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카풀 허용하되 완전 월급제.택시 복지 강화 추진

 

< 앵커 >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시행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50대 택시기사가 분신해 숨진 가운데 택시기사들은 국회 앞에 분향소를 차리고 천막농성에 들어갔고 오는 20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도 열기로 했습니다.

카카오측은 다음주로 예정된 카풀 서비스 시행 연기를 시사했고 정부와 여당은 택시 월급제 시행과 복지 강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경윤 기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 기자 >

질문 1.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라는게 어떤 것인지부터 한번 짚어볼까요 ?

답변 1.네 '카풀'이란 목적지나 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한 대의 승용차를 같이 타고 다니는 것을 말하는데요.

국내를 대표하는 IT 전문 기업 카카오가 자회사인 카카오 모빌리티를 통해 올해 2월 '카카오 T카풀'이라는 이름으로 카풀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카풀 애플리캐이션을 휴대전화에 설치하면 카풀을 이용할 수 있는데요.

앱을 통해 자가용을 호출하면 카카오가 모집한 운전 기사가 원하는 장소로 오게 되고 이용자느는 이 차를 타고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함께 이동하게 됩니다.

요금을 운전자에게 내면 20% 정도는 수수료 명목으로 카카오가 가져가게 됩니다.

카카오가 그동안 택시업계를 의식해 카풀 서비스 시작을 늦춰오다가 결국 이달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다시 불붙었습니다.

가뜩이나 영업도 안되고 힘든데 카카오가 택시보다 요금이 싼 카풀로 손님들을 빼앗아 가기 때문입니다.

사실 카풀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요.

카카오보다도 앞서 자가용 승차 공유 서비스인 '우버'가 지난 2013년 8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하 생존권을 위협받는 이유로 택시업계의 반발이 커지자 1년 반 만에 서비스를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질문 2.택시 입장에서는 카풀 서비스가 영역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여긴다는 건데 격렬한 논쟁을 불러온 요인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선 현행 규정이나 법이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

답변 2.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카풀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게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국내 카풀 서비스는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 예외적으로 일반 운전자들의 유상운송을 허용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유료로 할 수 있는 이유가 이 규정때문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택시업계는 다르게 해석합니다.

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일반 운전자들이 돈을 받고 운송을 할 수 있다고 돼있지만 카풀에 대한 규정이라고는 명확하게 돼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카풀의 법적 근거가 되는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출퇴근 시간을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카풀은 결국 ‘불법’이다라는게 택시업계 주장입니다.

질문 3.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출퇴근 시간에만 하느냐,아니면 출퇴근 외에 시간에도 하느냐도 논란 거리라고요 ?

답변 3.출퇴근 시간에는 이용자가 많아서 택시 잡기가 참 어렵습니다.

따라서 카풀 서비스가 이뤄져도 어차피 손님이 많이 때문에 택시 업계도 별 타격이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낮 시간 등 출퇴근 시간이 아닐때는 손님이 없어서 이른바 노는 택시들도 많은데 카풀 서비스까지 등장하면 택시들은 손님 잡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출퇴근 시간, 즉 아침 저녁 각 2시간씩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이 나오고 택시업계도 여기에 반대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영업 시간을 언제부터 언제까지로 해야할지 분명히 해야 혼란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정비를 빨리 해야하는데 정부와 여당은 뒷짐만 지고 있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질문 4.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어떤가요 ?

카풀 서비스가 편리하니까 빨리 도입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요 ?

답변 4.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때문이라도 카풀 서비스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평소 택시를 이용하면서 가졌던 불만 때문에 택시 업계의 반발에 공감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시민들도 있습니다.

승차 거부, 불친절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으면서 수익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까 걱정만 한다는 것입니다.

카풀 서비스가 이른바 공유 경제의 좋은 모델이기 때문에 제대로 시행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공유 경제란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비스를 공유하고 이득을 함께 나누는 것이죠.

질문 5. 카풀도 좋지만 택시업계의 어려움도 생각해야한다는 의견도 물론 있죠 ?

