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해정 편타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

● 출연 : 최해정 편타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
● 진행 : 박찬민 BBS 기자

(앵커멘트)다음은 주간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이 시간 부산시한의사협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 주고 계신데요. 오늘은 범천동에서 편타한의원을 운영하고 계신 최해정 원장과 함께 합니다.만성기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해정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질문1)요즘은 겨울철이라 당연히 감기로 인한 기침이 많습니다. 그런데 계절 상관 없이 오래 지속되는 기침도 많다고 하더라구요. 먼저 기침의 정의부터 하나씩 살펴볼까요? 

-요즘 독감도 있고, 감기도 많이 걸리는 계절이라 기침하시는 분들이 흔히 보입니다. 

이 기침은 우리 몸의 중요한 방어 작용의 하나입니다. 유해 물질이 기도 내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고, 흡입된 이물질이나 폐와 기관지의 분비물을 제거하고자 하는 신체의 정상적인 방어작용이자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입니다. 대부분 후두를 포함한 기도의 자극에 의해 반사적으로 발생하는데요, 먼지, 가스, 이물질 등 외부물질의 흡입에 의해 순간적으로 기도가 자극을 받으면 기침이 생길 수 있고, 가래나 후비루, 위산 등의 내부 분비물질에 의한 자극으로도 생길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는 감기, 곧 상기도 감염으로 인한 것이지만 기타 다양한 원인로 유발될 수 있으며, 특히 3에서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을 만성기침이라 하는데, 오래 지속 될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일으키고 다른 합병증도 유발 할 수 있습니다. 

질문2)그렇다면 기침에도 종류가 있습니까? 있다면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요? 

-기침은 지속시간이 관련 병증의 진단에 중요하기 때문에 얼마나 오래되었는가에 따라 급성, 아급성, 만성 기침으로 분류합니다. 

급성 기침은 지속기간이 3주 미만이며 상기도 감염이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상기도감염은 우리가 흔히 아는 감기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조금 더 광범위하게 보자면 급성비염 및 부비동염, 급성 인후염, 급성 기관지염 등, 코 인두, 후두, 기관 등 상기도의 감염성 염증질환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급성 기침은 3주에서 8주 정도 지속되는 기침으로, 그 원인으로는 감염 후 기침, 곧 감기 후 기침이 가장 많습니다. 감염 후 기관지의 과민성이 지속되어 발생합니다. 보통은 치료 없이도 증상이 소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급성 기침은 만성기침으로 넘어가는 전단계 일 수도 있어 만성 기침의 원인인 위식도 역류질환, 천식 등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만성 기침은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입니다. 급성 감염이 주 원인인 급성, 아급성기침과 달리 만성 기침은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면서 기관지를 자극해 생기는 상기도 기침 증후군, 기침형 천식, 위식도 역류질환, 만성 기관지염, 특발성 기침,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며 대기오염, 흡연 등이 장기간의 기침을 유발 하기도 합니다. 또한 만성 기침의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질문3)오늘 살펴 볼 부분이 이중에서도 만성 기침인데요, 만성 기침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만성 기침은 생각보다 흔한 문제인데요, 유병률은 전 인구의 약 10%를 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여성에서 발생빈도가 높으며, 흡연이나 음주, 미세먼지 등과도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가래나 후비루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마른 기침의 형태가 흔하며 인후부의 이물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만성 기침은 단순히 기침을 오래 하는 문제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기침에 시달리기 때문에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는데요, 말할 때 마다 기침이 나오기도 하며 밤만 되면 기침이 심해져 숙면을 방해하기도 하고, 또한 한번 시작되면 발작적으로 터져 나와 멈추기 힘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질문4) 만성 기침이 생활에 상당한 불편까지 초래하는군요. 그렇다면 한방에서는 이 만성기침을 어떻게 보나요? 

-만성화된 기침은 한의학에서는 ‘조(燥)’와 관련이 됩니다. ‘조’란 말 그대로 건조한 것을 말하는데요, 질병이 오래되거나 체력저하, 만성피로, 스트레스의 지속 등으로 점액분비가 줄어들면 점막이 건조해 집니다. 건조해진 점막은 과민해 지고, 사소한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따라서 한방에서는 기본적으로 우리 몸의 건조한 곳에 진액을 보테주는 윤폐, 보음을 치료 원칙으로 합니다. 

