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 오늘의 이슈

● 출 연 : 정선주(탐라도서관 사서)

● 진 행 : 이선화 앵커

● 2018년 11월 5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오늘의 이슈

[이선화] 2018년 올해는 ‘책의 해’입니다. 책을 많이 읽어라, 책 속에 길이 있다. 저는 책 속에서 길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한 때는 책속에 그 수많은 글자가 말장난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요.

그런데요, 언제부턴가 책속에 있다는 그 길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특히 마음이 힘들 때, ‘실패’라는 감정을 느끼게 될 때 그 길이 더 잘 보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오늘 아침저널에서는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하는데요. 탐라도서관 정선주사서 함께

했습니다.

[이선화]지난 10월 27일부터 ‘탐라전국지역출판도서전’이 마련됐다고 하는데 오늘이 행사 마지막 날이죠? 소개가 늦어서 아쉬움이 많은데요. 우선 어떤 행사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선주]네. 탐라전국지역출판도서전은 말 그대로 전국 각 지역에서 출판한 도서들을 한데 모은 도서전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출판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 출판사들이 모여있는 곳이죠, 바로 ‘파주시’와 ‘’서울시를 제외한 ‘강원, 경기, 경상, 전라, 제주, 충청’ 이렇게 여섯 군데 지역의 책들을 모았습니다.

여기 더해서, 개인의 생각을 가감 없이 담아낸 ‘독립출판물’과 요즘 관심이 뜨거운 ‘그래픽 노블’ 장르의 책들을 함께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평소에 우리가 접하기 힘들뿐,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책들을 도민들에게 소개하고자 기획한 도서전이에요.

[이선화]도민들의 반응이 어땠나요? 많이들 보러 오셨나요?

[정선주]네. 도서전 시작일인 지난 10월 27일부터 도서관을 오가는 이용자를 비롯한 많은 도민들이 찾아주셨습니다.

전시회가 열리는 도서관 로비 곳곳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 전시 책들을 읽고 계셨고요. 특히, 독립출판물과 그래픽노블 전시 서가에 관람객들이 오래 머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선화]프로그램을 살펴보니까 독립출판물 출판과정 전반에 관한 세미나도 있고, 독립출판물과 지역출판물 전시도 있고, 체험프로그램까지. 내용이 풍성하던데요. 이번 행사를 마련한 취지라면서요?

[정선주]네.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면 ‘마이너들의 힘’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할까요? 우리가 평소 인터넷 서점이나, 시중의 서점에서 접하는 책들은 거의 대형 출판사들의 책들이잖아요. 책의 제목도, 모습도, 장르도, 출판 흐름에 따라 거의 비슷하고요.

그런데 지역 고유의 색을 담은 지역출판이라든지, 개인의 재미있는 콘텐츠를 담아낸 독립출판물이라든지, 이런 분야의 책들은 정말 새롭고 다양하거든요.

또 단지 그런 새로움에 그치지 않고 진정성 있게 울림을 주는 부분들도 분명히 있고요. 그런 ‘소수의 가치’를 도민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이선화]최근 전국적으로 독립출판물에 대한 관심도 높고 그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고는 알고 있었는데, 우리 제주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정선주]네. 제주는 정말 뜨겁죠. 이런 출판과 관련해서는 전국에서도 굉장히 돋보이는 지역이에요. 일단, 제주에는 ‘제주출판인연대’라는 제주지역출판인들의 연대가 활발히 활동중이구요.

독립출판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서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독립서점과 동네책방의 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유통이나 판매에 그치지 않고, 직접 독립출판물을 제작하는 제작자들도 많아지고 있구요.

[이선화]요즘 북카페투어, 동네서점투어가 우리 제주의 새로운 여행 트랜드가 되고 있다고 하는데, 현재 제주도에 동네서점이 어느 정도나 되나요?

[정선주]네. 요즘 제주의 동네서점을 찾아 여행 오시는 분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동네서점 투어를 할 만큼 서점이 그렇게 많을까 궁금하시기도 할 텐데요. 현재 도내에는 일반 서점을 합해 총 70여개 이상의 서점이 있습니다. 일반서점과 동네서점을 구분하는 경계도 모호하지만, 일단, 교과 관련 학습지를 판매하는 곳을 일반서점이라고 한다면, 동네서점은 대략 50여 곳이에요. 정말 많은 숫자죠.

이런 동네서점의 형태도 다양합니다. 차를 함께 판매하는 북카페도 있고요, 다양한 소품을함께 판매하는 서점, 게스트하우스와 서점을 함께 운영하는 북스테이도 있죠. 그리고, 형태와 상관없이 ‘동네서점’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요소는 아마 서점 주인의 ‘취향을 담은 공간이라는 것일 텐데요. 동네서점에 있는 책들은 서점 주인의 취향에 따라 한 권 한 권 큐레이팅 된 책들이라는 점은 모두 같을 겁니다. 제주에 오셔서 동네서점을 찾는 분들도 아마 그런 매력 때문에 서점 여행을 하시는 거겠죠.

