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원장 당선 이후 처음으로 대중 강연을 펼쳤습니다.

원행 스님은 강연을 통해 조선 왕실의 불교 탄압에 정면으로 맞서 교단을 지키려 했던 처능 스님을 조명하고 불교 역사 바로 세우기를 강조했습니다.

정영석 기잡니다.

 

조선의 18대 왕인 현종이 불교를 탄압하자 상소문 형식의 '간폐석교소'를 올린 백곡 처능 스님.

8150자로 이뤄진 간폐석교소는 조선의 모든 상소문 가운데 가장 길고 분량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오늘 '문정왕후와 백곡 처능의 호법활동'을 주제로 봉은사에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 강연자로 직접 나서 처능 스님의 생애와 정신을 재조명했습니다.

원행 스님은 간폐석교소를 보면 처능 스님의 불교 수호 의지가 분명하게 담겨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원행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백곡 처능 스님은 대문장가이면서 선교와 내외전을 겸비한 학승이고 고승이었습니다 현종에게 간폐석교소를 올려서 봉은사와 봉선사 철폐를 막았습니다.]

원행 스님은 학술 자료집을 통해 당시 현종이 강남 봉은사와 남양주 봉선사 등을 폐쇄하려 했고, 스님을 모두 환속시키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종의 가혹한 폐불정책 속에서 처능 스님이 상소 제출이라는 방법으로 부당성을 주장하려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간폐석교소에는 폐불의 이유로 거론되고 있는 사항들에 대한 처능 스님의 반박 담론이 조목조목 담겨져 있다고 원행 스님은 말했습니다.

[원행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백곡 처능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너희 유생들의 부인들이 그러면 전부 밭에 나가서 길쌈하고 모심고 김매느냐 그 말입니다.]

15세 때 속리산 법주사로 출가한 처능 스님은 쌍계사를 찾아가 당대 최고의 고승인 벽암 각성 스님의 제자가 됩니다.

이후 1680년 전북 김제 금산사에서 닷새간 대법회를 열었고, 같은 해 7월 금산사에서 세수 64세, 법랍 49세로 원적에 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행 스님은 처능 스님과 관계된 전국의 사찰은 상당수에 달한다면서 강남 봉은사 역시 그중에 한 사찰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원행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이곳(봉은사)에서 시를 읊고 노래했던 시인과 묵객은 수천, 수만이 넘고 이런 칭찬을 '봉은사 중수기'와 '대각등계집' 등에 쓰셨습니다 그래서 봉은사가 얼마나 큰 국찰이었는지를 우리가 알 수가 있습니다.]

원행 스님이 펼친 첫 대중 강연의 주제는 '호법승 처능'이었습니다.

처능 스님의 활동과 업적에 대한 종단 차원의 재조명 사업이 본격 추진될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

서울 봉은사에서 BBS NEWS 정영석입니다.

(영상취재/김남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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