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이전 모습으로 복원·정비...내년도부터 2025년까지 280억원 투입

▲ 일제강점기 중앙선 철로 개설을 이유로 훼손된 임청각. 경북도 제공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1858∼1932) 선생의 가옥이자 항일독립투사 9명을 배출한 안동 임청각(보물 제182호)이 일제강점기 이전의 모습으로 복원·정비하는 청사진이 나왔습니다.

문화재청과 경상북도, 안동시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280억원을 투입해 일제가 1941년 중앙선 철로 개설을 이유로 훼손한 이전의 임청각과 그 주변을 복원한다는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1763년 문집 ‘허주유고’ 속 그림인 ‘동호해람’, 1940년을 전후해 촬영된 사진과 지적도 등 고증이 가능한 자료를 근거로 종합적인 복원·정비계획을 마련했습니다.

임청각 종합정비 조감도. 경북도 제공

멸실된 임청각의 분가(출가한 자식들의 가옥) 3동을 35억원을 들여 복원하고, 철도개설로 훼손된 주변지형과 수목, 나루터 등은 22억원을 들여 옛 모습에 가깝게 복원합니다.

또 임청각 진입부에는 석주 이상룡 선생의 독립정신을 기리고 그 뜻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70억원을 투입해 기념관을 건립하고, 23억원을 편성해 주차장, 화장실 관람로, 소방시설 등도 재정비합니다.

다만 임청각 앞마당을 가로지르고 있는 중앙선 철로의 이전과 철거는 2020년까지 예정된 점을 고려해 먼저 기본설계·실시설계·토지 매입·발굴조사를 진행한 뒤 철로 철거 이후인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웨손 건물 복원, 지형과 경관 복원, 편의시설 설치 등을 차례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임청각 종합정비계획 마스터플랜. 경북도 제공

경북도는 임청각 복원·정비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문화재보호구역 확대 조정안을 지난 8일 관보에 공고했고, 주민의견을 수렴한 후 오는 12월까지 고시를 마칠 예정입니다.

임청각은 조선시대 형조좌랑을 지낸 고성이씨 이명이 중종 10년(1515년)에 처음 건립한 주택으로, 이상룡 선생이 1911년 임청각 등을 처분해 만주로 떠나 독립운동에 투신하자 일제는 임청각 정기를 끊으려고 마당 한가운데로 철길을 냈습니다.

석주 이상룡 선생의 조상인 고성 이씨 허주 이종악(1726~1773)이 발간한 문집 ‘허주유고’ 속에 임청각과 그 주변 전경을 묘사한 그림인 ‘동호해람’. 경북도 제공

임청각 복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언급했으며, 올해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회 출범식 등에서도 일제에 의해 훼손된 임청각의 옛 모습 복원사업 추진 필요성을 언급하며 본격화 됐습니다.

김병삼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임청각이 국민주권을 회복하고 독립정신을 기리는 살아있는 장소로 미래세대에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복원·정비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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