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대통령은 10월 28일 오후(현지시간) 숙소인 시애틀 포시즌즈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대통령 : 20년 전에 이곳 워싱턴주에 온 적이 있다. 작년에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돌아올 때 들르려 했는데 9.11 테러사태로 오지 못했다. 남북관계는 최근에는 상당히 좋게 발전됐다. 핵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는 해방 이후 50년 동안 남북관계가 가장 잘 됐다. 이산가족이 왕래하고 또 동서 양쪽에서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 위해 철조망이 제거되고 지뢰도 제거되고 있다.

부산 아시안게임은 우리가 특별히 북쪽에 참가를 권고해서 참가했는데, 대회 성공에 크게 작용했다. 북한 응원단도 많은 시민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동해안 어업문제, 임진강 홍수조절을 위한 치수문제도 논의되고 있다. 태권도단 왕래도 있었다. 지금 북한 장관급 5명을 비롯해 약 20명의 경제시찰단이 한국에 와서 각지를 돌아보고 있다.

이렇게 남북관계는 밝은 전망이 있었는데, 북한 핵 문제가 터져 놀라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에서 강경 여론이 나왔다. 모든 국민이 이 문제에 반대하고 여론이 들끓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 방법은 세 가지다. 하나는 무력으로 제지하는 전쟁의 길이다. 둘째는 경제적으로 제재하는 길이 있다. 경수로 중단하고 중유도 주지 않고, 경제혜택도 주지 않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다 위험하다. 전쟁하면 엄청난 희생이 따른다. 94년 핵문제 잘 알지 않나? 그때 전쟁이 계획됐다. 당시 미 국방장관의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 당시 미군이 추계하니까 전쟁하면 한국군 약 49만, 민간인 약 100만명의 사상자가 나고 미군도 약 5만명의 사상자가 난다고 했다. 지금은 더 클 것이다. 북한 무기도 발전했고 특히 미사일이 발전했다. 우리도 무력을 쓰면 북한도 파괴될 것이다. 남도 북도 파괴된다.

결국 문제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밖에 없다. 평화적이라고 잘못된 것을 용납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핵은 용납 안된다. 북한은 핵을 포기해야 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양측이 다 입장이 서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책은 찬 바람 보내며 냉전하다가 여차하면 전쟁해 너죽고 나죽자 식이다. 결과는 민족의 비극밖에 없다. 따뜻한 햇볕을 서로 보내는 것 밖에 없다. 통일은 나중에 하더라도 남북이 공존하며 교류협력이 필요하다. 경제적으로 교류하고, 이산가족, 스포츠, 문화 등 교류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10년, 20년 후에, 이만하면 안심이다 할 때 통일하자는 것이다.

6.15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일 위원장에게 얘기했다. 영원히 사는 사람 없고, 영원히 그 자리에 있는 사람없다, 당신과 나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맘 한번 잘못 먹으면 7천만 민족이 잘못된다, 맘을 잘 먹으면 평화 공존하다 나중에 통일된다,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이냐고 했다. 김 위원장도 적극 공감했다. 결국 많은 합의가 이뤄졌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 입장에서 한번 결정이 우리 민족에게 어떤 중대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잘 안다. 항상 두려운 마음으로 조상과 후손과 국민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대통령이 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남북관계는 평화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

부시 대통령에게도 말했다. 악의 축이라는데, 우리가 공산주의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전쟁으로 갈 수는 없다, 좋든 싫든 같은 민족이고, 군사적 대립을 완화하고 평화 협력을 통해 통일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실 지난 2월 부시 대통령을 만날 때 보름 동안 잠을 못 잤다. 다행히 부시 대통령과 많은 얘기하니까 충분히 공감했다. 그 결과 부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북한에 대해 무력 사용 안 한다. 대화로 푼다. 인도적 지원을 계속한다 고 발표했다. 그때 크게 안도했다. 그후로 남북관계 잘됐고, 부산 아시안게임 때 북한 응원단과 어울리는 것을 보면서 희망을 가졌는데, 이런 일(북한 핵)이 생겼다.

APEC 한·미·일 3국 회담에서 많은 걱정이 있었는데, 다행히 얘기가 잘돼서, 3국 정상은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한다. 외교적 노력도 한다고 합의했다. 그렇게 되면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상당히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에 대해서도 합의됐다. 그러나 완전히 잘된 것은 아니다. 이제 공은 북한에 넘어갔다. 북한에 급박하게 군사적 압력을 가하는 게 아니고 대화로 해결하는 방향이 채택됐다.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이다.

전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세계 속에서 여러가지 큰 각광받는 나라가 전쟁으로 말려들어선 안된다. 월드컵에서 얼마나 평가 받았나? 처음에는 그렇게 엄청난 수백만 군중이 질서정연하게 응원할지 생각도 못했다.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제일 큰 걱정이 16강에도 못들면 어떻게 하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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