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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시가 지난주 정부의 3기 신도시 대책에 맞춰 8만호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호텔이나 빈 건물, 도로 위에도 공공주택을 짓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혁신모델인데요,

참신하다는 평가와 함께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과 과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사회부 배재수 기자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배재수 기자.

 

< 기자 >

네, 서울시에 나와 있습니다.

 

< 앵커 >

먼저 서울시가 지난주 내놓은 8만호 공공주택공급은 어떤 건가요?

 

< 기자 >

네, 앞으로 3년 내에 개발제한구역, 그러니까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고 공공주택 8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공공주택은 기존의 임대주택에 가난하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이번에 바꾼 명칭인데요, 도심 주변의 용도변경이나 상업지역의 용적률을 한시적으로 높여서 8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겁니다.

예컨대 서울 여의도와 용산, 마포 등 도심 상업지역의 주거용도 비율을 현행 50%에서 90%까지 확대해 공공주택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서울시는 주택 5대 혁신 방안을 내놨는데요,  

먼저, 공공주택을 지을 때 주민편의와 창업시설 등 미래혁신 인프라와 함께 조성하기로 했고요, 도심형공공주택을 확대해 주거지를 직장과 가깝게 하는 이른바 ‘직주근접’을 실현하기로 했습니다.

또 도시공간의 재창조와 입주자 유형 다양화, 디자인 혁신 등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 앵커 >

혁신 방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심의 빈 건물이나 도로 위에 집을 짓겠다고 했던데, 발상자체는 기발한 것 같은데요 ?  

 

< 기자 >

네, 한마디로 기존 시설이나 부지를 최대한 이용해서 부족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시도인데요, 참신하다는 평갑니다.

업무빌딩이나 호텔의 공실을 주택으로 바꾸거나, 도로 위처럼 이전에 생각지도 못했던 공간에 집을 짓기로 한 건데요, 도심의 중대형 업무빌딩은 청년주택으로, 소형 업무빌딩은 공유주택으로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종로나 용산 이런 지역들의 공실이 굉장히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저희는 크게 두 가지로 큰 중대형 건물들은 주로 청년주택방식으로 바꾸고, 근린생활시설같은 소규모 건물들은 공유주택 형식의 사회주택으로 변화되도록”]

이에 따라 시는 현재 종로구에 있는 18층짜리 베니키아 호텔을 청년주택으로 전환하거나, 용산구 업무용 빌딩의 공실을 1인 가구를 위한 공유주택으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유휴부지’ 활용을 건축물에 적용한 프랑스의 ‘리인벤터 파리’ 모델처럼, 도로 위에 주택을 건축하는 방안도 추진되는데요, 

서울 신내 IC에서 중랑IC구간인 북부간선도로 위에 2만5천 제곱미터 규모의 인공지반을 조성해서 공공주택 천호와 공원 문화체육시설 등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또 연희동 일대의 노는 땅과 증산동 빗물펌프장을 네덜란드의 ‘큐브하우스’나 싱가포르의 ‘인터레이스’처럼 창의적 디자인을 적용해 주택을 짓기로 했습니다.

시 소유인 강남 알짜배기 땅도 공공주택지로 내놨는데요, 삼성동 서울의료원 주차장 부지와 대치동 동부도로사업소 부지에 공공주택 3천호를 공급합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행정2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TF를 구성한 상탭니다.

 

< 앵커 >

서울시가 이렇게까지 주택 정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네, 지난해 서울의 주택 공급 통계를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지속적으로 늘기는 했지만, 자기 집을 가진 이들의 비율은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가 통계를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절반이 넘는 시민이 남의 집에서 전월세로 살고 있었고요, 한 사람이 집 여러 채를 갖는 다주택자가 많았습니다.  

결국, 천정부지로 솟는 집값을 잡는 방법이 공급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달은 건데요, 그래서 공급도 중요하지만 시민 삶의 질을 우선시 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공주택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양적 공급 위주의 공급 원칙을 이제는 바꾸겠습니다. 도시의 미래와 현대적 어울림,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동시에 높이는 그런 지역발전까지 함께 이루어내겠습니다.”]

그러면서 토지공개념을 강화하고 보유세 인상과 개발단계에서의 재건축초과이익 환수 등을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그렇지만 서울시의 8만호 주택공급 정책이 한계도 있다는 지적이 있지요?

 

< 기자 >

네, 먼저 개발제한구역, 그린벨트 해제 문제인데요,

국토부는 그동안 그린벨트 해제를 하지 않으면 주택 공급량이 적어서 집값을 잡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해왔는데요, 여기에 정면 배치됩니다.

또 대부분의 서울시 유휴부지를 공공주택 건설에만 할애하면 정작 다른 사업을 추진할 때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업무용 빌딩을 주거용으로 바꿀 때 주차장이나 승강기 등 기술적 문제가 있는데 이런 내용도 빠져있고요,

8만호 가운데 삼분의 일쯤은 민간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했지만 별다른 혜택이 없어서 사업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도심 인구가 늘면 교통과 학교 등 기반시설의 확충도 필요한데, 기존 학교의 증축이나 학생의 자연 감소분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한계로 인해 서울시가 더욱 치밀한 정책개발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시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앵커 >

사회부 배재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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