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 함몰 원인 1위, 노후 된 하수도관 손상(66%)

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지난 금요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한 아파트와 인근 공사장 사이 도로가 갑자기 내려앉으면서 주민 200여 명이 대피했었죠.

인근 오피스텔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오늘은 도심 속 싱크홀에 대해 사회부 서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서일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서일입니다.

 

 

많은 언론에서 가로 30m, 깊이 6m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고 보도를 했는데, 정확히 표현하면 ‘싱크홀’이 아니라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싱크홀이라는 것은 석회암 등 퇴적암이 많은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자연 현상인데요. 지반이 용해돼서 가라앉아 생긴 구멍을 뜻합니다.

지반의 석회암이 지하수랑 섞이게 되면 지반에 있는 탄산칼슘이 녹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석회암 동굴처럼 땅 속에 동굴, 즉 공동이 생기게 되면서 지표면의 지반이 한꺼번에 내려앉는 것을 싱크홀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단단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특히 도심에서 싱크홀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복합재난대응연구단 백용 단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복합재난대응연구단 단장]

“서울도심에서 나오는 부분은 일반적인 암석으로 구성된 지반이기 때문에 지하수가 침투해 석회성분이 녹아서 공동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 건축 공사를 하다가 지반이 꺼지는 현상을 ‘지반 함몰’이라고 해요”

이번 가산동 아파트의 경우에도 인근 공사장에 세운 가시설의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지반이 내려앉은 거라, 이런 현상은 ‘싱크홀’이 아닌 ‘지반 함몰’이라고 표현해야 맞는다는 겁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최근 이러한 지반 함몰이 생긴 경우가 더러 있었다면서요?

 

 

네, 가산동 아파트 뿐 아니라 오늘 정오쯤에는 경기도 의정부시 사패산 회룡사 입구에서 가로 5m, 세로 5m, 깊이 5m 규모의 지반 함몰이 발생해 지나가던 지게차가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지게차 운전자가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요.

또, 지난 달 29일에는 광주에서 지반 함몰이 발생했습니다.

광주시 남구 봉선동의 한 주택가 도로에서 지름 1.5m, 깊이 3m가량의 구멍이 생겨 내일부터 정식 복구 작업에 들어갑니다.

이처럼 매년 전국적으로 900건 가량의 지반 함몰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보면, 2013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총 4,580건의 지반함몰이 발생했고, 특히 지난해에는 서울시에만 620건에 달하는 지반 함몰이 발생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수도 있겠군요?

 

 

네 앞으로도 추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반함몰의 원인 가운데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이 바로 노후 된 하수관 손상이었는데요.

하수관의 경우 상수관과 다르게 콘크리트와 콘크리트 사이를 봉합하지 않고 덮어 끼우는 형식입니다.

따라서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틈 사이로 새어 나온 물이 땅 속의 흙들을 이동시켜 지반 함몰을 일으키는 겁니다.

계속해서 복합재난대응연구단 백용 단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복합재난대응연구단 단장]

“결국은 지하수의 이동에 따라서 흙 입자가 지하수와 같이 움직이면서 하류로 빠져나가면서 공동이 생기고 그 공동을 위에 하중이 못 이기니까 침하가 되는 거죠.”

30년이 넘은 노후 하수관은 서울 전체 하수관의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밖에 현재 전국적으로도 노후 된 하수관들이 많고, 또 공사 지역도 많아서 추가적인 도심 속 지반 침몰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한 대비책들이 마련되고 있나요?

 

 

무엇보다 철저한 시공과 관리보수가 중요합니다.

가산동 아파트 사고처럼 공사현장 인근에서 발생하는 지반함몰의 경우에는 대부분 시공현장의 철저한 공사관리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이에 국토교통부는 올해부터 지하 10m 이상 터파기를 하는 공사에 대해 사전 지하안전 영향평가를 받도록 했고, 착공 후에도 사후 지하안전 영향조사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후 된 하수관에 대해서는 결국 관로 교체가 해답으로 보이는데요.

광주시는 올해 12월부터 오는 2022년까지 노후 하수관의 교체·개량 사업을 시작하고,

울산시도 마찬가지로 오는 2022년까지 노후 된 하수관 135km를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관악구와 영등포구 등 서울시도 현재 노후 된 하수관들의 정비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잘 들었어요. 사회부 서일 기자였습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