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작가와 문학작품에 나타난 인물들의 삶을 불교와 장자의 시각에서 풀어낸 에세이가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용선 박사의 “장자, 고뇌하는 인간과 만나다”를 김봉래 기자가 소개합니다.
거울 같이 비추는 고결한 눈을 가진 이상한 미덕의 프리모 레비부터
아름다움을 캐내는 눈을 가진 투명한 시심, 알퐁스 도데.
꿈같은 세상, 꿈처럼 풀어내는 이야기 마술사, 가브리엘 마르케스.
이해하고 또 이해하려는 깊은 마음의 눈, 엔도 슈사쿠.
그리고 부조리한 세상에 의미를 찾아 고뇌한 영혼, 알베르 카뮈까지
‘장자, 고뇌하는 인간과 만나다’는 정용선 박사가 서양 작가 5명과 그 작품에 나타난 인물들의 삶을 장자와 선불교의 통섭된 시각에서 풀어낸 첫 시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고뇌하지 않으면 인생의 의미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저자는 주인공이 삶의 고뇌를 어떻게 겪어내고 이겨냈는지 집중 탐구한 결과물을 선보였습니다.
(인서트1) 정용선/ 장자철학 전공 박사
“아파보지 않은 자가 보는 세상과 아픔을 겪고 이긴 자가 바라보는 세상은 다른 것 같아요. 알퐁스 도데가 굉장히 많은 아픔을 겪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고 어떻게 구체적으로 승화시켰을까 관심을 갖고 작품을 유념해서 보긴 했는데, 그게 어느 날 갑자기 써진 거죠”
부엔디아 가문 100년의 이야기를 다룬 마르케스는 불교의 공사상과 장자의 나비의 꿈을 잘 풀어냈고, 세상이 부조리함을 자각하는 카뮈의 인식은 사성제의 고성제와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배교한 기독교인, 즉 가쿠레 기리시단의 마리아 관음 신앙은 선악 따위를 이분법적으로 가르는 인간이나 구약의 심판하는 하느님이 아닌, ‘하늘’의 입장에서 있는 그대로를 봐주는 관세음보살 같은 존재를 그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서트2) 정용선/ 장자철학 전공 박사
“제대로 된 관계망은 상정(相正)이 아니라 상존(相尊), 서로를 존중하면서, 스스로 올바르게 될 것, 자정(自正)입니다. 거기에 맡겨라. 이게 장자가 권하는 방식인데, 그게 대단히 엔도 슈사쿠나 여러 작가들에게서 그런 점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책을 끼고 살았지만 시류에 흔들리는 등 고뇌할 수밖에 없었던 저자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와 정신세계도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이 시대의 대강백인 무비스님이 풀어 쓴 김시습의 법성게 선해가 나왔습니다.
화엄의 요체를 210글자로 표현한 의상스님의 법성게를 선의 이치로 풀어낸 매월당 김시습, 설잠스님의 ‘화엄일승법계도주’를 무비스님이 우리말로 풀고 강설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BBS NEWS 김봉래입니다.
영상취재: 장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