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진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한방내과 전문의)

● 출연 : 김효진 진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한방내과 전문의)
● 진행 : 박찬민 BBS 기자

(앵커멘트) 다음은 주간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에는 부산시 한의사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주고 계시죠. 오늘은 해운대에서 진한의원을 운영하고 계신 한방내과 전문의 김효진 원장님과 함께 ‘소장 건강과 한방치료’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지금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김효진 원장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진한의원 김효진 원장입니다.) 

질문1) 오늘의 주제가 소장 건강과 한방 치료인데요, 장이라고 하면 대장이 중요할 것 같은데 소장 건강, 다소 생소한데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소장은 길이가 6~7미터 정도로 체내에서 가장 긴 장기이고 음식물이 소장에 오래 머무르는 동안 영양소의 소화와 흡수가 주로 일어나며 인체 면역력의 80%가 소장 환경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또한 소장에는 각종 다양한 신경회로망이 발달해 있고 세로토닌을 비롯하여 20여종 이상의 호르몬을 생산하며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는 소장에서 에너지를 빌려 쓰기 때문에 소장이 제 2의 뇌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소장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일수록 정신적으로도 영향을 받게 되는데 소장과 뇌와 소통 장애로 감정 조절에도 문제가 생겨서 불안장애나 우울증도 생기기 쉬우며 흔히 겪는 소화불량증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변비 등이 소장의 신경총 이상과도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소장에서 여러 소화액이 분비되어 필요한 영양소를 작게 조각내어 소장의 융모 속  미세혈관을 따라 흡수되어 간을 거치면서 해독 작용으로 거의 모든 위험 요소가 제거되는데 소장 환경이 나빠지면 소장에서 해로운 물질을 검수하고 막아내지 못하게 되어 간의 해독-처리 한계를 넘어서서 간을 거쳐도 혈액 내 염증 물질과 노폐물이 증가되어 있는 상태로 혈액 순환을 하게 되어 전신의 세포, 조직, 장기에 공급되어 그 기능을 떨어뜨리고 질병을 유발합니다.  

그 밖에 여러 신경성-스트레스성 질환, 만성 염증성 질환, 알레르기, 고지혈증을 비롯한 고혈압, 당뇨와 같은 대사성 질환 등 현대인들이 흔히 겪고 있는 많은 불편 증상과 질병들을 최근 소장의 건강 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들이 새롭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질문2) 소장 건강이 나쁠 때 생길 수 있는 질병들에 대해 앞서 간단히 설명해주셨는데 보다 자세하게 설명해주시죠, 원장님?

-대표적인 몇 가지를 설명 드리자면, 알레르기나 두드러기, 만성적인 피부 질환의 경우에도 상당 부분 소장과 관련이 있습니다. 

소장이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면 단백질은 알갱이 형태로 남게 되고 이것이 혈액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소장 내 지방과 같이 림프관으로 유입되면 림프액에 있는 면역 세포에 의해 과민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우유와 계란, 땅콩처럼 지방과 단백질이 모두 풍부한 음식물의 알레르기 반응이 그 때문입니다. 잦은 밀가루 섭취도 마찬가지여서 밀가루에 글루텐이라는 단백질도 소화가 덜 된 채로 장내로 유입되어 밀 단백질이 가면 안 되는 림프계에서 강한 염증을 유발하거나 소장 융모를 파괴하고 장 신경계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장의 염증 상태가 대장으로 이어져 과민성 대장염의 원인이 됩니다. 

실제로 임상적으로 아토피 피부염이나 지루성 두피염, 만성 알레르기 질환의 환자분들이 장내 환경이 좋지 못하고 장 내벽이 약하고 예민한 경우가 많으며 장 투과성이 항진되어 소장으로 유입되면 안 되는 독소와 노폐물이 혈액과 림프액을 타고 염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료와 식생활 개선을 통해 장내 환경이 건강해지면 피부와 점막의 만성적인 염증이 많이 호전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질문3)그렇다면 소장이 나빠지는 원인들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 

-매우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요. 원래 인체는 24시간을 리듬으로 장기의 활동이 이뤄지게 되는데 불규칙한 생활, 과식, 폭식, 야식 등으로 인해 소장의 신경계가 상당히 피로해져 있으며 공복 상태에서 소장에서 노폐물과 대사산물의 청소 작업이 활발해지는데 현대인들이 음식물을 수시로 섭취하다보니 장내에 적체된 음식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져 소장 내에서 음식물이 쌓여가고 부패하여 각종 독성 물질과 염증을 만들어 냅니다. 

술, 항생제, 진통소염제 복용이 잦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소장 점막이 치밀하지 못하고 빈틈이 많아지고 장 내벽이 예민해지게 됩니다. 

또한 독성 노폐물을 처리해주는 매개체인 수분과 섬유질 섭취가 부족한 식습관이나 패스트푸드, 각종 가공식품, 잦은 밀가루와 설탕 섭취로 인해 장내 산화성 노폐물이 쌓여가게 됩니다. 

