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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 설을 맞아 전국의 주요 사찰들이 합동 차례를 지내고 이웃과 떡국을 나누며 따뜻한 명절맞이에 앞장섭니다.

불교식의 간소한 차례상 차림이 주목받고 있고, 빗살로 썬 떡국 떡이 사찰에서 유래된 사실도 조명 받고 있습니다.

홍진호 기잡니다.

 

기해년의 설을 불교계는 나눔으로 맞이합니다.

설날 조계사와 봉은사, 도선사, 진관사 등 주요 사찰에서는 가정에서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합동차례를 봉행합니다.

또 조계사가 지역 소외계층 1,000가구에게 떡국 떡을 기증하는 하는 등 시민들과 떡국을 나누는 행사도 이어집니다.

각 군부대 법당에서는 고향에 가지 못하는 군 장병들을 위해 목동 국제선센터에서는 북한이탈 주민들을 위한 합동차례를 봉행합니다.

지난 동지에 팥죽, 이번 설에 떡국을 무료로 나눠주는 등 불교계의 잇따른 자비나눔에 사찰을 찾은 외국인들이 즐거운 반응을 보입니다.

[디오스다도 아마르고/ 필리핀 (지난 12월 ‘동지’ 조계사)]

“종교는 다르지만 매일 좌선을 하는 등 부처님과 불법에 의지해 18년 동안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고기와 생선 술 대신에 나물과 차를 올리는 불교식 차례상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의 등불 하나를 귀하게 여기는 ‘빈자일등’에 따라 불교에서는 제사 음식의 가짓수 보다 정성을 귀하게 여깁니다.

특히 차례상에 술을 올린 것이 임진왜란 이후 비싸고 귀한 차를 구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란 점에서 차를 올리는 것은 ‘차례’의 본래 뜻을 되찾는 일이기도 합니다.

[법현스님/ 열린선원장]

“임진왜란 이후 영, 정조 시대를 지나면서 비싸고 귀한 차 대신에 뜨거운 물 숭늉을 올려도 좋다. 그래서 숭늉을 올리고 뭔가 맛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해서 술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즐겨 먹는 빗살로 썬 떡국 떡도 불교에서 유래됐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길상의 의미인 ‘흰색’의 떡국 떡을 조선시대 양반가에서는 수직으로 썰어 동전모양으로 먹었지만, 불교에서는 삿됨을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자현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양반집에는 그런 풍속이 있었어요. 사선으로 써는 지금의 일반화된 떡국은 불교적인 것도 되고 반듯하지 못하다고 보는 거예요. 성리학적 개념에서는 몸과 정신상태가 흐트러져 있다고 보는 거예요. 불교는 미적인 것으로 보고 빗살이라고 하는 모든 나쁜 것들을 쫓아낸다는...”

차례와 떡국 등 명절 문화에는 우리 역사, 전통과 함께 한 불교 사상이 녹아있습니다.

사찰도 설을 맞아 이웃과 떡국을 나누는 열린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BBS NEWS 홍진호입니다.

(영상취재=장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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