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자유한국당으로의 복귀를 선언한 바른미래당 이학재 의원의 탈당과 복당 과정은 험난했습니다. 

 

#오전 9시 20분

이학재 의원은 기자회견을 앞두고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을 만나 “당을 떠난 2년 동안의 밀린 숙제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고민이 많았을 텐데 큰 결단을 했다”면서 “다른 당에 있는 분을 받아들이는 것도 통합으로 가는 길”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오전 10시

가벼운 발걸음으로 회견장에 도착한 이학재 의원은 준비한 원고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좌초 이후 당을 떠나 무너진 보수를 되살리고자 했지만,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복당의 변을 밝혔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바른정당을 창당하고, 국민의당과 통합해 바른미래당을 만든 ’새 정치’의 실험은 실패했다는 겁니다. 

바른미래당의 고질적 문제인 정체성 논란도 이 의원의 복당을 결심하게 한 듯 했습니다. 

이 의원은 “보수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제 신념은 결코 변함이 없다”며 “한국당에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의 민생, 경제, 안보를 모두 어렵게 하고 있지만 보수 야권이 분열돼 이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다는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듣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전 10시 3분

소란이 시작됐습니다. 

바른미래당 당직자 10여 명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는 이학재 의원을 향해 달려들며 정보위원장을 사퇴하라고 항의했기 때문입니다. 

“먹튀냐, 정보위원장 놓고 가라!”, “양심이 있으면 놓고 가라!”, "박근혜 비서실장답다!", “친박 철새” 등 고성이 오갔습니다.

양건모 바른미래당 보건위생위원장은 “한국당은 가더라도 위원장 자리는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밀고 당기는 거친 몸싸움에 방송사 장비가 일부 파손되는 등 회견장 일대는 그야말로 ‘난장판’이 됐습니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백브리핑’을 위해 회견장 밖 복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던 기자들도 밀려났습니다. 

도망가야 했습니다.

필사적으로 이 의원을 보호하던 한 보좌진은 “기자회견실이 아닌 당에서 회견을 했어야 했다"며 혼이 나간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 의원은 격한 항의를 피해 방송사 취재기자실에 몸을 숨길 수밖에 없었고, 이들과의 대치는 20여분 동안 이어졌습니다.

#말말말

20대 국회 후반기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학재 의원은 한 방송사 취재부스 앞에서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억울함을 내비쳤습니다. 

이 의원은 “최근 당적 변경과 관련된 여러 경우가 있었지만 단 한 차례도 당직 변경으로 인해서 위원장직을 내려놓거나 사퇴한 전례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국민의당을 탈당해 민주평화당으로 당적을 옮긴 장병완 의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쳐기업위원장직을 그대로 유지했던 사례를 들었습니다. 

앞으로 바른미래당과의 격한 갈등은 불가피해보입니다. 

손학규 대표는 “덮으라고 준 이부자리까지 들고가는 것은 법에 없다”고 주장했고, 김관영 원내대표도 "정보위원장은 교섭단체 몫으로 바른미래당이 확보하고, 당이 이 의원에게 잠시 임무를 맡긴 자리"라고 지적했습니다. 

#보수개편 신호탄?

이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바른미래당으로 통합된 이후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당을 떠나 자유한국당에 복당하게 됐습니다. 

이 의원은 "따로 논의는 안했지만 그 전부터 많은 의원들과 교감이 있었다”면서 “많은 분들이 보수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하고 있다"고 추가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10시 24분

이 의원이 기자실을 나와 국회 동문으로 빠져나가면서 몹시 시끄러웠던 이학재 의원의 자유한국당 복당 기자회견은 마무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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