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 불교계 소식

● 출 연 : 이병철 기자

● 진 행 : 이선화 앵커

● 2018년 12월 5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한 주간 제주지역 불교계 소식

[앵커] 네 오늘은 한 주간 불교계의 소식을 전해주는 이병철 기자가 옆에 나와 있습니다.

불교계 소식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어제 열린 포살법회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조계종 제23교구본사 제주 관음사 본말사 스님들은 어제 설법전에서 조실 종호 스님을 포살 계사를 모시고 동안거 포살법회를 봉행했습니다.

포살법회에는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을 비롯해 말사 스님 등 제주도내 조계종단 80여 명의 스님들이 참석해 부처님의 가르침인 청정 계율을 받들고 행할 것을 발원했습니다.

법상에 오른 종호 스님은 대중 스님들에게 계를 받지 않은 이가 없음을 확인하고, 대중 스님들은 십중대계와 사십팔경계를 독송하며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잡았습니다.

또, 포살법회에 동참한 스님들은 청정한 수행 정진을 통해 계행을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서원했습니다.

포살법회는 승가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특정한 장소에 모여 함께 계율을 읽으면서 이를 잘 지켰는지 스스로 반성하고 참회하는 법회입니다.

[앵커] 4.3 세미나가 열리잖아요. 깊이 있는 얘기 좀 해주세요.

[기자] 제주4.3 당시 불교의 수난은 제주 사회 현안에 깊숙이 참여했기 때문에 그 만큼 피해도 컸습니다.

스님들의 인명 피해는 물론이고 관음사 등 사찰들이 제주4.3의 격전지로 수난을 당했습니다.

제주4.3으로 피해를 입은 40여 사찰은 물론 돌아가신 16명 스님들의 업적을 재조사를 했습니다. 이를 통해 4.3 당시 불교의 역할과 수난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4.3의 정의로운 해결에 첫 디딤돌을 놓는 세미나가 될 것입니다.

이번 세미나는 ‘제주불교 4.3의 진실규명’이라는 주제로 열립니다. 금요일 날이죠. 7일 오후 3시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 강당에서 그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앵커] 이번 조사했던 사찰 가운데 특이했던 곳이 있나요?

[기자] 네,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기도 영험의 깃든 기도처가 바로 제주시 도평동 용장굴, 현 흥룡사입니다.

흥룡사 대화주 홍순여 보살님의 증언에 따르면 4․3광기로 피비린내 진동하던 1949년 1월이었습니다.

당시 용장굴의 주지 백삼만 스님은 이른 아침 공양을 마치고 포행을 할 무렵, 허름한 갈옷을 입은 무리가 도량 안으로 들어섰다고 합니다. 이어 인근 외도지서에서 경찰들이 들이 닥쳤는데 이는 토벌대가 주민들에게 함정을 판 것이었습니다.

주민들이 모이자 군인들은 기관총을 설치하고 주민들을 향해 사격을 했는데 백삼만 스님도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았다고 합니다.

[앵커] 백삼만 스님의 자식이 커서 소설가가 되었다면서요?

백삼만 스님의 아들인 백금남 씨는 당시 두 살배기였습니다.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부산 영도로 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학생이 될 무렵 어머니가 빛바랜 사진 한 장을 꺼내며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털어 놓으셨는데요. 그때야 아버지가 스님이셨던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머니도 백 씨가 21살 때 돌아가십니다.

이 세상 홀로 남은 백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 습작으로 익혀온 글공부를 멈추지 않았고, 낮에는 막노동으로 밤에는 가로등 등불아래 몽당연필로 자신의 작품을 써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내공을 키웠던 백 씨는 1989년 ‘십우도’를 발표하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됩니다.

백 씨는 “아버지가 그림과 조각에 뛰어나셨다고 하는데 그 예술적 피가 제가 불교 소설을 쓸 수밖에 없는 운명적인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흥룡사의 도화주로 계신 홍순여 보살님도 4.3 피해의 당사자라면서요?

흥룡사를 여법하게 조성한 홍순여 보살에게 4·3은 기억조차 하기 싫은 악몽과도 같습니다.

