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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은처자 등의 범계 의혹으로 연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데요.

이와 중에 설정 스님은 총무부장과 기획실장을 전격 교체했습니다.

하지만 총무부장으로 임명된 성문 스님은 하루 만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종단 사태가 더욱 혼란스럽습니다. 보도국 문화부 정영석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설정 스님이 국면 전환을 위해 전격 임명한 성문 스님이 총무부장직을 하루 만에 사퇴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성문 스님은 어제 오전 10시 30분에 총무부장 임명장을 받았습니다.

사실 출입 기자들도 예상 못한 인사였는데요.

왜냐하면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지금 종정 스님을 비롯한 교구본사주지 스님들과, 다수의 종회의원 스님들에게 사퇴 압박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부원장격인 총무부장을 전격 교체했다는 점, 또 성문 스님이 발탁됐다는 점 등이 여러 해석을 낳게 했습니다.

하나는 설정 스님의 총무원장 사퇴가 임박했다는 것이었데요.

총무부장은, 총무원장이 사퇴하면 새 원장을 뽑을 때까지 권한대행을 맡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원장인 설정 스님이 종회의장을 지낸 성문 스님을 앞세워 원장직을 지키면서 지금의 종단 사태를 주도적으로 풀어나갈 것이다 이런 관측도 나왔습니다.

설정 스님이 임명 직후 말한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설정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오늘 이렇게 새롭게 임명을 하게 된 동기는 뭔가 지금 여러 가지 닥쳐올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국면전환을 하기 위한 하나의 단초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성문 스님은 오늘 오전 10시쯤 그러니까 하루 만에 총무부장직을 사퇴했습니다.

 

하루 사이 어떤 일이 벌어졌기에 성문 스님이 총무부장직을 던졌을까요?

 

성문 스님은 총무부장에 임명되기 직전까지 중앙승가대 총장을 맡았는데요.

복수의 총무원 관계자들은 성문 스님이 총장과 총무부장을 겸직할 수 있어 부장직을 수락했는데, 겸직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돼 성문 스님이 총무부장을 사퇴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4선의 종회의원에다 종회의장까지 역임한 성문 스님이 그런 종단의 법을 몰랐을 리는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지고요.

종회의원 스님들과 종단의 주요 인사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큽니다.

중앙종회 의장단과 상임분과위원장단은 어제 설정 스님의 부실장 인사가 난 뒤에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앞서 종정 스님이 지난 8일 내린 특별 교시에는 설정 스님에 대해 범계 의혹의 사실여부를 떠나, 종단 사태에 책임을 지고 명예롭게 퇴진하라는 요구가 담겼는데요.

다수의 종회의원들이 총무원장 스님을 불신임하려고 하는 마당에 총무부장직을 수락한 성문 스님을 좋게 볼 리 없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일각에서는 성문 스님이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명예로운 퇴진을 도운 뒤 종단을 수습하려 총무부장직을 맡았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인지한 성문 스님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종단 사태가 더욱 혼란스런 양상을 맞고 있는데요. 설정 스님이 사표 수리를 할까요?

 

설정 스님과 성문 스님, 오늘 오전에 30여 분 간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설정 스님 입장에서는 사퇴를 만류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성문 스님은 면담 직후 기자들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잘 해보려고 했으나 역량이 부족했다. 이런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습니다.

더 자세한 얘기를 듣기 위해 성문 스님에게 몇 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입니다.

어쨌든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이번 총무부장 인사는 설정 스님이 차기 구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과감하게 선택한 카드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고 보여집니다.

 

종단 상황이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듯 보이는데요. 설정 스님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중앙종회 임시회가 이제 엿새 앞으로 다가왔어요?

 

네, 이번 임시회는 설정 스님의 거취를 묻는 자리가 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수의 종회의원 스님들이 총무원장 불신임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과연, 설정 스님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시킬 수 있느냐, 아니면 부결되느냐가 종단 안팎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데요.

우선 총무원장 불신임안이 가결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합니다.

현재 종회의원 수는 81석 가운데 6석이 공석으로 모두 75석인데요.

그러면 51명의 스님들이 가결에 찬성표를 던져야 합니다.

 

정 기자가 볼 때 어떻게 예상되나요?

 

종단의 정치적 상황이 하루아침에 바뀌고 있어서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또, 총무원장 불신임안이 통과되더라도 종단의 최고 의결기구인 원로회의의 인준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이 원로회의는 오는 22일 열리는데요.

오늘부터 따지면 12일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국면 속에서 종단의 정치적 지형이 어떻게 변할지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정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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