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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의 '총무원장 불신임안'이 입법기구인 중앙종회에서 통과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설정 스님이 총무원장 취임 9개월 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된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요?

계속해서 정영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총무원장 불신임안'에 찬성한 56표는 당초 예상보다 많이 나온 결과였다는 분석입니다.

전체 종회의원 가운데 75%가 설정 스님에 대해 총무원장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을 내린 셈입니다.

10표를 갖고 있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 비구니 종회의원들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앙종회의 최대 종책모임인 불교광장 소속 의원은 모두 47명.

이 가운데 총무원장 불신임안 제출에 동의한 종회의원은 43명으로 이른바 여권 표만으로 불신임안을 가결시키기에는 부족한 숫자였습니다.

총무원장에 취임한 지 1년도 채 안 된 설정 스님이 탄핵 위기까지 몰린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로는 정치력과 지도력의 부재가 우선 꼽힙니다.

은처자 등의 범계 의혹이 불거졌을 때, 의혹을 발빠르게 해소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서 지금의 종단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또, 사퇴 일정을 오는 12월 31일로 번복한 것도 종단 내부에서 거부감을 불러왔고 명예로운 퇴진을 권유한 종정 스님의 교시에 반발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도 탄핵 위기를 불러왔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최고 의결권을 가진 원로회의의 불신임안 인준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초격 스님/조계종 중앙종회 수석부의장: 종회에서 통과가 됐기 때문에 원로회의에서는 종정 스님의 교시도 있고 하셔서 원로회의 인준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중앙종회는 오는 22일 열리는 원로회의에서 불신임안을 인준하지 않을 경우 재가결 조치까지 해서라도 총무원장 불신임 처리를 강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행 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원로회의에서 이제 우리 종회의 의결을 존중해줄 것으로 믿고, 만일에 원로회의에서 그러한 존중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중앙종회를 다시 열어서 재가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설정 스님은 종회 불신임안 처리 직전에 총무부장에 진우 스님을, 기획실장에는 학암 스님을 임명하는 등 끝까지 총무원장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설정 스님은 이 자리에서 중앙종회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부처님 가르침대로 계속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설정 스님은 자신의 이익이나 명예를 위해 자리를 지키기 보다는 종도와 불교, 사회, 국가를 위해서 움직이는 그런 총무원 집행부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설정 스님 불신임안이 종회를 통과했지만 앞으로 종단 화합과 안정까지는 여전히 가야할 길이 많아 보입니다.

BBS NEWS 정영석입니다.

(영상취재/남창오, 장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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