답변 5. 맞습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택시 기사들은 평균 하루 16만 5천 원을 벌고, 이 가운데 80%가량인 13만 500원 정도를 회사에 사납금으로 냅니다.

사납금은 택시기사가 택시회사에 내는 돈으로 일종의 ‘차량 대여료’라고 보면 됩니다.

법인 택시 기사들은 물가 수준과 비교할때 회사에 내는 사납금이 만만치가 않고 결국 수익이 매년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항변합니다.

영업이 잘 안되면 사납금을 채우기도 쉽지 않은데 카풀 서비스까지 등장하면 생존권은 더욱 위협받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사실 택시는 대리운전이 등장하면서부터 영업에 어려움이 많았고요.

지금도 렌터카 등을 이용한 불법 자가용 영업,이른바 콜 뛰기 영업 등으로 택시 업계가 사정이 어려운데 설상가상이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질문 6..그렇다면 택시 기사들의 처우 개선,사납금 등 제도 개선 노력이 시급한 것 아닌가요 ?

답변 6. 서울 지역의 경우 하루 사납금이 보통 14만원에서 17만원선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하루 12시간씩 한 달 내내 일해도 사납금을 내면 월 백만원도 안 남는다는게 택기사들의 말입니다.

서울시의 경우 올해안에 택시 기본 요금을 3천 8백원으로 올리돼 택시 회사들이 사납금을 6개월간은 올리지 않고 동결하도록 했습니다만 실질적인 처우 대책은 아닌 셈입니다.

택시 회사는 경영을 위해 사납금을 올려야 하고 기사들에게 또 부담으로 돌아가는 구조인데요.

일각에서는 사납금을 폐지하고 월급제를 도입하라는 주장도 하고 있고 정부 여당도 월급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납금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여지는데요.

서비스 질과 처우 개선, 정말 풀기 쉽지 않은 숙제가 남겨져 있습니다.

질문 7.카카오의 카풀 서비스도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보완해야할 점들이 있다면서요 ?

답변 7.카풀 서비스의 경우 사전 예약 기능이 없어 바쁜 출퇴근 시간에 호출이 몰릴 경우 바로 이용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요금 산정도 아직은 기준이 불분명해서 호출 위치 등에 따라서 요금이 들쭉날쭉해서 때로는 택시보다 더 비싸게 이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리고 카풀 서비스는 서로 안면이 없는 이들이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어서 안전 문제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질문 8.그동안 정부 여당이 뭐했는지 모르겠네요. 앞으로 어떤 대책이 나와야할까요 ?

답변 8.택시 단체들은 어제부터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한데 이어 오는 20일에는 카카오 카풀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10만 명 규모의 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전국 택시기사들은 카카오 택시 앱을 삭제하고 호출에도 응하지 않는 등 카카오 택시 호출 거부 운동에도 나섰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카풀업체와 택시업계의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달 1일 TF까지 출범시켰지만 양측의 입장 사이에 낀 채 해법 마련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국회에는 카풀 관련 여러 법안들이 줄줄이 발의됐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택시 기사가 분신하는 사태에 이르기까지 정치권이 뒷짐을 지고 있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연말에 택시들이 제대로 운행을 하지 못하면 교통 대란이 빚어질 수 있고 결국 피해는 택시 기사들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돌아가게 됩니다.

정부가 최근 여당 TF에 보고한 택시 지원 방안을 보면 문제가 많은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완전 월급제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겼고 택시 면허를 반납하면 연금 형식으로 10년간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택시 기사 복지 강화와 택시 마일리지 도입 등도 검토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택시업계 등과 협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카풀 서비스를 1년 정도 시범 실시하고 시행하더라도 하루 2번만 손님을 태우도록 제한하는 중재안도 검토했지만 이에 대해 택시업계는 부정적입니다.

카카오측과 택시업계가 상생하기 위해 서로 조금씩 양보를 하거나 카풀 서비스를 통해 얻는 수익 일부를 택시업계에 지원하는 방안 등도 고민해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제라도 정부 여당을 포함한 정치권은 애매모호한 태도에서 벗어나 보다 확실한 대책을 내놓기 위해 이해 당사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일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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