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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예방에 대한 종교적 역할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스스로 떠난 이를 위한 위로법회'가 사찰에서 마련돼 관심을 모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작별 인사도 못 나누고 떠나보낸 이들을 치유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정영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세먼지로 뿌연 가을 하늘이 쓸쓸함을 더한 주말 오후.

한 순간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이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스스로 떠난 이를 위한 위로법회'

마포 성림사가 갑자기 세상과 등진 영가들을 천도하고, 슬픔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이들을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광용 스님/성림사 회주: 이러한 법회를 통해서 마음자리에 샤워를 하고 또한 그분을 초대해서 내가 충분히 공감을 해주고 보내드리는 그러한 법회를 통해서 여러분들이나 저나 가벼운 마음자리, 또 떠나간 분에 대한 예의, 떠나간 분을 다시 만날 때 맑게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나무아미타불' 염송이 목탁 소리에 맞춰 이어지고...

망자가 극락 세계에서 아미타 부처님을 만날 수 있기를 염원하는 기도가 계속됩니다.

북받치는 감정에 참았던 눈물은 뺨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스스로 생명의 끈을 놓아버린 망자와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몸부림치는 유족이 함께 위로받는 순간.

가슴 속 묻어둔 사연의 한 자락을 풀어내는 유족의 얼굴이 다소나마 편해 보입니다.

[장OO/조금 편안해 졌어요 죄책감, 미안함으로 굉장히 힘들었는데 지금 이 순간은 조금 편안해 졌어요.]

법회는 조계종 불교상담개발원이 서울시와 함께 진행하는 자살예방사업 프로젝트로 올해로 네 번째를 맞았습니다.

비슷한 슬픔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위로를 나누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광용 스님/성림사 회주: 같이 항상 있어야 되고 돌봐줘야 되고 건강이나 물질, 공간 등 이런 것들을 모두 같이 해줘야 된다고 봅니다.]

성림사 위로법회는 남겨진 가족들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면서 부처님의 생명 존중 사상을 다시금 일깨워준 시간이었습니다.

BBS NEWS 정영석입니다.

(영상취재/남창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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