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정몽헌 회장의 사망으로 앞으로 대북 경협 사업뿐만 아니라
현대그룹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조문배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1. 먼저 정몽헌 회장의 사망이
바로 주식시장에 충격으로 반영됐죠?

어제 종합주가 지수는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갑작스러운 투신자살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전날보다 8.72포인트가 빠진
718.54로 마감됐습니다.

하락 종목은 오른 종목 수의 2배가 넘는 532개며,
보합은 69개에 그쳤습니다.

특히 정 회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과 현대상사는 각각 8.72%와 8.33% 급락했습니다.

또 지분 관계가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증권 등도
5% 안팎으로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정몽준 의원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장 초반 약세를 기록했다가 강세로 돌아섰습니다.

증권 분석가들은
현대 문제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단기 악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 지금 관심이 가는 부분이 현대그룹의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네, 현대는 지난 2천년 이른바 왕자의 난 때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그리고 현대건설 중심의 현대그룹으로 재편됐습니다.

그러나 현재 정몽헌 회장 계열의 주력회사인
건설과 전자는 이미 지분이 모두 정리됐거나 매각된 상태여서
사실상 그룹의 영향권에서 멀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심각한 것은 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적자 또는 자본 잠식상태로
제대로 흑자를 내는 회사가 거의 없는 상태여서
정몽헌 회장은 자금압박을 내내 시달려왔습니다.

대북사업을 주도해온 현대아산은
지난 99년 출범 이후 4천 5백억원의 자본금을
모두 까먹은 상태입니다.

현대아산은 올 들어 정부의 금강산 관광 경비 지원이 끊겨
2백억원의 정부 지원금이 없을 경우 부도가 날 수 있습니다.

이밖에 현대투신 등 3대 금융회사는 모두 매각할 방침입니다.

김윤규 사장이 일단 현대아산 운영은 맡겠지만
구심점을 잃은 현대그룹이 독립경영체제로 가면서
해체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3. 그러나 대북사업은 정씨 일가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어서
현대가에서 어떤 형태로든 지원이 있을 것 같은데요?

네, 그런 시각이 많습니다 .

그러나 당장은 당장 만성적자를 벌이고 있는 대북사업을
어느 정도 조정하는 시간을 갖지 않을까 싶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정 회장을 자살을 계기로
현대그룹들이 대북사업의 부담에서 벗어나
구조조정과 경영 정상화에 전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단 정몽헌 회장만큼 열정을 갖고 있는 인물이 없고
북한과의 대화창구를 마련할 중심이 없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정몽구 회장이
직원들을 연수차 금강산 관광에 보낼 계획을 세웠던 것처럼
현대가는 자존심 회복차원에서도
대북사업을 그만 두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위해 형제들이
현대그룹의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벌써부터 금융권에서는 현대그룹의 지분변동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특별팀이 구성돼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만 해도 주요 주주들이 외국인들이어서
대북사업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


4. 끝으로 정몽헌 회장의 죽음에
특히 경제계의 충격이 컷을 것 같은데요,
경제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전경련은 개성공단 사업 등
남북 경협에 크게 기여한 정 회장의 타계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하고
앞으로 현대의 남북경협이 결실을 맺도록
경제계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발전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온
고인의 사망 소식에 충격과 애통함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사태가 남북 경협을 저해하지 않고
중소기업 발전과 남북 평화 정착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삼성과 엘지 등 주요 그룹들도
정몽헌 회장의 투신 자살 소식에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이런 것은 공식적인 입장이고
실질적으로는 정몽헌 회장이 정치권의 이해다툼에
희생됐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

이에 따라 앞으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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