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찰 4·3유적지, 평화교육의 장으로 탈바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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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현대사의 비극 제주 4.3 사건이 발생한지 70주년을 맞은 해입니다.

제주 4.3 당시 사찰 40여 곳이 불에 타고 스님 16명이 숨진 불교계의 피해를 돌아보고, 역사를 복원하기 위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제주 BBS 이병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3만 명의 희생자를 낳으며 제주도민들의 아픈 상처로 남아있는 제주 4·3사건.

당시 제주 도내 전체 90여개 사찰 가운데 절반 가까운 40여개 사찰이 불태워지고, 스님 1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불교계 피해가 컸던 것은 주로 지식인층이던 스님들이 지역 사회 현안에 깊숙이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제주도 중산간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관음사 등 많은 사찰들이 격전지로 수난을 당했습니다.

4·3 70주년인 오늘 70년 전 불교계가 겪어야 했던 진실과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규명하는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은 과거의 아픈 역사를 규명하고 조명하는 이유는 아픔을 통해 미래를 설계하기 위함이며, 불교가 앞장서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습니다.

[인서트 / 허운 스님 / 관음사 주지 : 우리 인류사회를 위해서도 인류의 행복을 위해서 계속 4.3의 평화정착 사업을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제주도민들이 조금 더 크게 성숙한 마음으로, 우리 불자들이 불교 화쟁사상과 자비심으로 잘 극복해서 해 나갔으면...]

세미나에서는 자비명상을 중심으로 치유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불교만의 4·3 기억 사업과 종교적 관점의 추모 시설 건립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또 4·3 사건으로 피해를 본 사찰들이 교육의 장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인서트 / 한금순 / 제주4․3유적지 관리위원 : (4.3) 불교계의 피해를 저희가 정리하고 나서도 왜 자꾸 당한 것만 얘기 하느냐고 하시는데 어떻게 당했는지 정확히 알고 나시면 인권의 소중함, 평화의 소중함, 전쟁과 몰상식의 두려움 등 이런 것들을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세미나에서는 한금순 위원의 주제발표에 이어 관음사 연수국장 덕현 스님, 조정희 제주4·3평화재단 조사연구위원, 오승국 제주4·3평화재단 기념사업팀장의 토론이 펼쳐졌습니다.

4.3 70주년을 맞아 4.3을 돌아보고 역사적 교훈을 찾는 불교계의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조계종 23교구본사 제주 관음사 경내 4·3 유적지가 평화 교육의 장으로 탈바꿈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BBS뉴스 이병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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