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램: 부산경남 라디오830 

■ 진행: 박찬민 기자

■ 출연: 부산시교육청 교육혁신과 김금주 평생교육팀장

[앵커멘트] 버스 노선을 보거나 제품 포장지에 적힌 정보를 확인하는 것들, 너무나도 당연한 일상인데요. 기초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어르신들이나 결혼이주여성에게는 아마도 어렵고 힘든 일일 겁니다. 그래서 정부와 교육기관이 평생교육 차원에서 성인 문해교육을 실시하고 있죠. 내일(31일)은 부산시교육청에서 초등 학력을 인정하는 문해교육 졸업식이 열린다고 하는데요. 라디오830 오늘 이 시간에는 문해교육과 관련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지금 부산시교육청 교육혁신과 김금주 평생교육팀장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김금주 팀장님, 안녕하십니까?

[답변] 네 안녕하십니까.

[질문] 우선 문해교육이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답변] 문해교육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문자해득능력을 포함한 사회적·문화적으로 요구되는 기초생활능력 등을 갖출 수 있도록 조직화된 교육프로그램을 말하는데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인간으로서 기본 권리를 누리며, 건전한 한 사회의 시민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기초적인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입니다. 이런 성인 문해교육 프로그램은 교육청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시행하고 있고, 교육청이 지방자치단체와 다른 점은 교육부 고시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졸업학력을 인정하는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내일 부산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초등 3년 과정을 이수한 졸업생들에게 졸업 학력 인증서를 수여하는 졸업식이 열리게 됩니다.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리면,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은 초등, 중등 각각 1·2·3단계 3년 과정으로 운영됩니다. 초등 1단계는 초등1·2학년 수준, 초등 2단계는 초등 3·4학년, 초등 3단계는 초등 5·6학년 수준 정도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내일 열리는 졸업식은 초등 3단계를 다 마치신 분들이신가요?

[답변] 네 초등과정을 다 마치신 분들입니다.

[질문] 최근 평생교육이 생활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문해교육을 받고 계신 분들, 얼마나 계신가요?

[답변] 부산시교육청에서는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2011년 9월 3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으로 시작했습니다. 2012년 248명, 2013년 397명 등 7년간 총 3천451명이 교육을 받았는데요. 초등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졸업학력 인증서를 받은 졸업자는 2015년 196명, 2016년 106명, 2017년 188명, 2018년 158명, 2019년에는 140명으로 총 788명입니다.   
  
[질문] 부산지역에서는 어떤 곳에서 문해교육 사업이 운영되고 있나요?

[답변] 부산시교육청에서는 2018학년도에 18개 기관에서 31개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습니다. 명동초와 덕문중에서 초등 1단계, 봉삼초와 반송초 등 4곳에서 초등 2단계, 대연초 등 3곳에서 초등 3단계 교육이 실시됐습니다. 또한 기러기문화원과 부산평생교육진흥회, 기장종합사회복지관, 삼광사 등 학교 외 9개 외부기관에서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특히 삼광사와 성지문화원은 중학 1단계도 지정 운영하고 있습니다. 외부기관은 문해교육을 3년 이상 진행한 평생교육기관, 문해교육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시설과 법인 또는 단체 중에서 지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송운초등학교 문해교육 수업을 듣고 있는 어르신들. (사진=부산시교육청)

[질문] 이들 기관에서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답변]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은 교육부 고시 문해교육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합니다. 국어·사회·수학·과학·영어 필수교과와 체육·음악·미술·한문·컴퓨터 등 선택교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치활동·계발활동·봉사활동·행사활동 등의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창의적 체험활동은 각 단계별 교과 수업 시수와 기관의 특성을 고려해 성인 학습자의 수준에 알맞은 학습 경험을 선정해 편성하고 있고, 성인 학습자의 교육적 요구에 따른 재량활동을 계획 운영하고 있습니다. 

[질문]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초 생활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바로 문해교육인데, 한글수업 외에 특별한 프로그램 같은 것도 있나요?

[답변] 매년 부산시에서 열리는 성인 문해교육 시화전 작품 출전과 영화감상, 박물관 관람 등을 통한 문화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습자들의 재능을 살린 김치 담그기를 하며 나눔 봉사활동을 하기도 하는데요. 특히 어르신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실생활과 연계해 인형극이나 식생활 인문학, 소리 인문학, 연극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특히 인형극 인문학은 범일동 매축지 마을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인형극단에 가서 인형극을 관람하고, 인형을 만들어보거나 직접 무대에 나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이라 참여도가 아주 높은 프로그램입니다.

