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BBS ‘아침저널 제주입니다’ - 교계뉴스

● 출 연 : 이병철 기자

● 진 행 : 황민호 기자

● 2019년 03월 13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입니다’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한주간 교계 뉴스

[황민호] 제주도의 봄은 참으로 동백꽃에서 벚꽃, 유채꽃으로 온 섬을 물들지만 그 아름다운 이면에는 아픔이 묻어나는 섬이지요.

어느덧 4.3이 오늘로 20여일 다가왔는데 불교계에서도 71주년을 맞아 4.3 영령들을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린다고 합니다.

한 주간 불교계 소식을 전하는 이병철 기자가 준비했다고 합니다.

이병철 기자.

[이병철] 네, 불교계가 준비하고 있는 4.3행사부터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안심정사가 탐라국이 생긴 이래 4・3을 비롯해 제주에서 희생된 애혼・고혼 영령들의 해탈의 길을 열어주는 무차수륙영산대재를 봉행합니다.

안심정사는 지난해 10월에 봉행했는데 올해는 오는 17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위패 봉안소에서 봉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는 합창단의 음성공양, 4・3영가 위패 봉안, 육법공양, 추도사, 헌화와 분양, 해원상생무차수륙영산대재 순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황민호] 그럼, 안심정사가 어떻게 4.3과 인연을 맺게 된 건가요?

[이병철] 안심정사는 그동안 한강에서 크고 작은 인명 피해가 없길 바라며 서울 뚝섬에서, 세계2차 세계대전서 일본 징용과 징병 희생자를 추모하고자 일본 교토 교려사에서 수륙대재를 매년 봉행하고 있는데 제주4·3희생자 수륙대재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은 4.3영산대재를 개최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제주뿐 아니라 전 세계에 한민족이 아픔을 간직한 곳에 아픔을 보듬는 게 시급한 일”이라면서 “지위고하를 떠나 아픔을 딛고 해원상생하는 것이 한국의 미래를 여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심정사 제주도량은 지난해 영산재 뿐만 아니라 ‘4.3유족 한마음대회’에 쌀 100포대를 후원한 고마움을 유족회에서는 감사패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황민호] 4.3 당시 최대 격전지가 제주불교의 중심인 관음사라면서요?

[이병철] 네 맞습니다. 그래서 관음사도 매년 제주 4․3 영혼들을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위령재가 봉행하고 있습니다.

관음사는 오는 30일 오후2시 영락원 입구 근처에서 억울한 희생으로 구천을 떠도는 4․3 영혼들의 해원 상생을 발원하는 ‘관음사 4․3 추모 위령재’를 봉행합니다.

[황민호] 그동안 위령재는 관음사 미륵대불 앞에서 봉행했는데 올해는 영락원 인근에서 열리네요.

[이병철] 올해 가장 큰 차이가 거기에 있습니다. 영락원 입구 숲속에서 천도재를 봉행하는 데 그곳이 바로 4.3유적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관음사 주변이 4.3의 유적지라고 볼 수 있지만 아직 그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위령재를 봉행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령재가 끝이 나면 관음굴로 이어지는 4.3유적지 순례에 나설 예정입니다.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은 관음사에서 위령재를 봉행하는 이유에 대해 “관음사를 비롯한 불교계가 인적, 물적 피해를 입은 4․3의 희생자임을 기억하고, 4․3으로 희생된 영령들의 원결을 부처님의 원력으로 풀고자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황민호] 그럼 4.3당시 불교계가 이웃종교보다 피해가 컸다고 들었는데 그 이유는 뭔가요?

[이병철] 우선, 지리적인 이유와 불교계의 사회 참여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4.3당시 해안선에서 5Km 밖에 떨어져있는 제주의 중산간마을로 토벌대들에 의해서 강제로 소개하는 초토화 작전 때문에 불교계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또 피해가 컸던 것은 제주 사회 현안에 스님들이 깊숙이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스님들의 인명 피해는 물론이고 관음사 등 여러 사찰들이 제주4.3의 격전지로 수난을 당한 것이죠.

[황민호] 4.3피해 사찰 가운데 기억에 남는 곳이 있나요?

[이병철] 네,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기도 영험의 깃든 기도처가 바로 제주시 도평동 용장굴, 현 흥룡사입니다.

흥룡사 대화주 홍순여 보살님의 증언에 따르면 4․3광기로 피비린내 진동하던 1949년 1월이었습니다.

당시 용장굴의 주지 백삼만 스님은 이른 아침 공양을 마치고 포행을 할 무렵, 허름한 갈옷을 입은 무리가 도량 안으로 들어섰다고 합니다. 이어 인근 외도지서에서 경찰들이 들이 닥쳤는데 이는 토벌대가 주민들에게 함정을 판 것이었습니다.

주민들이 모이자 군인들은 기관총을 설치하고 주민들을 향해 사격을 했는데 백삼만 스님도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았다고 합니다.

[앵커] 백삼만 스님의 자식이 커서 소설가가 되었다면서요?

백삼만 스님의 아들인 백금남 씨는 당시 두 살배기였습니다.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부산 영도로 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학생이 될 무렵 어머니가 빛바랜 사진 한 장을 꺼내며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털어 놓으셨는데요. 그때야 아버지가 스님이셨던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머니도 백 씨가 21살 때 돌아가십니다.

이 세상 홀로 남은 백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 습작으로 익혀온 글공부를 멈추지 않았고, 낮에는 막노동으로 밤에는 가로등 등불아래 몽당연필로 자신의 작품을 써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내공을 키웠던 백 씨는 1989년 ‘십우도’를 발표하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됩니다.

[황민호] 이번주 금요일 불교계 소식 전해 주신다면서요?

[이병철] 네, BBS 제주불교방송 운영위원 故강덕주 덕산 회장의 49재가 오는 15일 오전 9시30분 제주 관음사 극락전에서 봉행됩니다.

49재에는 제주 관음사 조실 종호 스님의 법문, 주지 허운 스님의 추도사,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과 김희현 제주도의회 길상회장 등의 조사를 통해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게 됩니다.

또, BBS 제주불교방송 직원들도 49재에 동참해 지난해 9월 BBS 제주불교방송 설립에 크게 기여한 강 회장의 뜻을 기리며 방송 포교에 더욱 매진할 것을 다짐하게 됩니다.

고 강덕주 회장은 제주지역 사회에 오랫동안 무주상 보시를 실천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일 제53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황민호] 이날 저녁에는 태고불교연합합창단의 연주회도 있다면서요?

[이병철]태고종 제주교구 종무원 태고연합불교합창단이 장애인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며 화합하는 ‘어울림’ 연주회를 마련합니다.

태고연합불교합창단 정기연주회가 오는 15일 오후7시30분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립니다.

연주회는 도내 장애·비장애 통합합창단인 이음합창단과 태고연합불교합창단이 한 무대에 올라 ‘희망의 노래’ 등을 부르며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가기를 발원하게 됩니다.

김정실 태고연합불교합창단장은 “대중과 어울리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장애인들에게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새롭게 불어넣어주는데 제주 사부대중이 많이 참석해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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