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편파수사ㆍ몰카 희화화'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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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이 지난 2일 불법촬영 근절 캠페인을 홍보하며 만든 포스터

[앵커] 전국네트워크 이어가보겠습니다. 오늘은 부산으로 가보죠. 부산BBS 박세라 기자 나와계시죠?

[기자] 네, 부산입니다.

[앵커] 최근 “부산경찰의 성의식이 저급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데요. 어떤 일인가요?

[기자] 여름 휴가철이면 많은 관광객이 부산지역 해수욕장을 찾습니다. 이 때문에 몰래카메라와 불법촬영 범죄도 덩달아 기승을 부리는데요. 부산해운대경찰서는 해수욕장 인근에 불법촬영 근절 현수막을 걸었다가 되레 비판을 받았습니다. 현수막에는 ‘만지고 싶나요?? 찍고 싶나요??’라는 문구와 함께 남성 캐릭터가 여성 신체를 몰래 촬영하며 붉은 얼굴을 하고 있는데요. 선정적인 문구를 굳이 써야 했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부산경찰청은 지난 2일 불법촬영 근절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는데요. 해운대해수욕장 곳곳에 설치된 ‘불법촬영 범죄자’ 등신대를 찾아 인증사진을 찍고 자신의 SNS에 올리는 캠페인이었습니다. 이 등신대 역시 볼이 빨간 남자가 천진난만하게 카메라를 들고 몰래 사진 찍는 모습이어서 ‘범죄를 아이가 장난치는 것처럼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앵커] 부산경찰이 진행한 이 캠페인은 “등신대 사진을 찍어서 인증을 하면 선물을 준다”고 해서 더 논란이 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부산경찰청은 캠페인 홍보를 위해 시민 참여 이벤트를 만들었는데요. 방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해변 곳곳에 숨겨진 ‘불법촬영 범죄자’ 등신대와 인증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SNS에 해시태그와 함께 올린 뒤 부산경찰에게 보여주면 되는데요. 경찰은 인증 사진 1장이면 물티슈, 2장에 포돌이 손수건, 3장 이상이면 스포츠타월을 주겠다고 홍보했습니다. 이후 부산경찰청 SNS에는 범죄자와 인증샷을 찍는 이벤트를 비난하는 글이 폭증했고 결국 지난 9일 해당 캠페인은 취소됐습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걸린 불법촬영 근절 캠페인 현수막

[앵커] 최근 부산 여성단체들이 부산경찰의 성의식을 비판하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고 하죠?

[기자] 네, 부산성폭력상담소와 미투운동부산대책위, 부산여성단체연합 등은 오늘(13일) 오전 부산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촬영 범죄를 희화화한 태도를 규탄하며 부산경찰청장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부산경찰이 불법촬영을 한낱 이벤트로 여기고 있다”며 “여성 인권을 지키는 일이 재미와 흥미꺼리일 수 있는 것인지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는데요. 부산경찰이 성 의식이나 감수성 없이 치안활동을 전개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입니다. 이재희 부산성폭력상담소장의 말 들어보시죠.

[인서트/이재희/부산성폭력상담소장] “부산경찰청 자체에 여성의식이나 성에 대한 민간성이나 감수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거든요. 앞으로 우리가 어디를 믿고 누구에게 이런 성폭력 피해라든지 몰카 범죄에 대해서 호소해야 될지 모르겠는 황당한 상황인 거죠.”

13일 오전 부산 여성단체 회원들이 부산경찰청 민원실을 방문해 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앵커] 부산 여성단체들이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는 편파수사”라고 주장했다고 하는데요. 어떤 근거에 따른 건가요?

[기자] 이들 단체는 “부산경찰이 17년 동안 불법 음란물을 게시하고 공유한 유명 웹사이트는 방관하고, 여성이 운영자인 워마드에 대해서는 즉각 수사에 나서 국제공조까지 펼쳤다”고 주장했습니다. 불법 촬영물이 유통되는 사이트를 경찰에 신고했는데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워마드에 남자 목욕탕 불법 촬영 사진이 올라오니 곧바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인데요. 부산여성단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민원실을 찾아 부산경찰청장과 면담을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앵커] 부산경찰청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부산경찰청은 “워마드 운영진 수사는 엄정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불법촬영 근절 캠페인 논란에 대해서는 “시민의 질타와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이벤트성 홍보를 지양하고 경찰 본연의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지금까지 부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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