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정 원장(부산시한의사회)

● 출연 : 한인정 원장(부산시한의사회)
● 진행 : 박찬민 BBS 기자

(앵커멘트) 다음은 주간 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에는 부산시 한의사협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주고 계시는데요. 오늘은 한의사 한 인정 원장님과 함께 '불면증의 한의학적 치료와 관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 인정 원장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한의사 한 인정입니다. 

한인정 원장(부산시한의사회)

질문1) 불면증은 정확하게 어떤 질환인가요? 

-불면증은 넓은 의미에서 개인이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수면에 대한 어려움을 뜻합니다. 즉, 침대에 누운 후 30분 이상 지나도 쉽게 잠들지 못하는 수면개시장애나, 밤 사이에 잠을 잘 유지하지 못하고  자주 깨는 수면유지장애 등이 지속되면 불면증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불면증의 정도를 판단하는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다음날 그 사람이 잘 쉬었다고 느끼는가의 여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약 1/3이 일생 동안 일시적 또는 만성적으로 불면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질문2) 불면증이 오래되면 우리 몸은 어떤 다른 영향들을 받게 되나요? 

-잠을 자는 동안에 인체 기능을 회복하는 호르몬등이 분비됩니다. 수면이 부족할 경우 이러한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수면부족이 오래 되게 되면 주의, 작업 기억 등의 저하, 대사성 호르몬의 균형파괴, 저항력저하, 수명 저하, 인지력 저하, 음식섭취 증가로 인한 체중증가, 혹은 체중감소, 체온저하, 피부장애 등을 초래하며 이는 불면 자체가 정서적 신체적 건강 및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큰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수면제를 복용할 경우에는 즉각적인 효과가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으나 장기 사용에 따른 내성, 낮 동안 각성 장애, 반동, 두통, 현훈, 오심, 진전 등의 부작용 또한 주의해야 합니다. 

불면증이 3개월 이상 오래되면 만성불면증이 됩니다. 이때 불면증 환자는 잠에 대해 지나친 공포를 가지고 있고 잠을 어떻게 통제해야 할 지 모르는 상태가 되고, 불면증 환자의 뇌는 잠을 자야 할 시간에 잠자는 신호를 만들어내는 것이 힘들어 집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환자의 뇌가 적절한 시간에 잠이 오는 신호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됩니다. 

질문3) 한의학에서는 불면을 어떻게 바라보나요? 

-한의학에서는 불면은 불매(不寐), 불수(不睡), 실면(失眠), 부득와(不得臥), 부득면(不得眠), 와불안(臥不安), 부득안침(不得安寢) 등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심, 비, 간, 담, 신과관계가 있고, 잠을 잘 못 자는 것이 주 증상이지만, 이 외에도 두통, 두중, 식욕부진, 소화 장애, 피로감, 안정피로, 정충, 경계, 주의집중력감퇴, 설건(舌乾), 변비, 빈뇨 등의 동반증상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불면증의 원인을 여러 가지로 나누어 봅니다. 

실증으로는, 생각을 지나치게 골똘하게 해 잠을 못 자는 사결불수(思結不睡) , 
담(痰)이 가슴에 뭉쳐 잘 놀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담연울결(痰涎鬱結),  
소화기계문제인 위중불화(胃中不和) 로 나누어 볼수 있고, 
허증으로는, 과로, 수술, 출산 등으로 피가 부족해서 잠을 못자는 영혈부족(營血不足), 
음(陰)이 부족해서 허열(虛熱)이 생겨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음허내열(陰虛內熱),  
갑자기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심담허겁(心膽虛怯) 으로 나누어 치료하게 됩니다. 

질문4) 한의학에서 불면증을 원인별로 나눈다고 하셨는데,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불안이나 잡생각이 많은 경우에는 생각을 편안하게 하고 불안을 가라앉히는 치료법을,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소화기능을 개선시키고, 음이나 혈이 부족한 경우에는 이를 보충해 주는 침구 및 한약 치료로 자율신경기능계의 불균형을 치료합니다. 

가장 많이 내원하는 경우가 생각을 지나치게 하여 잠을 못자는 사결불수(思結不睡)의 경우입니다. 이를 동의보감에서는 담이 허해서 비가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을 억제하지 못해 잠들지 못하는 것으로 봅니다. 담(쓸개)에는 용기가 있고 비장 속에는 걱정이 있는데, 담이 허해 결정을 잘 못 내리면 생각이 꼬리를 물게 되어 잠을 못 자게 된다고 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환자분 스스로 담대하게 결정하려고 노력하고 걱정을 줄이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수면과 정신적 스트레스 및 심리는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기에 침구치료와 한약치료를 병행하면서 환자분의 마음가짐을 새로이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환자분들에게 몸을 이완 할 수 있는 호흡법 및 수면습관 교정도 치료에 중요합니다. 

질문5) 잠을 자기 위한 수면습관 교정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상세히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침에는 불규칙한 수면패턴이 반복되지 않도록 좀 불규칙하게 잠들었더라도,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전이나 낮에는 가볍게 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몸보다 뇌를 지나치게 많이 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운동을 통해 기가 순환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전이나 낮에는 햇빛을 보면서 30분 정도 산책하게 되면 수면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되어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 중에는 낮 동안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습관적으로 카페인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 음료와 식품을 점심 이후에는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긴 낮잠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낮에 길게 자면, 수면리듬이 깨져 밤에 잠을 자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꼭 낮잠을 자야 한다면 20에서 30분 정도가 적당합니다. 
잠들기 3시간 전 부터는 격렬한 근력운동이나 달리기와 같은 운동들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강도 높은 운동들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오히려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신체를 이완해 주는 운동인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체조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잠들기 전에 과식하거나 물을 많이 마시는 것 또한 피해야 합니다. 위에 부담이 되어서 숙면을 취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2-3시간 전에는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술을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술은 일시적으로 잠을 오게 하지만, 자주 깨고 얕은 잠을 자게 하기 때문입니다. 

잠들기 1시간 전에 족욕이나 반신욕을 하게 되면 근육이완으로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너무 뜨거운 물은 오히려 교감신경을 자극하므로 피해야 합니다.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환자분들이 많은데,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는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침대에 누워 있을 때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TV와 전자기기는 최대한 멀리 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평균 8시간 정도의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하며, 인체 기능 회복에 효과적인 시간인 밤 10시에서 2시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6)마지막으로 당부말씀 부탁드립니다. 

-몸도 마음도 바쁜 현대인들에게 개운한 아침은 옛날 말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피로가 풀리지 않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분 또한 많이 늘어났습니다. 잘 쉬어야 일도 생활도 더 활기차게 할 수 있습니다. 

한의원에서 불면증 치료를 받아보시고, 걱정과 근심을 잘 때만큼은 놓아버리셔서, 조금씩이라도 더 개운한 아침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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