[질문] 내일 초등 학력인정 문해교육 졸업식이 열리죠. 졸업을 하는 데 특별한 요건이 필요한가요?

[답변] 교육부 문해교육 교육과정 고시에 따라 초등학교 또는 중학교 수준에 상응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초등 3단계 수업시수 240시간의 3분의 2이상인 160시간 이상을 출석하면 초등학교 졸업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질문] 그렇군요. 그렇다면 올해 졸업자 140명 가운데 최고령자는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지?

[답변] 최고령자는 1935년생 85세 어르신 세 분인데요.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수업에 참여하시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수업에 임하셨습니다. 누구보다 일찍 등교하셔서 맨 앞자리에 앉아 적극적으로 모든 수업에 참여하시고 옆 짝꿍까지 챙기면서 건강하게 학교에 다니셔서 졸업장까지 품에 안게 되었습니다. 또한 최연소자는 네팔, 필리핀에서 한국에 오게 된 31세 다문화 이민자인데요. 부산교육대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이수하셨는데, 수업도 잘 따라오고 어르신들과도 잘 어울려 이번에 초등학력인정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질문] 문해교육을 받는 분들의 특별한 사연이나 소감도 전해들으셨나요?

[답변] 60대 어르신인데 학교에 오기 전에는 죽으려고 할 만큼 삶이 힘들었는데 학교에 오면서 자존감도 높아지고, 자신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아 삶이 행복해졌다고 하셨습니다. 학교에 오지 않았다면 본인은 절에 있었을 거라고, 배움이 너무도 소중하고 이번에 졸업장까지 받게 되어 너무나 기쁘며 중학교도 도전하고 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배움을 멈추지 않을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질문] 그런 의지와 희망들이 끝까지 이어져서 저희도 감동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리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런 문해교육을 받고 싶으신 분들은 어떻게 참여할 수 있습니까?

[답변] 아까 소개해드린 각 기관에 연락해 입학원서를 내거나 상담을 받으면 되는데요. 부산시교육청에 문의주시면 친절히 응답해드리겠습니다. 기본적인 조건은 만 18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가능하고요. 이주자 분들 역시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부산 화명중학교 부설 방송통신중학교(교장 이동후) 첫 졸업식이 지난 27일 화명중드림홀에서 열려 졸업생 58명과 가족 등이 참석했다. (사진=부산시교육청)

[질문] 이주자 분들이 한국에 정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기초교육을 받지 못한 분들을 위해 시교육청이 시행하고 있는 교육정책이나 사업들이 있다면 소개해주시죠.

[답변] 부산시교육청에서는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외에도 방송통신 중·고등학교를 운영하고,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지원과 검정고시 시행 등의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 중·고등학교는 화명중학교와 경남여자고등학교, 동래고등학교에 부설 학교가 있습니다.

[질문] 평생교육은 교육청뿐만 아니라 지자체, 마을네트워크 등이 함께 참여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같은 노력도 하고 계시죠?

[답변] 네,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 부산시교육청과 부산시가 협의해 매년 평생교육진흥 시행계획를 수립하고 유기적으로 연계해 추진하고 있는데요. 특히 2018년에는 국민의 평생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평생교육 확산을 위해 교육청과 부산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공동주관해 대한민국평생학습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습니다. 또한 부산지역의 평생교육진흥을 담당하고 있는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과는 문해교사 연수나 교육 관련 사업 등에서도 적극 협력하고 있습니다. 부산 시민들이 부산시교육청과 부산시 소관 1천 135개의 평생교육기관 어디서나 평생교육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우리 교육청은 지금처럼 시와 유관기관 등과 함께 협력해 평생교육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질문] 부산지역 문해교육과 평생교육 증진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끝으로 청취자 분들께 한 말씀 해주시죠.

[답변] 이 방송을 청취하시고 계신 분들 가운데 주위에 배움의 기회를 놓치신 어르신들이나 다문화가족을 아시거나 만나시게 되면 문해교육에 대해 알려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올해도 부산시교육청은 초등·중학 과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17개 기관에서 운영하도록 지원할 예정이고요. 이런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몰라서 놓치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시기 바라고, 또 어르신들이 부끄러워서 주저하지 않도록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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