[이선화]제주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몸과 마음의 힐링’을 위해서 온다고들 하는데, 힐링과 독서. 참 잘 어울리는 조합이네요. 더욱 활성화됐으면 좋겠습니다.

화제를 바꿔서, 오프닝에서 ‘사서 정선주’씨라고 소개를 했는데 ‘사서’라는 단어가 저희 세대한테는 참 정겨운 말이거든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선주]아, 정겹게 느끼신다니 다행입니다. 도서관 ‘사서’라고 한다면 보통 어떤 일을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문득 궁금해지는데요. ㅎㅎ 제가 사서가 되기 전에는 ‘사서’를 생각할 때 막연히 도서관 자료실 안내데스크에서 책을 대출해주시는 분이라고만 생각했거든요.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나요? ㅎㅎ 네.

그게 어쩌면 저는 가장 사서다운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사서는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합니다. 도서관의 중심인 책을 수서하고, 구입하고, 분류법에 맞게 도서를 정리하구요.

도민들을 위한 인문학 강좌나 작가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기획하기도 합니다. 농어촌 도서관의 사서들은 먼 거리의 지역 주민들을 위해 직접 도서택배를 나가기도 하구요. 책 제공과 관련한 거의 모든 일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선화]도민들이 책을 어느 정도나 읽는지, 어떤 책을 좋아하고, 어떤 책을 많이 읽는지 가장 잘 아시는 분이네요?

[정선주]네. 그렇게 잘 파악하려고 노력중입니다.

[이선화]점점 종이책을 안 읽는다고 걱정에 목소리가 많은데 최근 우리 제주도민의 독서량은 어떻습니까?

[정선주]네. 먼저 종이책 관련에 답변을 드리자면, 처음 전자책이 등장하고 나서, 일각에서는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었잖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좀처럼 종이의 질감을 잊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도내 도서관 종이책의 대출권수는 매년 조금씩이라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거든요. 전자책 이용률도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종이책 이용률이 압도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주도민의 독서량은, 일단 작년 통계 치로 봤을 때, 전국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9.1권 입니다. 그에 반해 우리 제주도민의 연간 독서량은 8.6권으로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죠. 성인한 명이 1년 동안 9권의 책도 읽지 못하는 겁니다. 그런데, 전국에서 인구비율로 봤을 때 도서관과 도서 수는 제주도가 정말 높은 편이거든요. 도민 1인당 연간 증서수도 그렇고요. 도민들은 책이 도처에 있는 굉장히 이상적인 환경에서 살고 계십니다. 많이 이용해주세요.

[이선화]제 주변에도 세상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공공도서관에서 해결한다는 지인이 있어요, 저는 그냥 흘려들었는데 그 정도로 좋은 프로그램이 많습니까?

[정선주]네. 공공도서관은 아무래도 지역주민분들의 수요를 반영하려는 목적이 큽니다. 책을 구입할 때도 ‘희망도서 서비스’처럼 이용자가 읽고 싶은 책을 도서관에 요청하면, 도서관에서는 구입 기준에 따라 해당 책을 구입해서 신청한 이용자에게 먼저 대출해 드리고요.

지역별로 특색을 담은 프로그램도 운영해요. 탐라도서관 같은 경우엔 매달 주제에 맞는 책을 선정하고, 해당 작가를 초청해 강연회를 열구요, 1월 1고전 읽기, 철학의 시대 등 인문학 관련 강좌와 지역주민의 취미 소양을 위한 야간문화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요. 한경도서관과 같은 농어촌 도서관에서는 지역주민들의 원활한 교류를 돕기 위해 ‘북플리마켓’과 같은 행사도 진행하구요.

[이선화]공공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요?

[정선주]네. 도내의 열다섯 군데 도서관 소식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공공도서관 통합 홈페이지가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창에서 해당 도서관 명을 검색하시면 바로 통합홈페이지로 들어가 보실 수 있어

요. 참고로, 탐라도서관은 인스타그램 페이지도 운영 중이니 꼭 검색 바랍니다.

[이선화]끝으로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서요?

[정선주]네.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문턱을 가진 곳이 ‘공공도서관’이라고 합니다. 정말 누구나 쉽게 아무 조건 없이, 그냥 오갈 수 있는 곳이잖아요. 제주도에는 이런 공공도서관이 교육청까지 합하면 스물 한 곳이나 됩니다. 전국에서도 이렇게 인구 대비 도서관이 많은 곳이 없거든요. 천혜의 자연환경과 천혜의 독서환경을 가진 제주에 살고 계시는 도민 여러분, 공공도서관 정말 많이 와주시고, 책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내년 통계에서는 제주 도민 독서 인구가 가장 많아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이선화]우리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탐라전국지역출판도서전, 오늘이 행사 마지막 날이라고 합니다. 아쉽기는 하지만요 오늘이라도 가셔서 ‘책의 향기’에 한번 흠뻑 빠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좋은 이야기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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