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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핵심 진리인 ‘제행무상’을 주제로 현직 사진기자가 전시회를 열어 교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현실 세계에 변하지 않는 존재는 없다는 명제를 어떻게 카메라에 담아냈는지, BBS 구자준 아나운서가 작가인 이충우 기자를 만났습니다.

 

 

“그날의 그 짐을 떨치고 싶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존재하고 사라지는 것에 대한 사진을 찍었다.”

작가의 작업 노트 앞머리에 적힌 글입니다.

매일경제신문 사진 기자 이충우 기자는 2년 전 청와대 출입기자 시절 대통령 순방 동행 취재길에 중국 경호원들에게 폭행을 당한 아픔을 겪었습니다.

신체적 손상 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크게 남았습니다.

 -인터뷰- 이충우 기자 / 작가

“그 사고를 당하고 나서 병원에 누워있고 퇴원을 해서... 스스로 질문을 해봤어요. 너가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뭘 하면 좋겠니. 사진을 찍자. 너가 제일 잘하는게 사진이잖아.”

그날 이후 사진을 찍는 일은 그에게 치유의 과정이었습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사진을 찍고 명상을 하면서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그래서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다다르게 됐습니다.

이번 전시회 주제 “제행무상”도 그렇게 붙여졌습니다.

-인터뷰- 이충우 기자 / 작가

“결국 남아있는 것도 없는데 내가 여기에 왜 집착을 해야 되지? 어차피 이것도 시간 지나가면 다 없어질거고, 나도 잊혀질거고, 주위 사람들도 다 잊혀질거고, 거기에 나만 머물러 가지고 멍청하게 나 혼자 괴로워하고 있을 필요가 없겠구나”

불교의 핵심 진리 제행무상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기 위해 작품 소재를 모두 일상에서 골랐습니다.

물, 빛, 얼음, 파도 등 고정된 형상 없이 이내 사라져 버리는 것들을 이용했습니다.

생각을 한곳에 모으기 위해 모든 작품을 흑백으로 제작하고, 느낌이 은은하게 표현 되도록 한지에 인화를 한 이충우 기자는 전시회 준비의 힘든 시간도 부처님에게 의지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충우 기자 / 작가

“법당에 앉아서 멍 때리면서 부처님 얼굴을 이렇게 뵙고 있으면 부처님이 자꾸 나한테 질문을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럼 난 또 거기에 대답도 하고 내가 부처님한테 원망도 많이 하고... 어떻게 생각하면 참 바보 같은 짓일 수도 있지만 내 스스로 부처님과 대화를 하면서 내 속에 있던 응어리가 다 풀리는 것 같더라고요.”

불행이라고 생각했던 일도 어느덧 또 다른 기회가 된 제행무상의 시간들.

깊은 불심을 바탕으로 한 사진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이충우 기자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BBS NEWS 구자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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