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윤 감초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 법제이사)

● 출연 : 김재윤 감초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 법제이사)
● 진행 : 박찬민 BBS 기자

(앵커멘트) 다음은 주간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에는 부산시한의사협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주고 계시는데요. 오늘은 부산광역시 한의사회 법제이사를 맡고 계시고 반여3동에서 감초한의원을 운영하고 계시는 김재윤 원장님과 함께 '치질의 한의학적 치료와 관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재윤 원장님 안녕하세요? 감초한의원 원장 김재윤 입니다. 


질문1)치질, 흔히 들어본 질환인데요.구체적으로 어떤 병인가요? 

-흔히 ‘치질’이라는 말은 항문과 항문 주위에 발생하는 질환을 폭 넓게 부르는 말로, 항문이나 하부 직장의 정맥총이 커지거나 늘어나서 덩어리를 형성한 상태인 ‘치핵’, 항문의 점막이 찢어진 ‘치열’, 항문의 염증으로 인해 항문 주위에 구멍이 생긴 ‘치루’ 등을 두루 포함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치질은 가장 흔히 나타나는 ‘치핵’을 일컫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치질’ 과 ‘치핵’을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가 흔히 부르는 ‘치질’은 ‘치핵’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2) 여기서 말하는 ‘치질’은 ‘치핵’이 되겠군요?

-네 , 그렇습니다. 정확한 용어는 ‘치핵’이 되겠습니다. 

질문3)그렇군요. 치핵은 어떻게 해서 생기는 건가요? 

-치핵은 항문이나 직장의 정맥 혈관의 압력 증가가 구조적인 이상을 야기 시켜 발생합니다. 변비나 설사 등 배변 시에 과도한 힘을 주거나, 장시간 변기에 앉아 있을 경우에 혈관의 압력이 증가하여 주로 발생하게 되며, 비만이나 임신, 출산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며,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경우, 지나친 음주 등 항문 주위의 혈관이 늘어나게 할 수 있는 여러 요인들이 치핵의 원인이 되며, 이러한 요인들이 기존의 치핵을 악화 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항문 자체의 해부학적 이상이나 가족력도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질문4) 치핵의 원인이 다양한데요. 그렇다면 치핵의 증상은 주로 어떻습니까? 

-치핵의 증상은 출혈과 탈항 그리고 항문의 불편감과 통증, 항문 주위의 가려움증 등이 있습니다. 배변 후에 화장지나 변기, 대변 등에 피가 비치거나 항문 주위에 덩어리가 만져지는 증상이 흔히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치핵의 종류에 따라서 조금씩 증상의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핵의 종류를 파악하여 치료를 해야합니다.

질문5)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가 있고, 각각의 증상은 또 어떻게 다른가요? 

-흔히 치핵은 덩어리가 생기는 위치에 따라서 먼저, 항문의 빗살무늬 조직을 ‘치상선’이라고 하는데 치상선 위쪽, 즉 항문 안쪽에 생기는 치핵을 ‘내치핵’, ‘치상선’ 아래쪽, 즉 항문 바깥쪽으로 덩어리가 나와 있는 치핵을 ‘외치핵’, 마지막으로 내치핵과 외치핵이 동시에 존재하는 ‘혼합치핵’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게 됩니다. 

‘내치핵’의 경우에는 주로 ‘출혈’과 ‘탈항’이 주증상이 됩니다. 치상선 위쪽의 조직은 점막조직이라서 치상선 아래쪽의 피부조직에 비해 느슨하기 때문에 변을 볼 때 힘을 주게 되면 치핵이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는 ‘탈항’ 증상이 생기기 쉽습니다. 이때 점막조직에서 출혈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점막조직은 피부조직과는 달리 감각신경이 없어 대부분은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치핵’의 경우에는 주로 ‘통증’과 ‘췌피’가 주증상이 됩니다. 치상선 아래쪽은 피부조직이라서 치핵이 발생하는 경우에 통증이 동반됩니다. 내치핵에 비해 출혈은 없거나 적은 편이며, 탈항도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신 치핵 덩어리가 커지면서 늘어난 피부가 만져지는 ‘췌피’라는 것이 생깁니다. 이로 인해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합치핵’은 내치핵 과 외치핵이 복합적으로 있는 형태로서, 앞에서 말씀드린 내치핵의 증상과 외치핵의 증상이 모두 혼합되어 나타나게 됩니다. 

