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이슈 따라잡기]

● 출 연 : 조수진 뉴시스 기자

● 진 행 : 이선화 앵커

● 2019년 01월 30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이슈 따라잡기

[이선화] 매주 수요일 한 주 동안 제주도에서 뜨거웠던 이슈를 알아보는 ‘조수진 기자의 이슈 따라잡기’. 뉴시스 제주본부 조수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진] 안녕하세요.

[이선화] 오늘은 어떤 이야기 나눠볼까요?

조수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과 관련한 소식 하나 짧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저희가 2주 전에 다뤘던 이슈인데요.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국가 균형발전을 강조하면서 지역별로 공공인프라사업 하나 이상을 선정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겠다고 발표했었죠.

[이선화]네. 기억합니다. 제주도에선 신항만 개발사업과 도두동 공공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두 개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었죠?

[조수진] 네. 그렇습니다. 어제인 지난 29일 기획재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 사업 23개를 발표했습니다.

[이선화]제주도에선 어떤 사업이 선정됐나요?

[조수진] 사업비 3900억원 규모의 공공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이 최종적으로 결정됐습니다. 이 사업은 하수처리시설 용량을 1일 13만톤에서 22만톤으로, 즉 9만톤을 증설하고 시설 전부를 지하에 짓는 사업입니다. 제주도는 초반에 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이 면제 대상 사업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기존 시설을 개량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기재부와의 협의를 통해 예타 조사를 면제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며 신항만 개발사업에 무게를 두는 입장이었는데요. 아무래도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반발 여론이 신경쓰였던 모양입니다.

[이선화]제주도가 입장을 바꿨단 뜻인가요?

[조수진] 네. 지난 16일 제주도는 보도자료를 내고 전날인 15일 원희룡 지사가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만나 도두하수처리 현대화 사업을 예타 면제 사업으로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하수처리 사업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한 제주도 관계자에 따르면 신항만 개발사업 역시 이미 함께 올라가 있는 상태라서 최종 결과는 확신할 수 상황이었습니다.

[이선화]기재부가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무게를 둔 모양이군요.

[조수진] 네. 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모두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눠지는데요. 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지역 전략산업 육성과 도로·철도 등 교통 인프라 확충, 전국 권역을 연결하는 물류망 구축, 마지막으로 지역주민 삶의 질 개선 등입니다. 제주도에선 하수처리난에 따른 주민 생활 여건의 악화가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현안이라고 판단한 것이겠죠.

[이선화] 도두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는 하수가 제주도 전체 하수처리량의 절반이 넘는다고 하니 도두동 주민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죠. 이번 예타 면제 대상에 선정되면서 사업 추진도 좀 더 빨라지겠군요?

[조수진] 네. 보통 예비타당성 조사 기간은 6개월이 소요됩니다. 당초 하수처리시설이 마무리되는 시기는 2025년이었으나 2024년까지 앞당겨질 전망입니다.

[이선화]네. 제주도는 하수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하수 문제가 심각한데요. 이번 예타 면제로 급한 불을 끄게 돼서 다행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요. 본격적으로 이번 주 이슈 시작해볼까요?

[조수진] 제주도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영업장의 이전을 제한하는 조례 개정안이 추진됩니다. 그저께였죠. 지난 28일 이상봉 제주도의원은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이선화]영업장의 이전을 제한한다... 카지노 영업장을 쉽게 옮기지 못하게 한다는 뜻인가요?

[조수진] 네. 그렇습니다. 개정 조례안을 살펴보면 이전 변경허가 대상은 기존 영업장이 멸실하거나 외부 구조를 변경하는 대수선, 재건축 등 불가항력적인 요인에 의해 장소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을 경우로만 한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밖의 이유로 이전 변경을 한다면 신규 허가와 동일한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이선화]식당이나 일반 가게는 비교적 자유롭게 장소를 옮겨 영업을 할 수 있지 않나요. 왜 굳이 카지노 영업장의 장소 이전을 제한하는 건가요.

[조수진] 바로 카지노 사업장의 대형화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제주도는 현재 카지노 사업에 대해 신규허가 불가 방침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카지노 사업을 시작하려는 투자자들이 기존의 소규모 카지노 영업장을 인수해 더 넓은 영업장으로 옮겨 영업을 확장하는 시도가 많았습니다. 장소를 옮겨서 영업을 하려면 이전 변경허가만 신청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영업장 면적이 기존 면적의 두 배를 초과하지 않는 경우엔 제주도의회의 의견 청취 절차도 거치지 않아도 되구요. 실제로 제주도에서 운영 중인 카지노 8곳 모두 초기 허가 면적보다 두 배에 가깝거나 훨씬 넘는 면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카지노 사업을 확장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손쉬운 방법이 된 셈이죠. 특히 중국 랜딩그룹은 서귀포 중문에 위치한 하얏트호텔 내 카지노를 인수해 랜딩카지노로 운영하다가 작년 3월 신화역사공원 메리어트호텔 내로 영업장을 옮겼습니다.

