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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시민단체 반올림 활동가 이상수

*앵커 : 양창욱 정치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인터뷰, 오늘]

양 : 삼성전자가 오늘 반도체 백혈병 사태에 대해서 공식 사과했는데요. 근로자였던 고 황유미 씨가 사망한 지 11년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된 겁니다. 백혈병 피해자들 옆에서 누구보다 그들의 아픔을 함께 하고 위로했던 시민단체 반올림의 활동가 이상수 씨 모셨습니다. 나와 계시죠?

이 : 네 안녕하세요.

양 : 네, 이번 사건이 해결되기까지 누구보다 많은 노력해오셨는데,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이 : 네. 오늘 정신없는 와중에도 여러 감정들이 교차하더라고요. 기쁘고 슬픈 마음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피해 가족 분들도 그렇게 복잡한 마음이시더라고요. 오늘은 날이 날이니 만큼 도와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 그리고 이제라도 해결이 돼 다행이라고, 그런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가 안타까운 마음을 다 같이 말씀하시고, 한 분은 유가족이신데 생전에 문제가 풀리지 않았던 것에 대한 한스러운 마음도 얘기하셨습니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돼 피해자에게 미안함이 덜어졌다, 편안해졌다, 이런 마음도 말씀하셔서 그런 얘기를 피해자 가족들과 많이 나누면서, 참 마음이 복잡하게 되는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양 : 네. 그랬군요. 어떻게 말로 다 할 수 있겠습니까. 이게 11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마무리 됐다, 합의가 됐다, 이런 보도가 나오는 것이 지난 2007년 기흥공장 반도체 라인에서 일했던 고 황유미 씨가 사망한 지 11년이 되었기 때문이죠?

이 : 네 맞습니다.

양 : 왜 이렇게 오랫동안 해결이 되지 않은 겁니까?

이 : 아마도 문제 상대가 삼성이라는 점이 컸을 것 같고요.

양 : 삼성이 왜요?

이 : 사실 우리 사회를 시끄럽게 하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텐데, 삼성이 그동안 잘못을 해도 바로 잡히거나 처벌받은 경우가 드물잖아요, 온갖 국가기구와 정치인, 사법부, 경찰, 또 많은 언론들도 삼성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그동안 밝혀진 여러 사실들을 통해서 더 잘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사실 삼성의 입장에서는 잘못을 해도 인정하거나 바로잡지 않아도 될 힘과 수단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반올림이 포기했으면 진작에 일찍 끝났을 텐데, 반올림이 포기하지 않고 버텨서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사실 지난 해 촛불항쟁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아마 지금도 끝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양 : 반올림, 거기 계신 분들이 몇 분이나 되시죠?

이 : 지금 상임활동가는 현재 네 명이고요, 두 분의 상임활동가는 지금 휴직 중이십니다.

양 : 네, 어쨌든 최종 지원보상을 해주기로 했는데 실질적인 지원보상은 내년부터 시작이 됩니까? 내년 1월부터? 어떻게 지금 예상이 되고 있습니까?

이 : 늦어도 내년 1월 초에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양 : 아, 늦어도 내년 1월 초에는 될 것이다...

이 : 올해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저희는 조금 더 빨리 됐음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양 : 그럼요, 그럼요. 이게 늦출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이렇게 된 김에... 2028년까지 보상을 약속한 거고. 그런데요, 제가 기억하기에는 2014년인가, 당시 권오현 대표이사가 사과를 한번 했어요. 그런데 당시는 사과를 안 받아들였거든요, 이건 어떤 이유에서였죠?

이 : 사실 당시 사과는, 삼성이 무얼 잘못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완전히 빠져있었거든요. 그래서 오늘 사과문에는 그래도 유해물질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그런 내용이 들어있었는데, 당시에는 안전관리가 부실했다거나, 당시 저희가 요구했던 작업환경 자료, 측정자료 같은 걸 은폐하고 왜곡해서 직업병으로 인정받는 것을 삼성이 적극적으로 방해했던 것들, 이런 것들에 대해서 반드시 사과해 달라고 했었는데, 그런 내용이 쏙 빠진 알맹이 없는 사과여서...

양 : 면피용 형식적인 사과였군요.

이 : 네, 그래서 이번에는 중재해 주신 분들이 사과의 내용에도 꼭 포함시키라고 해주셔가지고 조금 더 내용이 보강된 면이 있습니다

양 : 아, 그러면 이번 김 대표의 사과문을 쭉 보면, 이번에도 완전하다고는 보기 힘든 거예요?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있습니까?

이 : 네, 저희 피해자중에 한혜경 님이라고 있는데요, LCD에서 일하다가 뇌종양 수술 받으시고 후유증으로 지금 1급 장애를 가지게 되셨는데, 오늘 삼성전자 대표이사의 사과가 맘에 안 드셨나봐요. 그래서 정말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싶어 하셨던 분이고, 자신을 병에 걸리게 해서, 장애를 갖게 해서 미안하다, 위험하단 걸 미리 안 알려줘서 미안하다, 이런 내용의... 좀 더 진실 된 사과를 많이 원하셨는데, 사과를 들으면서 마음에 안 드셨나봐요.

양 : 아, 사과의 진정성이 약했다...

이 : 네, 그렇게 느끼신 것 같습니다.

양 : 그렇군요. 이번 사과을 계기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차근차근 해결이 될 것으로 일단, 기대는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이어나가실 생각이십니까?

이 : 사실 반올림 투쟁이, 그동안 직업병 인정투쟁이라고 불렸었거든요. 아직도 직업병 인정 폭을 더 넓혀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질환 대상부터 해서 꾸준히 넓혀나가야 할 게 있고요, 특히, 오늘 밝힌 것처럼 반도체 LCD 사업장 뿐만 아니라 전자사업 일반의 피해자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어서 바로 이런 부분까지 해결돼야 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최근 이산화탄소 노출 사망사고 보듯이, 삼성에서도 계속 이런 중대재해들이 반복해서 벌어지고 있어서 여기서 돌아가신 분들도 협력업체 직원이셨구요, 그래서 이런 위험에 노출된 외주화 문제, 이런 것도 감시하는 데에 힘을 쏟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양 : 알겠습니다. 활동가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이 : 네, 고맙습니다.

양 : 반올림 이상수 활동가님과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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