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은평구청 주최로 열린 '제2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수상자 기자회견에서 본상 수상자인 팔레스타인 작가 사하르 칼리파씨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은평구.

올해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수상자, 팔레스타인 작가 사하르 칼리파씨가 “잔인하고 힘든 때 상을 받아 기쁘다”며 “심장이 뛰는 한 작가로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사하르 칼리파 작가는 오늘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은평구청 주최로 열린 ‘제2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본상 수상자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칼리파 작가는 이어 “이슬람 종교를 가졌지만 해방 여성이고 페미니스트 작가인데 무슬림 작가 딱지만 붙어 있다”며 “한국의 높은 관심에 감사하고, 분단된 상황이 같은 만큼 앞으로 글을 쓰며 더 가까워질 것 같다”고 수상의 기쁨을 거듭 표현했습니다.

칼리파 작가는 또 “부모도 출생을 기뻐하지 않을 만큼 가부장적 전통이 강한 아랍문화권에서 딸만 여덟인 집안에 태어났다”며 “결혼 뒤부터 정체성에 눈을 뜬 뒤 민족해방 투쟁과 여성문제를 동시에 조명하는 작가로 살았다”고 지나온 삶을 반추하기도 했습니다.

칼리파 작가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해방투쟁과 여성차별은 모든 인류의 보편적 현상이고, 아랍권은 전통과 종교 때문에 상황이 더 좋지 않을 뿐”이라며 “권력을 쥐기보다는 심장이 뛰는 한 작가로서 싸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1941년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나블루스시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여성학과 문학을 공부한 사하르 칼리파 작가는 1974년 첫 소설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의 하녀가 아니다>를 시작으로 1997년 <유산>에 이르기까지 민족해방과 여성문제를 다룬 다수의 소설을 쓰며 ‘나깁 마흐푸즈 문학상’ 등 많은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한편 등단 25년 이내의 작가에게 주는 특별상에는 노동시로 국내 문학계에 새 지평을 연 송경동 시인에게 돌아갔습니다.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은 평생 분단의 아픔을 다룬 글을 써온 고 이호철 작가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은평구가 제정한 상으로, 올해 시상식은 내일 오후 3시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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