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이 뉴욕 가봐야 별로 얻을 게 없어 고위급 회담 연기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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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세종연구소 홍현익 외교전략연구실장

*앵커 : 양창욱 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인터뷰, 오늘]

양 : 세종연구소 홍현익 외교전략연구실장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실장님, 나와 계시죠?

홍 : 네, 안녕하십니까.

양 : 이번 주 미국 중간선거도 있었고, 8일 날 열리기로 했던 북미고위급회담이 갑자기 연기되는 등 외교안보 현안 일정들이 참 많았습니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이유가 북한이 준비가 안됐기 때문에 고위급회담이 연기됐다는 건데, 무슨 준비가 안됐다는 거예요?

홍 : 음... 준비 자체가 안 됐다기 보다는, 북한의 요구가,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는 시점에 북미고위급회담을 하게 되니까, 내년 초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북한이 마련한 선물에 미국도 상응 조치하는 선물을 줘야하는데 거기에 대해서 미국이 준비가 안된 것 같다, 이렇게 판단하고 미국에 가는 걸 보류한 겁니다. 그런데 양측 간 신뢰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고, 또 하나 이유라고 하면, 김영철이 미국에 가서 폼페이오에게 큰 양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것이, 지난 번 5월에 갔을 때는 뉴욕에서 폼페이오를 만나고 워싱턴으로 이동해서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으로 아예 떠나버렸어요. 그러니까 1차 세계대전 종전기념 행사를 하러 떠나서 폼페이오만 만나고 와야 되는데, 그러면 뭔가 북한이 바라는 진전, 이를테면 종전선언을 어떤 조건으로 해주겠다든지, 아니면 제재를 완화해주겠다든지, 또는 어떤 경우에 제재를 완화해주겠다든지, 이런 걸 확실하게 들어야 되는데, 사전에 접촉해본 결과, 김영철이 뉴욕까지 가봐야 별로 얻을게 없다고 판단한 거죠. 그러나 양측 간 신뢰는 계속되고 있으니깐 추후에 회담은 또 열리게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양 : 그러니까 지금 다음 연기일정을 논의하고 있다는 건데, 그런데 제가 좀 궁금해지는 게 제재완화와 핵 신고.검증.폐기 절차, 이런 것들을 서로 확실히 주고받길 원하고 있지만 여기서 접점을 잘 못 찾고 있는 건데, 이게 다시 논의한다고 해서 쉽게 합의점이 찾아질까요?

홍 : 그렇죠. 그런데 이게 양측 간 논의도 논의지만, 이를테면 시진핑 주석이 평양을 가려고 하고 있고 러시아도 안보리 이사회를 소집해가지고 인도적인 지원에 대해서는 제재를 면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사실 남북경협에 대해서 몇 가지 사안 제재 요청을 하고 있잖아요. 미국도 나름 압박을 느끼고 있고요, 푸틴 대통령 만나기 위해서 김정은도 러시아 가려고 하는데 이건 내년으로 일단 미뤄졌습니다. 그 다음에 아베 총리도 지금 김정은 만나려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미국 눈치를 보고 있는 거죠. 이런 가운데 미중무역전쟁을 하고 있으니까 이런 것들이 전반적으로 큰 구도 하에서는, 북미 간에 누가 먼저, 또는 누가 더 많이 양보하느냐, 이런 걸 가지고 줄다리기 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움직이면서 이번 경우에는 미국이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없겠다, 그렇게 판단하는 거고요.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라고 하는 작은 나라의, 더구나 불량국가 원수를 만나는 것 자체가 인센티브를 주는 거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고요. 김정은은, 만나봐야, 만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재를 완화해주거나 종전선언을 해줘야되는 데 아무것도 안 해주면서 나한테 자꾸 신고해라, 사찰받으라 하니까 이게 상응조치가 없으면 못하겠다, 이렇게 되니 계속 지루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조금 템포가 늦어지고 있는 입장인데, 그러나 우리가 비관하거나 기대를 안 가질 이휴는 전혀 없습니다. 아직까지 양측 지도부 간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긴 가는데, 누가 조금 더 양보하느냐, 이 부분에 시간 조정이 좀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양 : 네. 지금 양측 지도부 간 신뢰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제 주변에 비관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의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이런 거에요. 김정은이 앞으로 핵을 만들지 않겠다고 얘기하는 것은 뭐 한 번 믿어볼 수도 있겠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핵을 불안한 장사꾼, 트럼프 대통령의 말만 듣고 과연 포기하겠느냐, 이런 궁극적인, 근본적인 의문을 품고 계시거든요.

홍 : 아주 정당한 질문이라고 생각하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모범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안보리 5개국에다가 독일까지 해서 이란하고 핵합의를 해놓고, 이건 오바마정부 때 해놓은 합의거든요. 국제사회에서는 이걸 잘 된 합의라고 해서 중동지역에 평화를 가져오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가 집권하고 나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하던 정책을 자신은 안 하겠다고 해서, 이거 나 못지키겠다, 갑자기 선언해버렸어요. 그러니까 어떤 현상이 벌어지느냐 하면, 6개국 중 5개국은 계속 이란과 합의를 지키겠다 그래서 이란이 핵개발로 다시 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고, 미국은 다시 이란에 제재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다른 나라가 이란하고 교류하면 제재하겠다고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휘두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미국이 행정부가 바뀌면 약속도 안 지키는구나, 이런 걸 지금 잘못된 선례를 남기고 있어요,. 그러니까 앵커님 주변에서 회의적으로 얘기하시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분들은 바로 이런 점에 주목하는 거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김정은이 지금까지 얘기하는 것은 아버지 김정일과는 달리, 자기가 능동적으로 비핵화를 원하고 있고 나름대로 아직 젊기 때문에 앞으로 3~40년 집권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단 말이죠. 그러니까 이 핵을 가지고 정권유지를 하는 건, 소련이 5천 개 이상의 핵을 가지고도 붕괴하잖아요. 핵을 가지고 정권을 지키는 건 이제는 21세기에는 불가능하거든요. 경제를 살려야되는데... 그래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은 그런 김정은 나름의 고민과, 트럼프는 국내에서 양보적으로 핵 문제 해결하면 미국에는 반트럼프진영이 막강하고, 트럼프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트럼프를 자꾸 흔들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북미 간, 남북 간의 평화프로세스가 흔들리고 있지만, 제가 볼 때는 김정은의 3~40년 집권 야심은 경제발전을 통해 이룬다고 하는 결심이 서 있는 것 같아요. 더욱이 북미 간에만 되는 게 아니라 시진핑, 푸틴도 있고 아베도 있고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의지가 있기 때문에... 사실 지금 변수에 청와대도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연내에 회담을 해서 또다시 북미 간에 협상동력을 끌어내려고 할 것인지, 제가 볼 때는 우리 청와대가 좀 더 그런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어요.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을 통해 오히려 북미간 대화를 다시 한 번 끌어내는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양 : 그렇게 우리 정부는 물꼬를 트려고 하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실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홍 : 네 감사합니다.

양 : 세종연구소 홍현익 외교전략연구실장님과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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