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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장

*앵커 : 양창욱 정치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인터뷰, 오늘]

양 : 정부가 발표한 체육계 비리 종합 근절 대책, 전문가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님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소장님 나와 계시죠?

최 : 네, 안녕하세요.

양 : 평론가님, 원래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님이셨습니까?

최 : 네, 그렇습니다.

양 : 제가 주로 스포츠 평론가님으로 소개해서... 하하.

최 : 아닙니다. 제가 방송할 때는, 제 생계가 스포츠 평론가이기 때문에. 그걸 좀 강조했었죠.

양 : 이런 직책 좋습니다. 방송에서 소개하기에는요. 어쨌든 정부가 내놓은 체육계 비리 근절 종합 대책, 어떻게 보셨습니까?

최 : 네,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보거든요. 나올 수 있는 대책은 다 마련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앞으로를 봐야 되겠죠. 이 방안이 체육 현장에서 현실적으로 제대로 시행되기까지는 앞으로도 많은 난제들이 좀 있거든요.

양 : 어떤 난제들이 좀 있죠?

최 : 예를 들면, 체육계 기득권층이 저항을 하겠죠. 그러니까 여러 가지 안이 나왔지만 성폭력 근절에 대한 대책뿐만이 아니라 도종완 문체부 장관은 한국 스포츠에서 국위선양에 더 이상 매달리지 않겠다고 얘기를 했거든요. 이 얘기는 한국 스포츠계의 프레임을 바꾸겠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 체육계 개혁이 시작이 되는 건데, 체육 기득권 층의 반발이 심할 것으로 보이고요, 또 하나는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당장 앞으로 보여질 올림픽과 주요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한국 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인권과 스포츠 정의를 다시 구조적으로 개혁해 나갈 때까지 기다려 달라, 이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런 국민적인 설득이 전제가 돼야 정부의 정책이 힘을 받겠죠.

양 : 네. 그런데 제가 요즘 이 건에 대해서 많은 분들과 얘기를 나누는데, 이런 얘기를 많이 하세요. 우선 우리 금메달 이제 필요 없다, 우리 애들부터 이런 지옥에서 꺼내 나와야겠다, 이런 얘기들에는 일단 공감하시면서도, 지금의 엘리트 위주의 선수 육성 시스템을 함부로 손대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작용이 많을 것이다, 특히 당장 선수들의 학부모님들도, 이런 어린 학생들을 둔 학부모님들도 반대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말씀들을 하시더라고요.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죠?

최 : 바로 그 말씀하신 내용들이, 일종의 제가 말씀드렸던 기득권의 반발이자 국민여론을 설득해나가야 하는 난제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양 : 네, 좀 구체적으로요.

최 : 예를 들어서, 학부모 입장에서 우리 아이를 축구를 초등학교 때부터 시켰습니다. 이렇게 되면 현실은 축구에 입문한 초등학생이나, 이 초등학생을 키운 학부모나 전문 선수로 성장해서 프로에 진출하거나 유럽에 진출하거나 축구 선수로서 올인하게 되는 거거든요. 이렇게 되면 선수 입장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공부를 해라, 오전 수업 들어라, 오후 수업 들어라, 주중에는 대회열지 말고 주말에만 대회해라, 이런 얘기들은 일종의 간섭처럼 느끼게 되는 거죠.

양 : 그렇죠. 목표가 지금 뚜렷한데...

최 : 네. 때문에 지금 잘못된 것을 고치자고 하는 얘기는 엘리트 스포츠를 완전히 배제한다는 것이 아니라, 엘리트 스포츠를 좀 더 스포츠적인 가치로 키워나가기 위해서 잘못된 부분을 바꾸자는 얘기거든요.

양 : 취지가 그렇죠.

최 : 네. 그래서 지금 당장은 이게 일종의 체육 개혁이고, 기득권층과 개혁을 바라는 층의 대결국면이기 때문에 프레임화가 되면 생활체육 대 엘리트체육의 대결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 대결 국면이 결코 엘리트 스포츠를 배제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양 : 네.

