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 위원장 “유네스코 등재에는 시민의 이해와 관심 필요”

● 출연 : 이원호 달성토성.경상감영.대구읍성 유네스코 등재 추진위원회 위원장

● 앵커: 박명한 대구BBS 방송부장

[박명한] 달성토성과 경상감영, 대구읍성은 지역의 애환을 간직한 문화유산인데요. 이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민간차원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파워인터뷰, 오늘은 달성토성.경상감영.대구읍성 유네스코 등재 추진위원회 이원호 위원장을 만나보겠습니다. 이원호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이원호 추진위원장] 네, 안녕하십니까?

[박명한] 지난주에 창립총회를 가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달성토성.경상감영.대구읍성 유네스코 등재 추진위원회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이원호 추진위원장] 네 9월 8일, 지난주 목요일 많은 시민들이 참석하신 가운데 저희가 창립 총회를 가졌습니다.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데 대해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저희 단체가 이름이 상당히 긴데요. “달성토성, 경상감영, 대구읍성 유네스코 등재 추진 위원회”입니다. 이름이 긴만큼 저희 뜻은 다 들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대구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달성토성과 경상감영, 그리고 대구읍성을 배우고 널리 알리고 보존하며, 종국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박명한] 달성토성, 경상감영, 대구읍성이 갖는 가치, 어떻게 보십니까?

[이원호 추진위원장]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대구는 원래 대구, 즉 원대구의 확장판입니다. 그러니까 현재의 중구, 즉 구도심으로 예전에는 대구가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이런 중구에 소재하고 있는 달성토성, 경상감영, 대구읍성은 고대, 중세, 근대로 이어지는 대구의 역사, 중구의 역사가 아니라 대구의 역사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이 세가지 문화유산에 대해서는 좀 비중 있게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달성토성은 1800여년전, 그러니까 서기 3세기 후반 내지 4세기, 삼한시대에 만들어진 돌과 흙으로 된 토성입니다. 달성토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토성이면서 현재 남아있는 성 가운데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토성입니다. 인위적으로 만든 돌이나 석축, 계단만 없애면 거의 원형인데요. 창경궁을 창경원, 즉 공원으로 만들어 위상을 낮춘 것처럼 일제가 이런 의미 있는 사적지 위에 동물원을 얹은 격입니다. 다행히 달성토성의 중요성이 인식되어 동물원이 이전된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구요, 기왕 의사가 모아진 것이라면 빨리 추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경상감영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겠습니다. 경상감영이라는게 경상도를 총괄하는, 요즘으로 치면 도청사인데요, 원래 상주, 경주, 성주 등에 설치되었다가 1601년 선조 34년에 대구로 옮겨오게 되었습니다.

일제시대부터 해방 후까지 도청사로 쓰이다가 1970년부터는 공원으로 쓰이게 됩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대구 중앙에 있다고 중앙공원으로 불렸던 기억이 있는데, 뭐 많은 분들이 아직까지 중앙공원으로도 기억하시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경상감영도 달성토성, 대구 읍성과 함께 일제에 의해 파손이 된 우리 유적입니다. 원래는 지금 경상감영 공원보다 훨씬 넓은 부지에 여러 기관이 들어가있는 곳이었습니다. 지금 불리는 경상감영에서 감영이 도청사이구요, 지금 중부경찰서 자리에 부아라고 대구시청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지금 없어졌는데 동쪽에 진영이라고 군사업무를 보는 곳이 있었습니다.

