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 운동 유공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23년만에 법정에 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전 씨측은 오늘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면서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데 대해 헬기 사격설의 진실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전씨 측은 또 과거 국가 기관 기록과 검찰 조사 등을 토대로 회고록을 썼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씨는 특히 재판장이 피고인의 진술거부권을 고지하는 과정에서 재판장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겠다면서 헤드셋을 쓴 채 답변했습니다.

재판은 한시간 15분 만인 오후 3시 45분쯤 끝났고 전 씨는 다시 승용차를 타고 서울 연희동 자택으로 향했습니다.

전 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달 8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앞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오늘 오전 부인 이순자 씨와 함께 서울 연희동 자택을 출발해 낮 12시 33분쯤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했습니다.

전 씨는 “5·18 당시 발포 명령을 내렸는지와 광주 시민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왜 이래”라고 짧게 답변한 뒤 법정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전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낸 광주지법 주변에서는 전 씨를 비판하는 크고 작은 집회가 이어졌고 법원 후문 부근에는 5·18 당시 희생된 광주시민들의 사진이 진열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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