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영 은정한의원장(부산시 여한의사회장)

● 출연 : 박은영 은정한의원장(부산시 여한의사회장)
● 진행 : BBS 박찬민 기자

(앵커멘트) 다음은 주간 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에는 부산시 한의사협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주고 계시는데요. 오늘은 부산시 여한의사회 회장을 맡고 있고, 은정한의원 원장이신 박은영 원장님과 함께 '보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박은영 원장님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박은영 원장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박은영입니다.

질문1) 오늘 주제는 보약입니다. 날이 쌀쌀해지니 아침에 이불 속에서 나오기도 싫어지고요. 몸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보약에 관심이 가는거 같습니다?

-여름보다는 가을, 겨울에 보약을 많이 드시는데요. 날씨가 추워지니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들, 손발이 찬 분들께서 많이 내원하시구요. 감기가 걸린 후에 감기가 2주 이상 지나도 낫지 않고, 기침이 지속되면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게 아닌가 하시면서 보약을 지으러 오십니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잖아요. 그래서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고 나서 식욕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어서 내원하신 분들이 다른 해에 비해 많으셨어요.

질문2) 보약에 대한 속설들이 많잖아요. 그런 것들에 대해 오늘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름에는 보약을 먹어도 땀으로 다 나가기 때문에 여름에는 보약을 먹으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은거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환자분들께서 그렇게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요. 실제로 약기운이 땀으로 다 나가는 것은 아니구요. 오히려 저는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흘리시는 분들은 여름이 오기 전 5,6월에 미리 보약을 드시라고 권해드려요. 미리 보약을 드셔서 기운을 보충해두고, 여름을 많이 타지 않도록 몸을 관리해두어야 여름에 기운이 과하게 소모되는 것을 막을 수 있거든요. 여름 많이 타시는 분들은 꼭 기억해두셨다가 5,6월경에 미리 보약을 드셔보세요.

질문3) 그럼 겨울에 보약을 먹는 것은 내년을 준비하는 의미로 볼 수도 있겠네요?

-가을과 겨울은 자연에서도 기운이 수렴하는 시기잖아요. 이 계절에 기운을 잘 갈무리해두어야 내년을 잘 보낼 수 있습니다. 보약은 병의 치료나 빠른 회복를 위해서도 처방하지만, 예방의학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오장육부중에서 기운이 부족한 곳은 미리 보충해주고, 몸의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여 이차적인 병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특히 봄에 춘곤증이 심하신 분들은 겨울에 체질과 증상에 맞는 보약을 드시면 더욱 좋습니다.

질문4) 보약하면 녹용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녹용은 언제 먹으면 좋은가요?

-녹용은 사슴의 어린뿔이구요. 부위에 따라 분골, 상대, 중대, 하대로 분류합니다. 특히 끝부분인 분골에 유효성분이 가장 많습니다. 녹용은 혈관, 신경, 뼈를 만드는 성장인자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성장을 촉진하고 면역력을 증진시키며, 뇌기능을 활성화하는 효능이 뛰어납니다. 따라서 모든 연령층에서 효과가 있지만,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구요.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판토크린 성분이 풍부하여 뇌기능향상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집중해서 공부하는 수험생, 연구원들은 수시로 복용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출산 직전과 출산 직후, 큰 병을 앓은 후 기혈을 크게 보해야 하는 경우 도움이 많이 됩니다. 많이 알려져 있진 않지만 한의사들은 자연분만 직전 혹은 분만 몇일 전부터 녹용을 진하게 달인 단녹용탕을 많이 복용하기도 합니다.

질문5) 녹용은 맞지 않는 체질이 있다고 하던데요. 어떻습니까?

-녹용은 태음인에게 가장 잘 맞는 약이라고 동의수세보원에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아까 설명드린 녹용의 효능은 태음인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체질에도 필요합니다.

녹용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고 계신 한의사분들도 있지만, 저는 녹용은 모든 체질에 잘 맞는 약이라고 생각하구요.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는 조심해서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6)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실제로 그렇습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보약을 먹는다고 살이 찌지는 않습니다. 한약은 주로 식물의 뿌리, 줄기, 잎등을 건조한 것이고, 녹용, 구판과 같은 동물성 약재를 쓰기는 하지만 한약의 칼로리는 낮습니다. 다만, 한약을 드시면 소화 속도가 빨라져 이전보다 빨리 배가 고파지고, 식욕이 좀 더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흡수력이 좋아져 같은 양을 드시더라도 흡수되는 양이 많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습관의 변화가 크지 않다면 단시간에 살이 찔 만큼은 아니구요. 오히려 어혈이나 습담을 제거하면서 혈액 순환과 림프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면 노폐물 배출이 잘 되면서 부종과 군살이 빠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7) 달여서 먹는 탕약도 있지만, 공진단, 경옥고 같은 환약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탕약과 다른 약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맞춤한약이냐, 아니냐로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탕약은 망문문절, 즉 한의사가 직접 환자를 관찰하고, 질문하고, 맥진, 복진등을 통하여 살펴본 후 그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한약을 처방하는 것이구요. 반면에 공진단, 경옥고는 처방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탕약에 비해서는 기성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약을 처방하는 경우에는 한약재가 한가지가 더 들어가느냐, 안들어가느냐, 1g을 더 쓰느냐 마느냐를 심사숙고하여 처방하거든요.

하지만, 공진단과 경옥고는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처방으로 그 효과가 증명이 되었고, 단과 고라는 특수한 형태로 만들기 때문에 맞춤처방이 아니더라도 적절하게 처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질문8)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환자가 직접 가기가 힘든데 혹시 전화로 약을 지을 수 있느냐, 환자를 보지 않고 처방할 수 있느냐는 문의를 종종 하십니다. 하지만 탕약으로 처방하는 한약은 맞춤처방이 되지 않으면 원하는 효과를 내기가 힘듧니다.

바쁘시더라도 내원 하셔서 원장님과 상담하시고, 맥도 짚어보신 후 처방받으시길 바랍니다. 청취자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한해 마무리 잘 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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