그리고 길어야 3주면 떨어지는 감기로 인한 기침이 만성으로 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체력저하, 면역력 약화 관련되기 때문에 면역력을 높이는 한약과 함께 각각의 증상과 체질에 따른 처방을 합니다. 보통 길경, 반하, 진피와 같은 거담제와 맥문동, 오미자, 숙지황 등 진액을 보충하는 약재를 잘 씁니다. 

또한 한방에서는 몸이 냉한 음인이 풍한, 즉 감기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사람은 근본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치료가 필요한데요, 건강, 오수유, 대추, 인삼 등으로 체온을 높이고 면역력을 키워주는 처방과 더불어 몸 전체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복부 왕뜸도 아주 좋습니다.  

질문5)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인해서도 만성 기침이 생길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위장이 안좋아도 기침을 할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먼저 동의보감에 ‘식적수’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음식에 의해 위장이 상해 기침이 계속 나는 것을 말하는데, 요즘 위식도 역류질환에 의한 만성기침에 딱 해당됩니다. 예전에는 위식도 역류질환이 서양에는 흔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서구화 되어가는 식생활, 비만, 노인인구 증가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위식도 역류질환도 늘고 있습니다. 위식도 역류질환에서는 위와 식도 사이에 있는 괄약근이 약화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위산이 쉽게 역류하고, 이로 인해 기관지가 자극을 받아 기침이 나옵니다. 낮보다는 밤에 기침이 잘 나는 경향이 있고, 마른기침의 형태가 많으며 말하다가 기침이 계속 나오기도 합니다. 이로 인한 만성 기침의 경우 식습관 개선과 더불어 위장을 치료합니다. 

질문6) 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기침이 잘 안 떨어 질 때 손쉽게 먹을 만한 차나 음식 같은 것이 있습니까? 

-만성 기침에 마가 도움이 되는데요, 마는 한방에서 산약이라 하는 약재입니다. 마는 만성 기관지염에 좋고 위장질환에도 좋아 특히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해 유발되는 기침에 효과가 좋습니다. 또한 마는 몸을 보하는 성질이 있어 체력 향상에도 좋습니다. 마는 우유와 궁합이 좋기 때문에 우유에 마를 갈아 꿀을 한 스푼 첨가해 꾸준히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기침하면 유명한 도라지 차입니다. 도라지는 길경이라 하는 한약재로 거담작용이 강합니다. 흡연을 오래해 잘 뱉아지지 않는 가래가 많이 끼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기관지에는 오미자 차도 좋습니다. 오미자의 신맛이 한의학에서는 수렴 작용이라 하여 기침을 줄이고 폐를 윤택하게 합니다. 또한 유기산이 많아 피로 회복에도 좋습니다. 

몸이 찬 사람의 만성 기침에는 생강차가 도움이 되는데요, 생강이 거담작용도 있지만 몸을 따뜻하게 해 냉증이 흔한 소음인들의 면역력을 높여줍니다.  

질문7) 끝으로 만성기침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만성기침의 대부분이 감기 끝에 시작하여 길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잘 쉬는게 중요합니다.  

또한 기침이 어느 정도 잦아드는 시점에도 목의 감각은 예민해져 있어 약간의 자극에도 기침을 하고 싶기도 하는데요, 이를 의식적으로 억제해 목에 주는 자극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기관지는 건조해져 있으면 예민해 집니다. 따라서 가습기 등을 사용하여 생활환경이 건조하지 않게 해 주시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술이나 카페인 등 기관지를 자극하거나 건조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담배가 기관지의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켜 기침을 유발하고 기존 질환을 악화시켜 기침을 더 심하게 합니다. 특히 자녀가 호흡기가 약하다면 부모님들은 필히 금연 하시는게 좋겠지요? 

그리고 요즘과 같이 미세먼지가 문제되는 날은 외출을 자제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게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평소에 빠르게 걷기 등 심폐기능 유지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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