대구읍이라고 하니까 대구는 옛날에 대구부가 아니었나 하시는 분도 계실겁니다. 여기에 읍은 행정구획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구요, 행정상 격과 관계없이 총칭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경읍, 부읍, 주읍, 군읍, 현읍 이렇게 쓰였다는 거죠. 즉, 대구 읍성이라는 건 대구직할시, 대구광역시와 같은 크기에 대한 개념보다는 대구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거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대구읍성의 사대문이 있었는데 이 사대문을 따서 서성로, 동성로, 북성로, 남성로 길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현재 남문이 동구의 망우공원에 복원되어 있는데요. 역사적으로 보면 상당히 당황스러운 복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고증이나 이런 부분이 아니라요, 남성로에 있으면 그래도 거리적으로 좀 인접한 곳에 있어야 하는데 이게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으니 맞지가 않다는 거죠. 물론 시민들도 이런 거리때문에라도 복원된 남문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시기 쉽지 않다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우리가 여러분들한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대구읍성이 실체가 남아있지 않은데, 유네스코 등재가 실질적으로 힘들지 않냐라는 것입니다. 저희도 대구읍성이 가장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보존이 잘 되어있는 유적지와 함께 다루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중구, 더 나아가 대구 시민들이 우리 지역을 더 잘 이해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개기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구 읍성 축조가 국채보상운동보다도 앞선 자주성의 상징인데요, 1601년 감영이 설치되고 130년간 읍성 없이 지낸 것은 병자호란 때 청나라와 맺은 정축약조 탓이 컸습니다.

그러니까 대구 읍성이 대규모로 축조된 것은 굴욕적인 약조에서 우리가 벗어났다 이런 상징입니다. 우리 대구 시민이라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명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요. 어떤 절차를 거쳐서 어떻게 결정이 됩니까?

[이원호 추진위원장] 유네스코 등재의 절차는 직선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게임처럼 첫판왕, 둘째판, 끝판왕을 깨면 게임이 클리어되는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풀어서 설명을 드리면 각 나라 정부가 우선 유네스코에 등재신청을 합니다. 그러면 유네스코에서는 아이코모스ICOMOS, International Council on Monuments and Sites, 즉 국제 기념물 유적 협의회에 자문을 의뢰합니다. 이어 ICOMOS가 의뢰받은 해에 현지조사를 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후, 다음해 1월에 등재할지 여부에 대한 회의를 하여 결정합니다. 그러면 이 결과를 받은 유네스코가 회의 결과를 고려해서 등재, 보류, 반려, 등재 불가를 결정합니다.

여기서 한국 정부가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을 할 때, 일년에 2개만 신청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우선 달성토성, 경상감영, 대구읍성을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해서는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등재신청을 했다가 반려되면 등재되기가 힘들기 때문에 등재 신청을 하기 전에 당연히 많은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제가 얼마 전 일본의 후지산을 잠깐 들른 적이 있습니다. 이 후지산도 2013년에 유네스코 자연 유산으로 등재가 되었는데요, 후지산에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많이 버리니까 유네스코에서 유산 등재를 취소하겠다고 까지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도 이들 유산을 등재하기 위해서는 우선 달성토성의 동물원도 치우고 원래 모습으로 복원하고, 복원 후 관리도 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한편, 아이코모스에서 등재 여부에 대한 권고를 할 때 가장 핵심적인 것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반영하였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이코모스 자체적인 판단도 있겠지만 그것을 밝혀주는 연구가 있다면 더욱 등재의 가능성이 높아지겠지요? 그것이 우리 추진위가 어디에 중심을 잡고 움직여야 할지에 대해서 잘 이야기 해 줍니다.

[박명한] 그렇다면 달성토성 등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서 추진위원회에서 하고 있는 일들, 어떤 것들입니까?

[이원호 추진위원장] 우리는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서는 “시민의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늘 이야기합니다. 관심이 국민들이 이를 등재하고 싶다는 희망을 표시하는 것이라면 이해는 방금 말씀 드렸던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반영하느냐에 대한 연구적 결과입니다.

유네스코 등재는 관, 학, 민이 유기적으로 도와가며 하나로 힘을 뭉치지 않으면 안되는 일입니다. 관은 유산을 복원, 정비, 보존하여야 하고, 학은 이들 유산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주장하며, 민은 하나로 힘을 모아 이것이 우리의 염원이다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 추진위는 그 중 민의 역할을 합니다. 관학민의 사이에 중심 연결고리가 되어 좋은 아이디어를 내밀고, 뒤에서 힘을 실어주는 중심 축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우리 추진위에서는 시민들의 뜻을 모으는데 가장 집중했습니다. 행사가 있으면 서명판과 기부금 돈통을 들고 시민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시라고 뛰어다녔습니다. 우리 추진위가 법인화가 되면 이제, 기존에 하던 활동을 계속하면서 무게 중심을 연구로 옮겨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어떻게 담고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서 학술대회를 주최하거나 학술대회를 열어달라고 하고 거기에 후원을 하는 등, 어쨌든 유의미한 연구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에 최대 초점을 두고 활동하려고 합니다.

