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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의 한 축으로 사부대중의 의지처가 돼온 비구니 승단의 위상이 기해년 새해에 대폭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조계종 전국 비구니회 창립 50주년과 태고종 비구니회 새 회장 선출 등의 전환점을 마련한 각 종단 비구니 승가 공동체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보도에 류기완 기자입니다.

 

비구니 승단 위상 강화는 우리 불교계의 해묵은 과제 중 하나입니다.

조계종의 경우 승가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비구니 스님이지만, 입법기구인 중앙종회 의원 81석 가운데 할당된 의석 수는 단 10석에 불과합니다.

가부장적 사회 문화의 영향과 계율에 대한 그릇된 관념이 고착화되면서 종단 운영이 비구 스님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다른 어떤 종교보다 평등사상이 깊게 자리하고 있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진 최근에도 뚜렷한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비구니 스님들은 무엇보다 종무행정 참여와 참정권 확대를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비구니 스님들의 공동체인 조계종 전국비구니회도 창립 50주년인 올해를 기점으로 비구니들의 권익 증진을 위한 구체적 행보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서트 1 경원 스님 / 금산 극락사 주지]: "종단에도 사각지대가 있거든요 종단의 사각지대에서 사회의 밑바닥부터 교화해온 역량을 잘 살펴서 비구니 스님들도 종단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번에는 소임의 폭을 좀 대대적으로 넓혀주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10월 새 출발을 한 조계종 36대 집행부도 비구니 스님들의 이런 요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전국비구니회를 종법기구화 할 것을 약속하며, 복지, 교육과 같은 분야에서 비구니 스님들의 전문성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지난달, 11년 만에 11명의 원로 비구니 스님에게 최고 법계인 명사를 품서한 것도 비구니 승단에 대한 종단의 전향적인 태도를 대변합니다.

[인서트 2 원행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 : "제36대 대한불교조계종은 비구니 스님들의 종단 참여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비구니 스님들의 전문성을 살려 종단 곳곳에 비구니 스님들의 참여를 강화하겠습니다."

태고종에서도 비구니 스님들의 위상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천 청정사 주지 현중 스님은 어제 태고종 전국비구니회장에 취임하면서 참정권 차별을 해소하고, 전국비구니회를 종헌종법 테두리에 속한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맨 앞에 내세웠습니다.

일단 종단의 한 구성원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한 뒤, 권리와 위상을 찾는 바람직한 비구니 상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종무 행정과 입법 활동의 구심점이 되는 역할을 맡고, 나아가 대사회적 활동 무대를 지속적으로 넓혀 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인서트 3 현중 스님 / 태고종 전국비구니회장] : "한국 불교에서 비구니 승가도 대사회적 역할에 자존을 높여 활발하게 발전을 하고 있는 현시점입니다...종단 내에 비구니 권익을 위해 복지와 포교, 문화, 예술 등 사회 전반에 걸친 활동으로 발로 뒤는 비구니회로 나아가겠습니다."

현중 스님은 내홍을 빚고 있는 종단을 안정시키고 화합 분위기를 만드는데도 비구니회가 앞장선다는 각오입니다.

[스탠딩]

기해년 새해는 비구니 승단 위상 강화에 전기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높습니다.

2500년 전 이미 비구니를 평등하게 대했던 초기불교의 정신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취재: 최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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