질문6)흔히 치질이라 하면 병원에 가서 수술하는 걸로 주로 알고 있는데요. 수술하지 않고 치료가 가능한가요? 

-일반적으로 치핵은 좀 불편하게 지내다가 탈항이나 통증, 출혈 등이 심하면 병원에 가서 수술하는 것으로 많이들 알고 계십니다. 

그렇지만 초기, 중기의 증상이 심하지 않고 당장 수술을 해야 할 정도가 아닌 경우에 그냥 불편함을 감수하며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수술이 불가피한 영구적인 탈항 이나 아주 심각한 정도의 치핵을 치료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이 필요한 상황까지 가지 않고 치료 가능한 시기의 치핵을 침, 약침, 한약 등으로 치료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술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이나 불편함을 줄여주며 재발을 방지하는 쪽으로도 한의학적 치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질문7)한의학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치료하는가요? 

-한의학에서는 치질과 관련된 경락의 침 치료를 통해 기혈 순환을 개선시켜 통증을 잡아주며, 여러 증상들을 개선시켜 줍니다.  약침을 통해 통증을 완화하고, 항문 주위나 골반저 근육들을 강화 시켜주고, 각종 염증을 완화시킵니다. 

또한 한약을 통해서 탈항, 출혈, 통증 등의 기본적인 증상들을 모두 완화 시키고, 재발 방지를 위해 변비 나 설사 등의 기본적인 몸의 상태를 변화시켜 근본적인 치료에 도움을 주게 됩니다. 
  
질문8) 치핵에 좋은 생활습관이나 평소 치료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치핵 예방과 치료 및 관리에 있어서 두 가지 철칙을 꼭 지켜주시기를 권합니다. 

첫째, 올바른 배변자세입니다. 

변을 보실 때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직각으로 앉아서 변을 보지 마시고, 양 팔꿈치를 무릎에 대고 허리를 숙여서 변을 보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똑바로 앉아서 변을 보면 팔꿈치를 무릎에 대고 허리를 숙여서 변을 볼 때에 비해 약 4배 정도의 복압이 더 필요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치핵의 발생 위험이 커지게 될뿐더러, 변을 보는데 힘이 들고 변을 보는 시간도 길어지게 됩니다. 

둘째, 배변시간 엄수입니다. 

배변시간은 가급적 5분 이내에 보시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잔변감이 있더라도 10분을 넘기지 않고 일어나시는 것을 권합니다. 

이 두 가지 이외에도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시고, 시계방향의 배 마사지, 휴지의 사용보다는 샤워나 비데의 사용 또는 좌욕 등을 하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좌욕의 경우, 의자에 앉은 자세나 탕 속에 앉은 자세로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쪼그리고 앉아서 세수 대야에 하시는 것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물 온도는 약 40도 정도가 좋습니다. 

질문9)끝으로 당부 말씀 부탁드립니다. 

-흔히 치질은 초기에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고, 심해지면 수술하는 질환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로인해 초기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참고 생활하게 되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하지만 최근, 한의학적 치질 치료가 초기, 중기의 치핵에 있어서 치료 효과의 탁월함이 각광을 받으면서, 항문 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환부의 노출을 최소화 하며 자연스럽게 치핵의 크기가 감소되며, 통증이나 출혈, 탈항, 변비 등의 증상이 개선되는 한의학적 치료가 항문 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고 있으니, 가까운 한의원을 방문하여 상담을 꼭 받아보시고, 치료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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