동네 삼촌의 부탁으로 종이를 나눠주러 갔는데 그게 산사람들이 전해준 삐라였습니다. 결국 빨갱이로 몰려 토벌대에 쫓기는 신세가 됐고, 용장굴에 숨어들었다가 발각되어 집단학살터로 끌려가게 됩니다.

보살님은 포승줄에 묶여 길게 줄지어 끌려가는데 제가 스웨터 닮은 옷을 입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포승줄이 느슨하게 묶여 있음을 느끼고, ‘여기서 죽으나, 그곳에 가서 죽으나 죽은 목숨’이라는 생각에 뒤에 오는 사람하고 같이 탈출하자고 마음먹었던 거죠. 때마침 바람이 강하게 불었는데 스웨터가 펄럭여서 살았어요. 그러나 군인이 쏜 총탄이 엉덩이를 관통했던 겁니다.”

보살님은 아직도 4·3피해자 등록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자신의 삶 속에서 4·3을 지워버리고 싶은 역사이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앵커] 겨울철에 접어들면 열심히 공부하는 분들이 계신다면서요.

[기자] 네, 바로 제주지역에 있는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내년 2월 초 고시 도전하는 불자님들이 열공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도내에는 관음사에서 운영하는 제주불교문화대학, 서귀포불교문화원이 운영하는 서귀포불교대학, 성원 스님 보리왓이 운영하는 신제주불교대학이 있는데 올해 졸업생 25명 정도가 포교사 고시에 뜻을 두고 매주 모여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주불교문화대학은 포교사 지도법사 무원 스님과 포교사 선배들이, 신제주불교대학은 성원 스님이, 서귀포불교대학은 포교사들이 지도 아래 내년 열리는 포교사 고시에 100% 합격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앵커] 제주불교우담바라어린이합창단 제27회 정기연주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면서요?

[기자] 네, 제주지역 어린이 포교의 산실인 우담바라 어린이합창단 27회 정기연주회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행사는 ‘부처님 씨앗이야기'로 시작돼 관객들을 천진불의 세계로 초대했고, 이어 창작동요제 수상곡이 관객들을 동심으로 안내했습니다.

또, ‘언더 더 씨’ 등 환상적인 애니메이션 곡이 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습니다.

특히 어린이 공연은 어린이다워야 하는데요. 정말 아이들이 물고기 옷을 입고, 마지막 공연에는 자모회장들과 함께 ‘이 세상의 모든 것 다 주고 싶어’라는 곡을 함께 부르며 피날레를 장식했는데요. 정말로 어린이 심성을 관객들이 함께 느끼는 무대였습니다.

[앵커] 우담바라가 이번에 27번째 공연이었다면서요. 그럼 오랜 역사를 가졌는데 우담바라어린이합창단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었을텐데?

[기자] 네, 사실 제주불교우담바라어린이합창단은 1990년 보리수합창단 제주지부로 창립이 됐습니다.

28년의 역사이니 그동안 제주불교를 대표해서 어린이 포교의 산실이 되어 왔습니다.

10여년 전에는 남북 장관급 회담이나 한중 교류 음악회 등의 무대에 서는 영광을 얻었는데요.

하지만 학교별로 어린이합창단이 많이 생겨났고, 요즘 아이들 공부하느라 바쁘면서 단원 숫자가 줄어들었고, 해제 위기도 겪었습니다. 하지만 도내 유일의 어린이합창단을 살려야 한다는 불자들의 의지가 모여 지금은 옛 명성을 되찾고 있습니다.

[앵커] 전시회 소식도 있다고 들었는데 전해주시죠?

[기자] 네 한국을 대표하는 연꽃작가이면서 불자이신 강명순 화백이 26번째 개인전을 연다고 합니다.

제주의 숨결 - 연화연가 라는 주제로 오는 11일(화)부터 20(목)일까지 KBS제주 전시실에서 마련됩니다. 초대일시는 11일 오후 5시입니다.

강명순 작가는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요. 고향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초가, 한라산, 돌담, 팽나무, 들꽃으로 표현했습니다. 모두 40여 점의 작품들이 선보입니다.

제주도의 소박한 자연풍광을 서양화의 재료를 갖고 토속적이고 향토적인 아름다움을 동양적으로 풀어냈다고 합니다. 모두 40여 점의 작품들이 선보입니다.

꼭 한 번 가셔서 작품에서 힐링을 얻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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