은사 주변에서 주둔하고 있었다고 해요. 또 그 부대에 복무했던 참전용사들이 한 번 왔었어요. 벨기에에서는 우리나라를 기억하는 데 봉은사도 함께 기억을 하면서 고마움도 좀 있는 것 같아요.”

머리가 하얗게 샌 노병들은, 봉은사 판전과 미륵대불, 종루 등을 둘러보며 동족상잔의 비극을 위로한 봉은사를 회고하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청와대는, 필리프 국왕도 당시 참전 벨기에 부대 가운데 하나였던 '제3공수대대'에서 낙하산 부대 지휘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필리프 국왕은, 비록 직접 전투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과거 치열한 전장에서 용맹을 뽐냈던 부대를 자랑스러워하고 전통을 계승하겠다는 마음으로, 청와대에 봉은사 주지 스님을 만찬에 초청해줄 것을 요청했고, 청와대가 받아들여 원명 스님의 만찬 참석으 이뤄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만찬에서 “어려울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면서 우리나라와 벨기에의 공동 번영과 우정을 위해 건배했습니다.

부처님의 품, 봉은사 뜰 안에서 시작된 두 나라의 인연은, 69년의 세월을 넘어 앞으로의 우호 증진까지 꿈꾸게 하고 있습니다.

청와대에서 BBS뉴스 박준상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최동경 기자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