영업장 면적은 초기 허가면적인 803㎡(약 243평)에서 5581㎡(약 1688평)로 7배 가까이 넓어졌습니다. 이는 전국에서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카지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대형 카지노입니다. 이 과정에서 변경허가 절차만 거치면 되기 때문에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죠.

[이선화]그렇다면 또다른 대형 카지노. 그러니까 제2의 랜딩카지노를 막기 위해 조례안 개정이 추진된다고 보면 되겠군요.

[조수진] 네. 그렇습니다. 현재 제주시 노형동에서 최고층 건물로 지어지고 있는 드림타워 내 대형 카지노가 들어설 계획으로 알려져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현재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사업자이기도 하죠. 중국 녹지그룹과 롯데관광개발은 서귀포 중문 제주롯데호텔에 있는 파라다이스 제주롯데카지노의 지분을 인수했습니다. 드림타워가 완공되면 그쪽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인데요. 기존 카지노 영업장의 면적은 1200㎡(약 363평)이며 드림타워 내 카지노 영업장의 면적은 4800㎡(약 1452평)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 배 정도 늘어나는 거죠.

제주도에선 새로 카지노 영업을 시작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선 작은 규모의 카지노를 하나 인수한 뒤 넓은 장소로 옮기기만 하면 되는 거죠. 이상봉 의원은 “카지노 세율 인상 및 지역발전기금의 제도화 등 수익 환원 차원의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변경허가를 통한 카지노 대형화는 안 된다”라며 조례 개정안을 추진하는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이선화]무분별한 카지노의 대형화. 장소 이전 변경신청만으로도 가능하다니 문제가 심각하긴 하군요. 제주도는 어떤 입장인가요.

[조수진] 원희룡 지사 역시 이전 변경허가에 따른 카지노의 대형화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원 지사는 작년 9월 도정질문에서 한 도의원이 드림타워 내 들어설 대형 카지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자 “제주드림타워 내 카지노는 제주도에서 가장 허가를 받기 어려운 곳이 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현재 연구하고 있는 카지노 영향평가를 거치면 드림타워 내 카지노는 변경허가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관광진흥법 개정안에는 갱신허가제와 양도·양수 시에도 신규 허가에 준하는 심사를 적용하는 제도 등이 포함돼 있어 카지노 산업에 대한 도민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제주도에선 작년 9월부터 관련 용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주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제도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인데요. 다음 달에 마무리가 됩니다.

용역 내용을 보면 카지노 영업장의 신설과 이전, 확장에 따른 지역사회 영향분석, 카지노의 신규 또는 변경 허가 시 적용할 영향평가 지표 개발 등이 포함됐습니다. 제주도는 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례를 개정해 적용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이선화]카지노 영향평가에는 어떤 부분이 포함되나요.

[조수진] 환경영향평가는 많이들 들어보셨을 텐데요. 어떤 개발사업이 시행될 경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조사하고 예측해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거치는 절차입니다.

이와 같이 카지노 영향평가는 카지노 사업장이 특정 지역에 들어설 경우 주거권, 환경권, 교통량 등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조사하고 예측하는 방법이죠. 원 지사의 약속대로 카지노 영업장 변경 허가 시에도 카지노 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면 대규모의 카지노 사업장은 허가를 받기 어려워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선화]시행만 잘 된다면 카지노의 무분별한 확장을 제어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 같군요. 하지만 이상봉 의원이 입법예고한 개정 조례안이 훨씬 강력한 조치인 것 같은데요. 사업장 소재지 변경을 원천적으로 막으면 이전을 통한 대형화는 아예 불가능한 것 아닌가요.

[조수진] 네. 그렇긴 합니다만. 이 조례 개정안이 통과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상위법인 관광진흥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사항은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관광진흥법에는 카지노 영업장 변경을 규제할 근거 조항이 없습니다. 제주도는 이미 이 의원에게 해당 내용을 서면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선화]카지노 산업은 적절히만 규제한다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도 있죠. 이를 위해 행정과 의회에서 세심하고 정교한 대책을 내놓길 바랍니다. 오늘 예타 면제 사업과 카지노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네요. 조수진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조수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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