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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주 풍천초, 대안학교인가(?)토착민보다 이주민들의 학생 수 앞질러…위장전입 부작용도
이병철 기자 | 승인 2018.10.15 18:41
풍천초는 학생들이 한 악기를 능숙하게 연주하기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주말,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 곁에 오랜만에 앉아 고민상담 TV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를 시청하게 됐다.

그런데 TV ‘삼매’ 빠졌던 딸아이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무슨 고민 있느냐”는 의도 질문에 사춘기에 접어든 딸아이가 그제 서야 “내 친구, 유미(가명)라는 친구가 ‘매일같이 죽고 싶다’고 털어 놓는다”고 충격적인 고민 상담을 해 왔다. 딸아이는 “다문화가족인 유미가 엄마로 인해 괴로운데 ‘안녕하세요’ 프로그램에 유미의 사연을 보내고 싶다”는 것.

그러던 차, 지난 15일 제주시 표선면의 농촌학교인 ‘풍천초등학교’에서 ‘다혼디배움학교’ 운영 현장 취재가 있어 동행했다. 전형적인 농촌일수록 다문화가정 비율이 도심에 비해 2배가량 높다. 다문화 가족 자녀의 학교폭력이나 왕따 등 피해사례가 많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출발했다.

풍천초등학교 전체 학생 수는 84명이다. 6학년이 4명이지만 5학년부터 학년이 내려갈수록 그 숫자는 늘어난다는 점이다. 학년별 평균 학생 수는 18명으로, 지난 2012년 폐교 위기까지 갔던 학교가 지역주민들이 공동빌라를 짓고, 타지방의 이주민이 늘어나면서 다시 활기를 찾았다.

풍천초는 서울동답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다양한 교류체험을 실행하고 있다.

풍천초는 다혼디배움학교은 물론 소프트웨어교육 선도학교로 3차례나 지정되면서 도심 학생들의 부러움 대상이자, 역차별을 받는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풍천초 주변엔 사설학원이 없다. 학교의 운영 방침이 ‘책을 많이 읽고, 한 악기 능숙하게 연주하기, 많은 스포츠 기능 연마 등’ 이를 ‘전통교육 6년의 기적’이라 표현했다.

학생들은 승마와 수영, 볼링 등 자유자재로 배웠고, 최근 토론 문화로 뜨고 있는 ‘하브루타’ 전문가 초청 연수, 지난 2016년 서울동답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통한 교류 체험, 더 나아가 학생들이 직접 영화를 제작해 영화제에 참가하기도 했다.

자녀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자연환경에, 질 높은 교육 프로그램 등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삭막한 도심을 떠났던 부모들에게 ‘풍천초’는 최고의 학교였다.

현재 풍천초 다문화가족 학생 수는 3명으로 다른 농촌 학교보다 절대적으로 적다. 또한 토착민의 자녀수를 이주민들의 학생수가 앞지른 지 이미 오래다. 그에 따른 부작용도 뒤따랐다. 이주민 학부모들의 교육열(?)로 위장전입이 증가하고, 농촌에서도 아이들을 학교 앞까지 차량으로 태워다주는 일이 흔해졌다. 이는 풍천초처럼 농촌지역 학교의 빈부 격차가 심화되는 것은 제주교육계가 떠안아야 할 또 다른 짐이다.

‘성장하는 교실’, “나는 잘하고 있다. 나는 나만의 장점이 있다. 나는 매일 모든 면에서 성장하고 있다.” 광고 문구 같은 이 글은 풍천초 5학년 교실에 붙여진 급훈이다.

인간미 넘치는 환경을 갖춘 학교이기보다 다양한 재능을 갖춘 ‘만능엔터테이너’를 양성해 내는 학교는 아닌지 되돌아 볼 시기이다.

폐교 위기였던 더럭분교가 최근 초등학교로 승격된 것은 지난 2005년 시작한 다도명상에 있다고 본다. 매주 월요일 1교시 재량수업 시간에 아이들의 인성을 길러주던 다도명상은 자기 중심의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도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줬기 때문이다.

하브루타 수업을 하고 있는 풍천초교 5학년 학생들.

 

이병철 기자  taiwan08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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