[박명한] 이원호 위원장께서는 올해 초부터 등재 추진 준비위를 꾸려서 활동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달성토성 등의 유네스코 등재에 관심을 갖게 된 개인적인 이유가 궁금한데요?

[이원호 추진위원장] 저는 중구에서 나고 자라서 30년이 넘는 시간을 중구에서 보냈는데, 사실 중구가 도심공동화로 쇠락하는 것 말고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말에 곽상도 국회의원이 주최한 세미나가 있어서 거기서 이런 문화유산에 관한 내용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자료를 찾아서. 대학 전공서적으로 한 5권 정도 찾아서 주욱 읽어보니 이런 주제로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인들 몇 명을 모아서 미니 등재위를 만들고 활동을 하다 보니 이정도 규모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박명한] 이원호 위원장님을 뵈니까 굉장히 젊으신데 추진위원회에 참여하신 분 중에 청년들이 많다면서요? 어떻게 의기투합 하셨습니까?

[이원호 추진위원장] 예 저희 추진위가 정식으로 위원 22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젊은 분들도 많지만, 무게 있는 조언을 해주실 수 있는 선배님들도 꽤 되십니다. 전 우리 위원분들께 우리 추진위를 “목표가 있는 문화동화리”라고 이야기 합니다. 목표는 있지만 그것보다는 사람들이 좋고, 재미있어야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업이 있으셔서 22명이나 되는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기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이왕 먹을 점심을 함께 먹으면서 하는 미팅, 오찬 미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즐겁고 효율적으로 모이면서 의견을 나눌 수 있습니다. 이번 총회도 준비하면서 매주 모였는데 출석률이 거의 70프로 정도 였습니다. 대단한 참석률 인거죠.

[박명한] 제가 이원호 위원장님을 이력을 보니까 상화기념관.이장가독립문화관 대표 직함도 갖고 계시던데, 조금 생소한 명칭인데, 어떤 곳인지 잠깐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이원호 추진위원장] 네 독립군장군 이상정장군, 상화시인, 초대 IOC위원이셨던 이상백박사, 사냥으로 일제시대 국민들의 울분을 씻어주었던 수렵가이자 저술가였던 이상오선생, 그리고 그들의 백부면서 우현서루로 계몽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던 소남 이일우 선생이 저희 경주이씨금남공파, 이장가의 어른들이십니다. 저희 이장가 문중 산소 근처에 제가 종손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개인 기념관을 열었는데, 그게 상화기념관. 점찍고 이장가문화관입니다.

상화 시인 뿐만 아니라 집안의 다른 문화적 인물들도 함께 안내해 놓은 공간으로써, 상화 시인이 직접 주해를 단 상화가의 가보 24효도 등 이장가의 유품과 관련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입니다. 외부로 나간 유품이 돌아올 것도 있고 해서 아마 내년말까지는 전시품이 완비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위치는 지하철 1호선 대곡역에서 대곡성당까지 올라오시면 맞은 편에 있습니다.

[박명한] 끝으로 달성토성.경상감영.대구읍성 유네스코 등재 추진위원회의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리구요. 또 이와 관련해서 청취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함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원호 추진위원장] 경영학에서는 휴리스틱형 접근이라고 하는데요… 유네스코 등재라는 것이 너무나 복잡하고 힘든 프로젝트이니 만큼 저희는 치밀하게 계획을 짜고 세세한 부분에 신경쓰기보다는 “유네스코 등재”라는 큰 목표를 설정하고, 당장 팔을 걷어 붙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려고 합니다. 젊은 만큼 패기있게, 고민보다는 행동을 열심히 하려고 하겠습니다.

유네스코 등재에는 시민의 이해와 관심이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 우리 대구의 역사를 이해하고 꼭 관심을 한번씩 가져 주신다면 저희에게도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박명한] 위원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원호 추진위원장] 네 감사합니다.

[박명한] 파워인터뷰, 지금까지 달성토성.경상감영.대구읍성 유네스코 등재 추진위원회 이원호 위원장이었습니다.

● 코너명 :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2018년 9월 13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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