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의 2월말 개최가 가시화된 이후 남북미 3자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에 돌입하면서, 비핵화와 상응조치와 관련된 논의가 속도를 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겸 통일전선부장은 17일(현지시간)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미국 수도인 워싱턴 DC를 방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고위급회담을 갖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예방했다. 김 부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2차 정상회담은 2월 말쯤(near the end of February) 열릴 것"이라고 발표하며, 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다만, ”회담 장소는 추후에 발표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대략적인 시기를 밝힌 것은 회담 개최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의미가 적지않다. 하지만, 한 달여 남은 상황에서 장소를 구체화하지 않은 것은 북미간에 풀어내야할 숙제가 적지 않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관심은 북핵 관련 협상 대표들의 실무협의에 모아지고 있다.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지난 17일 스웨덴을 방문한데 이어 한국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 18일 미국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19일 오후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기가 결정된 만큼 스톡홀름 협상에서는 정상회담의 의제와 실행계획에 대한 집중 논의가 예상된다.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관계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등을 놓고 구체적인 이행계획과 시간표를 짜는 일이 실무협상 의 주요 과제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이뤄질 때까지 대북 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의 선제적 조치를 취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미국측에 요구해 왔다. 그 가운데는 ‘종전선언’이나 ‘제재완화’ 등이 꼽힌다.

북미대화에서 북한의 카드로는 '영변 핵시설의 폐기'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기’, ‘ICBM 일부 폐기’ 등이 예상된다. 미국은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등으로 시작해 비핵화 진전 상황을 보면서, 제재 완화의 속도를 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스톡홀름 협상은 3박 4일동안 합숙 형태로 이뤄진다. 그만큼 협상 참가자들의 대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번 협상에서 비핵화-상응조치에 대한 시간표가 구체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비건-최선희 라인의 첫 만남을 통해 북핵 관련 실무대표들이 진지하게 마주앉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않다. 북미가 2월말 개최로 약속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대표들의 만남은 몇차례 더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기대됐던 비핵화 진전은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로 이뤄진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 조율과 스톡홀름 실무협상은 그동안 물밑접촉으로 이뤄지던 북미대화를 수면 위로 올려놓는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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