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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의 글귀를 한 자 한 자 손으로 옮겨 쓰는 사경은 수행의 방식이면서 불교 미술의 진수입니다.

고려 시대 사경의 전통을 재현한 수준 높고 불심 가득한 사경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했습니다.

이순자 작가의 금 사경 전시회 현장을 류기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먼저 금빛 법화 도량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글자 수 7만 자, 길이 110m의 법화경 금니 사경 전문.

크기에 화려함까지 관객들을 압도합니다.

법화경의 가르침을 함축해 한 폭의 그림으로 상징성 있게 표현한 사경 변상도.

정교함과 섬세함에 창조적 예술성까지 어우러져 환희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인서트 1 우명규 / 前 서울시장] : "서사, 수지독송한 공덕은 삼천대천세계에 칠보로 가득채운 공덕보다도 더 크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사경하고, 경을 지니고, 읽고, 외우는 공덕은 지대하다는 겁니다."

[인서트 2 구당 여원구 / 원로 서예가] : "순금으로 쓰는 것은 그렇게 쉽지가 않습니다. 먹으로 쓰는 것과는 달라요...상대적으로 시간이 더디거든요. 금으로 쓰면. 한자 한자 또박또박 쓴다는 그 자체가 신앙입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고려의 혼 그 맥을 잇다' 展에서 혜화 이순자 작가는 법화경 금 사경 대표작들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불교 예술의 대가 통도사 방장 성파 스님이 고려 사경의 완벽한 재현을 위해 여러 문헌을 적용해 만든 옻칠 종이가 사용된 점도 주목받았습니다.

고려 장지 위에 새긴 글씨로 천년 전 유행한 고려 전통 사경의 제작 방식과 형태를 고스란히 살렸습니다.

[인서트 3 성파 스님 / 통도사 방장] : "사경승을 오백 명씩 파견해서 중국에 가서 사경을 해주고 올 정도로 우리나라 사경이 전 세계에서 아주 대단하고 최고입니다...(이순자 선생은)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인 이 사경에 있어서 본인이 열심히 하기도 하고, 크나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순자 작가는 12간지 동물을 형상화한 변상도도 새롭게 시도해 처음 공개했습니다.

불교 미술의 결정체인 사경의 예술성과 가치를 일반인들이 체험하고,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작가는 고대했습니다.

[인서트 4 이순자 / 사경작가] : "불자님들이 오시면 정말 가슴에 환희심이 들도록, 오신 분들이 저를 안고 고맙다고 눈물 흘리시는 분들이 있어요. 제가 염원했던 게 그것이거든요. 제 작품을 보고 그렇게 환희심을 낼 수 있으면..."

우리 역사에서 가장 찬란했던 시절, 천년 전의 불교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고려의 혼 그 맥을 잇다'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1전시실에서 이어집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취재: 최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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