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방탄소년단에 이어 박항서 축구 감독까지 동아시아는 요즘 거센 한류 열풍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런데 불교문화가 활짝 꽃폈던 천 년 전, 고려 시대에 이미 동아시아는 우수한 고려 문화에 크게 환호했습니다.

류기완 기자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대고려전에서 확인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대고려전'.

전시회 연계 행사로 고려 미술의 가치와 국제적 위상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천 년 전, 고려가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활발한 교류로 문화 수준을 끌어올린 사례가 다양하게 언급됐습니다.

미술 사학자들은 단편적으로 서술된 문헌을 넘어 고려 미술품들로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서트 1 박정혜 / 한국미술사학회 회장] : "학술단체에서도 고려를 재조명하는, 고려가 통일신라와 조선과는 어떻게 다른지 다양한 면모를 재조명하는...고려의 사회, 문화가 얼마나 다양하고 역동적이었는지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고려가 우리 역사상 가장 뛰어난 문화강국이었다는 것이 이번 대고려전을 통해 거듭 확인되고 있습니다.

국가 주도로 대량의 미술품을 수출했고, 사경승이 직접 중국으로 건너간 기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탄탄한 인프라와 최고의 기술에 불교적 사상에 기반한 심미적 요소가 더해진 고려 미술품은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권에서 엄청난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했습니다.

'한류'의 원조를 사실상 천년 전 고려 시대로 보는 셈입니다.

[인서트 2 정명희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 : "고려의 사경, 고려의 불화, 고려의 나전경함에 대해 엄청나게 원나라가 요구를 해요. 근데 그것이 단지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의 징발이었는지를 보면 그렇지 않거든요...최고의 기술과 예술성으로 만들어진 (고려) 미술품들에 대한 수요가 그 당시 중국에서도 굉장히 컸던 거죠."

고려 시대의 이른바 '한류 수출'은 개방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한 주변 국가와의 활발한 물적, 인적 교류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중국과 북방 민족들의 잦은 흥망성쇠는 다양한 문화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몽 항쟁기 조차도 문화에서만큼은 일방적 수용자가 아닌, 문화 수출국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고려 시대 문화발전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불교문화 중심의 의례·의식입니다.

연등회, 팔관회와 같은 왕실과 국가 주도 행사, 다양한 의례가 성행하면서 꽃을 피웠는데, 기록에서 확인되는 것만 불교의례 80여 종 이상, 시행 횟수 천38회입니다.

동아시아 최고 수준의 불상과 탱화는 예경의 대상이기도 하면서, 고려인들의 문화적 자존심이었습니다.

[인서트 3 정명희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 : "고려 불화 같은 경우에는 왕실의 화원과 대선사와 같은 고위직 스님에 의해 그려진 사례가 많아요. 그 때문인지 신앙의 마음과 예술성이 함께 총합을 이루기 때문에 미적인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깊은 신심을 바탕으로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고려인들은 지금보다 천년을 앞서 동아시아에 거센 한류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취재: 최동경 기자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