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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불교계의 쉼터, 나눔의 집에서 올해 3.1절에도 먼저 떠난 할머니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참석자들은 할머니들이 겪은 아픔에 공감하면서, 일본의 진정 어린 반성과 사과가 있을 때까지 할머니들과 함께 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류기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부축을 받은 채, 한걸음 한걸음 무대로 걸어 나오는 이옥선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신위 앞에서 차분하게 숨을 고릅니다.

하얀 국화꽃을 단상에 올려 두고, 잠시 생각에 빠진 듯 눈을 지그시 감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인지 돌아서지 못하고, 하염없이 한곳을 바라봅니다.

올해 들어 벌써 김복동 할머니, 이 모 할머니 등 2명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제 남아 있는 생존자는 23명, 평균 91세입니다.

일제 강점기 나라를 빼앗긴 설움도 모자라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할머니들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일본의 진정 어린 사과와 법적 배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인서트 1 왕상문 / 故최선순 할머니 유족] : "나의 엄마, 우리 엄마, 그렇게 언제나 제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을 꽃으로 남아주세요. 어머니"

불교계가 운영하는 피해 할머니들의 보금자리 나눔의 집은 3.1절 100주년을 맞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추모제를 개최했습니다.

지난해 작고한 고(故) 하점연, 김순옥 할머니를 비롯해 먼저 우리 곁을 떠난 할머니들을 기리면서 남은 이들의 각오를 다지는 자리였습니다.

[인서트 2 성우 스님 / 나눔의 집 원장] (나눔의 집 이사장 월주 스님 추모사 대독) : "(국제사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21세기 가장 끔찍한 반인륜적 전쟁 범죄이자 인권유린 사건으로 규정했습니다...올바른 해결 방법은 피해자 할머님들이 원하는 대로 가해국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입니다."

참가자들은 할머니들에게 맺힌 사무치는 설움에 함께 눈시울을 붉히면서, 이 땅에 더 이상 그런 비극이 생기지 않기를 기원했습니다.

[인서트 3 조정래 / 영화 '귀향' 감독] :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당신들한테는 너무나 시간이 없는데, 할머니들한테 무릎 꿇고 사죄할 수 있는 금쪽같은 시간이 지나가고 있는데,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것입니까"

[인서트 4 신정훈 / 이천고등학교 3학년] : "하루빨리 할머님들이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낼 수 있도록 할머님들이 과거에 겪으셨던 아픔과 수모를 잊지 않고 더 관심 가지셔서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추모제에서는 나눔의 집이 보유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의 영상기록을 편집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애움길'도 상영됐습니다.

나눔의 집 이옥선 할머니가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영화는 과거의 상처를 넘어 인권과 평화운동의 길로 들어선 영웅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애움길'은 오는 8일 나눔의 집 귀향영상관에서 세 차례 무료 상영될 예정입니다.

[스탠딩]

고통과 눈물 속에서 생존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도 100주년 3.1절을 맞았습니다.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사죄만이 그들의 눈물을 닦을 수 있다는 것은 역사가 심어준 교훈입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취재: 성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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