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까지 제주문예회관 제3전시실에서

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전통 불교 장엄의식에 활용돼온 종이꽃, 지화를 복원한 전시회가 제주에서 열렸습니다.

한지에 천연 색을 물들이고 일일이 접어서 꽃을 피운 치열한 수행 정신이 담겼습니다.

제주 BBS 황민호 기자가 전합니다.

 

 

‘지화’는 고려 이후 크고 작은 헌공 의식부터 영산재와 수륙재 같은 대규모 불교 의식에 장엄물로 사용돼온 사찰 용품이자 예술품입니다.

하지만 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 때문에 근래 들어 불교 행사에서 자취를 감췄고 생화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63호 지화장 기능보유자인 석용 스님이 지화의 가치와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인서트/석용 스님/천태종 제주 문강사 주지]

제63호 지화장이라는 호칭을 받아서 기념전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들었던 한지 꽃들을 제주도민들한테 선보이고자 육지에서 여기까지 날아왔습니다.

전통 지화 30여점이 전시된 제주문예회관을 찾은 도민들의 입에서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옵니다.

처음 접한 지화의 아름다움과 섬세함이 신비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인서트/이홍자/제주 서귀포시]

정말 신비롭고 놀라울 따름이거든요. 사람의 손으로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만큼, 자연에 가까울 만큼...

하지만 지화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은 녹록치 않습니다.

한지에 천연염색으로 물을 들이고 말려서 자른 종이에 스님이 한땀 한땀 주름을 넣고 있습니다.

간격이 너무 촘촘해 손이 아닌 날카로운 칼로 종이를 접어야 합니다.

자칫 실수라도 하면 찢어져버리는 까다로운 작업에 스님은 온 정신을 집중합니다.

[인서트/석용 스님/천태종 제주 문강사 주지]

힘들죠. 하다보면 누르는 자체가 나중에 직업병이 생긴 것 같습니다. 손마디 마디가 시큰한 경우도 있고, 그렇지만 해야 될 일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죠.

사찰에서 지화를 만들어온 것은 꽃을 꺾는 것 마저 살생으로 여긴 불가의 전통 때문입니다.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기 위해 수많은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지화에는 중생의 아픔을 치유하고 성불에 이르고자 하는 수행자의 발원이 담겨있습니다.

석용 스님의 전통지화 특별전은 제주문예회관 제3전시실에서 오는 19일까지 이어집니다.

BBS NEWS 황민호입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