스트레스와 분노, 긴장, 시간의 압박 등으로 인해 교감신경계가 항진된 상태가 지속되다보면 소장으로 유입되는 혈액량이 감소되고 소장의 분비샘의 기능과 장 운동성이 떨어지게 되어 소장 내에 음식물 정체가 길어져 장 내에서 가스가 많이 발생하여 복부 팽만감이나 복통 등을 유발하게 됩니다. 

질문4) 소장 건강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요? 

-소장의 상태가 나빠지면 영양소의 흡수력이 떨어지고 세포의 회복력과 전신 면역이 저하됩니다. 피로가 풀리지 않고 자도자도 졸리며 신진대사가 감소되어 살이 찌기 쉽고 붓기 쉬우며 피부에 탄력이 떨어지거나 트러블이 생기게 되며 장이 잘 안 움직이면 변비나 설사 등 대변의 상태가 정상적이지 못하고 대변보는 횟수가 일정치 못하거나 배변 후 잔변감이 남게 됩니다. 

배꼽 주위가 소장이기 때문에 손으로 만졌을 때 그 주변으로 배가 차갑게 느껴지고 늘 배가 팽팽하게 헛배가 자주 부르고 가스가 많이 차며 평소 구취가 심하거나 혀 안쪽 설태가 두껍게 생기고 잘 벗겨지지 않은 경우도 무관하지 않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당뇨와 같은 대사성 질환, 복부 비만, 각종 알레르기 질환, 아토피나 여드름,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 있는 경우, 평소 음주가 잦거나 패스트푸드, 설탕이나 밀가루 섭취가 많은 분들도 이미 소장이 건강하지 못함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질문5) 그렇다면 소장이 건강하기 위한 생활 습관을 알려주세요.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수시로 먹을수록 밤에 먹을수록 장의 소화 흡수 작용이 온전하지 못하고 정장작용이 떨어지므로 우선 평소 제 시간에 식사를 하고 소식하며 저녁 늦게는 가급적이면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합니다. 

스트레스와 긴장이 소화액 분비와 소장의 운동을 방해하므로 마음을 편안히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식이 섬유를 충분히 섭취합니다. 식이섬유는 위에서 소화가 안 되고 장에서 스펀지처럼 물을 끌어당기고 유해물질을 흡착하여 장내 유해세균, 독성 물질, 콜레스테롤, 당 등을 함께 포획하여 신속하게 대변을 배출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물을 섭취하지 않으면 식이섬유는 단단한 덩어리일 뿐이어서 수분을 섭취해야만 식이섬유가 부드럽게 부풀어 장을 운동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하루에 1.5~2L의 수분을 섭취하도록 합니다. 

올리브유나 들기름, 견과류 등을 적정량 섭취하면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장의 연동운동 촉진, 장의 윤활작용, 항산화작용, 해독 및 항균 작용이 있어 건강한 소장 만들기에 도움이 됩니다. 그 밖에 부족하기 쉬운 유산균이나 발효 효소의 섭취도 좋습니다. 

질문6) 한의학에서는 소장 건강이 좋지 못할 때 어떻게 바라보고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요? 

-한의학에서는 소장이 비별청탁을 한다고 해서 맑은 것과 해롭고 탁한 것을 구별하여 필요한 것은 받아들이고 탁한 것은 대장으로 넘겨 배설한다고 하였는데 현대인들은 이러한 소장의 비별청탁 기능이 되지 않아 청탁이 섞여 필요한 것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탁한 것은 배설하지 못해서 몸에 습담과 담적이 쌓인다고 보았습니다. 

한약도 기혈을 보충하는 보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시키는 약재들이 있고 더불어 다양한 약리 작용으로 소장의 상태와 기능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백작약, 소엽이나 곽향 등으로 스트레스로 인한 장의 흥분과 긴장을 이완시켜주고 창출, 귤피, 지실 등의 약재로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복부 팽만감을 치료해주며 택사 복령 등의 약재로 장 점막의 부종을 제거하고 림프 순환을 촉진하고 건강이나 육계 등의 약재로 소장의 혈관을 확장하고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침이나 약침, 뜸 등의 치료로 소장의 소화액 분비와 장 운동성 개선, 복부 온도를 올려주어 혈액 순환이 잘되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질문7)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최근 각종 매체와 서적에서 소장의 중요성을 많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 대부분이 좋지 못한 식습관과 오염되거나 건강하지 못한 음식의 잦은 섭취로 이미 소장이 나빠져 있는 경우가 많으며 소장에서 유입되는 제대로 소화되지 못한 영양소와 독성 물질들이 혈관계와 림프계로 유입되면서 순환장애를 유발하고 장기와 조직,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인체의 자생력과 회복력이 알고 보면 소장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시작일 수 있으므로 평소 바른 식생활과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여 소장을 건강하게 한다면 현대인들이 흔히 겪고 있는 상당수의 불편감이 호전되거나 만성적인 질병을 관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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