최 : 때문에 바로 이런 면들을 정부 입장에서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정책화 해나가기까지 국민을 설득하고 취지를 좀 더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야 될 과정이 남아 있는거죠.

양 : 음... 그리고 또 지적하시는 분들이, 지금 체육계 내부가 구타가 만연하고 성폭행이 만연하고 이런 완전히, 안 좋은 쪽으로만 비춰지고 있는데, 사실 이렇게까지 심하지 않다, 언론들이 너무 과장되게 보도한 것이 있다, 이런 지적도 있어요.

최 : 그런 지적은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체육계 전반에서 모든 코치들이 선수들을 폭행하고 성폭행하는 것은 아니겠죠. 그러나 부인하기 힘든 것은 구조적인 원인으로 폭력과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양 : 그러니까요.

최 : 단 한 명의 선수라도, 여성 선수라도 억울한 일을 당하면 안되는데, 중요한 것은 이게 코치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여러 번 지적됐던 구조적인 모순, 그러니까 수직적 권력관계에 의해서 선수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감독의 권한, 이것을 뒷받침 하고 있는 엘리트 시스템의 문제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거거든요. 이것 때문에 고치자고 하는 것이고요. 지금은 일종의 개혁의 물결이 체육계에 몰아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언론에서도 다소 과장된 표현이 나올 수는 있지만, 체육계 전반이 모든 코치와 선수들이 폭행과 성폭행에 노출돼 있다고 얘기하기는 힘들겠죠.

양 : 물론 지금 우리 언론들의 냄비근성을 제가 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렇게 한번 떠들어 줘야, 제대로 지적해 줘야, 여러 가지 대책들이 마련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듭니다.

최 : 네.

양 : 사실 뭐, ‘열심히 해 무조건’ ‘내 말만 들으면 손흥민 선수처럼 될 수 있고 어떤 위대한 선수처럼 될 수 있어’ 이렇게 코치들이 독려를 하면 어린 선수들이나 학부모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게 우리나라 체육계의 지금 현실인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보상이나 이런 것들을 기대하는 게 병역 특례나 연금, 이런 걸 성공하면 얻을 수 있다고 많이 기대들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발표된 정부 대책을 보면, 이런 것들도 많이 조정이 된다는 건가요?

최 : 네,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이것이, 올림픽에서 메달 딴 선수들에게 주어진 혜택이 줄어든다고 하면 체육계로서는 당장의 박탈감을 느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앞서 앵커께서도 말씀을 해주신 대로 잘 지적해주셨는데, 손흥민 선수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이게 무슨 얘기냐면, 학부모들이 초등이나 중등에서 축구를 시킬 때 꿈을 갖게 되죠. 그 꿈이란 바로 박지성, 손흥민입니다. 그런데 박지성과 손흥민은 0.1%의 확률로 성공한 케이스이고, 거의 대다수의 운동을 시작한 선수들은 그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봐야 되겠죠. 언론에 노출돼서 집중적으로 조명되고 부와 명예를 가진 선수들의 얘기만 운동선수인 것처럼 우리가 보고 듣기 때문에 혼돈하고 착각에 빠지기가 쉽단 말입니다. 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대부분의 99.9%의 선수들은 운동을 그만두고 난 뒤에 당장 생계,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문제에 직면하거든요. 그로 인한 부작용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구요. 때문에 체육정책의 변화는 엘리트 선수를 죽이자는 것도 아니고요, 후에 은퇴하고 난 다음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많은 선수들의 후유증이 있기 때문에 이 선수들이 사회에 복귀해서 살아갈 길을 만들어주는 것도 바로 체육개혁의 방향이라고도 말씀드릴 수가 있죠.

양 : 알겠습니다 소장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최 : 고맙습니다.

양 :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님과 얘기를 나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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