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에서 '절구통 수좌'로…한국불교 정화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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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통합종단의 초대 종정을 지낸 효봉 대종사의 열반 52주기 추모 다례재가 조계총림 송광사에서 봉행됐습니다.

참석 대중은 스님의 가르침을 따라 부단히 수행 정진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보도에 광주BBS 진재훈 기잡니다.

 

 

한국불교의 청정수행 가풍과 대한불교조계종의 초석을 다진 효봉스님.

스님의 열반 52주기를 맞아 10일 조계총림 송광사에서 추모 다례재가 봉행됐습니다.

이 자리에는 제21교구 본말사 스님들과 문도스님, 불자 등 200여 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해 생전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겼습니다.

문도스님들과 대중스님들의 헌향과 헌공, 헌다가 진행됐고 추모사도 이어졌습니다.

[인서트] 도성스님 / 부산 태종사 조실

("늘 참 친 손자상좌보다도 내가 이제 좀 먼 사람이 곁에 와있는 것도 좋은지 늘 오라고 그래서 큰 스님 시봉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특히 이번 추모 다례재에서는 50여년 전에 효봉 스님의 입적을 추모하며 만들어진 노래 ‘효봉스님 가신 날’이 서울 법련사 합창단의 음성공양을 통해 선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현장음]

이 추모곡은 그동안 세간에 알려지지 않다가 효봉스님의 손상좌인 현호스님이 법련사 합창단에 의뢰하면서 스님의 50주기 추모재부터 불려지게 됐습니다.

[인서트] 조은영 / 서울 법련사 불일합창단 단장

("효봉스님 입적하신 그 해에 만들어진 곡인데 여태 발표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50주기 때 우리 현호스님께서 저희들에게 부탁을 하셔서 50주기부터 지금까지 해마다 해온 곡입니다.")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도 인사말을 통해 스님의 업적을 계승해 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인서트] 진화스님 / 조계총림 송광사 주지

("이 도량을 수행도량으로 잘 가꾸어서 또 후배들에게 이 도량에서 수행에서 큰 도가를 이룰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하겠습니다.")

스님은 일제강점기 세속화 되고 타락 조짐을 보인 승단을 바로잡기 위해 동산, 적음, 청담, 금오, 경산스님과 함께 불교정화운동의 깃발을 들어 올렸습니다. 

판사 출신의 선승으로 잘 알려진 스님은 일본 와세다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조선인 최초로 판사가 됐습니다.

하지만 스님은 재판 과정에서 조선인 피고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밖에 없던 자신의 처지에 회의를 느끼고 판사직을 내려 놨습니다.

이후 집을 떠나 참회하는 마음으로 3년간 엿장수를 하며 떠돌다 38살에 금강산 신계사에서 석두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습니다.

가야총림 해인사 초대 방장으로 추대된 스님은 한번 화두를 들고 앉으면 좀처럼 일어설 줄 몰랐던 치열한 용맹정진으로 절구통 수좌로 불렸습니다. 

스님의 상좌로는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을 지낸 구산스님과 일각스님을 비롯해 무소유의 수행자로 존경받는 법정 스님과 원로의원 법흥스님, 고은 시인 등이 있습니다.

스님은 지난 1966년 10월15일 오전 10시 밀양 표충사 서래각에서 세수 79세, 법랍 42세의 일기로 원적에 들었습니다.

오늘날 한국 불교의 선수행의 가풍과 기틀을 다진 선승으로 참선 수행과 지계, 절약 정신으로 수행자의 표상이 됐던 효봉스님.

생전 스님이 남긴 커다란 발자취는 후학들의 가슴에 여전히 살아 숨쉬면서 참된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되고 있습니다.

BBS뉴스 진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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