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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

*앵커 : 양창욱 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인터뷰 오늘]

양 : 제 또래에겐 영원한 로망이죠, <영웅본색>의 주윤발 씨. 60이 넘어도 여전히 멋있는 이 배우가 8천억 원이 넘는 '통 큰 기부'를 해서 연일 화제입니다. 주윤발 씨를 직접 만나볼 순 없고요. 대중문화평론가 하재근 씨 전화연결돼 있습니다. 평론가님 나와 계시죠?

하 : 네, 안녕하세요.

양 : 네, 우선, 주윤발 씨가 어떤 계기로 이렇게 통 큰 기부를 하게 된 겁니까?

하 : 주윤발 씨가 당장 기부를 한 게 아니라 재산이 8천 백억 원 정도 되는데, 앞으로 재산을 어디 가져가거나 상속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 나중에 세상을 떠날 때가 되면 사회에 환원하겠다, 그렇게 약속한 겁니다.

양 : 그러니까 나중에... 전체적으로 보면 결국 기부가 되는 거군요.

하 : 네, 주윤발 씨의 부인도 이미 기부단체를 설립해서 이미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는 그런 얘기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양 : 그렇군요. 그런데 8천억 원이 넘는 재산, 물론 주윤발 씨가 인기 배우이고 돈을 많이 벌었겠습니다만, 그렇다하더라도 상당한 재산입니다. 돈을 많이 벌었네요?

하 : 주윤발 씨의 부인이 원래 싱가포르의 부유한 사업가 집안의 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분이 투자에 재능이 있는...

양 : 아, 돈을 잘 굴리셨군요... 주윤발 씨 부인이.

하 : 네. 아마 부동산 쪽에 투자를 많이 한 것 같은데 홍콩 부동산이 폭등했잖아요. 그러다보니 일종의 부동산 재벌이 된 게 아닌가. 그렇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보통 이렇게 돈을 많이 가지신 분이, 우리나라에서는 돈을 어떻게 하면 계속 보존해서 굴리고 자손들한테 상속할까 이런 쪽으로 주로 많이 생각하시는데, 이 엄청난 재산을 다 기부한다는 식의 얘기는 거의 못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주윤발 씨 같은 경우는 재산이 1조 가까이 되는 데도 그걸 몽땅 사회에 환원한다고 하니까 화제가 되는 거죠.

양 : 그러니까요. 말하고 듣기는 쉬워도, 결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평소 그렇게 검소한 생활을 하신다면서요? 주윤발 씨가?

하 : 네. 평소 한달 용돈이 우리나라 돈으로 11만원, 12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지하철 타고 다니고, 유명한 사람이 지하철 타고 다니면 굉장히 귀찮은 일들이 많이 생길 텐데 그걸 다 감수하고, 사진 찍어 달라는 사람 있으면 다 사진 찍어주고, 특히 휴대전화를 17년이나 썼다고 합니다. 고장 나서 결국 바꾸고. 또 이런 유명한 배우 같으면 전문의상실 이런 데서 옷 등을 살 것 같은데, 일반 사람들이 많이 가는 평범한 마트에서 가장 싼 옷들, 그런 것들을 산다고 하죠. 얼마 전에 또 보도가 나온 게, 올 여름에 태풍이 왔었잖아요. 홍콩에서 강풍에 나무가 쓰러지고 그런 일이 있었는데, 강풍이 부는 가운데 어떤 아저씨가 길거리에서 쓰러진 나무를 치우고 있었다는 거예요. 네티즌들이 길을 가다 보니까 얼굴이 주윤발이더라, 그래서 확인을 해보니 역시 주윤발이 맞았다고 합니다. 이런 식의 미담이 파도 파도 나오고 있습니다.

양 : 참 잘생기신 분이, 이러 어마어마한 미담까지... 그런데 이렇게 엄청난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이유가 밝혀졌나요? 왜 이렇게 기부를 하시겠다는 겁니까?

하 : 특별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뭐라고 얘기했냐면, 그 돈은 내 것이 아니다, 돈은 행복의 원천이 아니다, 사람은 돈을 얼마나 벌고 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평화적인 사고방식을 유지하고 걱정없이 사는 게 중요하다, 내 꿈은 행복하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다... 이런 식의 인생관을 얘길 했습니다. 주윤발은 정말 특이한 게 80년대 <영웅본색>으로 어마어마한 스타가 됐잖아요. 그 직후에 결혼을 했는데 결혼식 예식 비용으로 몇 만원밖에 안 썼다고 하고, 우리나라 경우는 이렇게 돈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가진 분이면, 항상 그것을 상속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거든요. 그런데 주윤발은 부인이 과거에 유산을 했는데 그 때 부인이 힘들어하는걸 보고 더 이상 부인을 힘들게 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합니다. 그래서 아이를 안 갖고 아이가 상속할 가능성조차 안 만드는 거죠. 그러면서 이 재산은 영원히 내 것이 아니라 잠시 나한테 머무르고 있는 것뿐이다, 내가 세상을 떠날 때 환원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양 : 그렇군요. 내 것이 아니라 잠시 보관하고 있을 뿐이다... 불교적 사상이나 철학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알겠습니다. 평론가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하 : 네 감사합니다.

양 : 말씀 고맙습니다. 대중문화평론가 하재근 씨와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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