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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조 스님 "무소유의 산실 '불임암'에서 법정 스님의 '후박나무'를 돌봅니다"
양창욱 | 승인 2018.08.09 17:04

*출연 : 순천 송광사 불일암 암주 덕조 스님

*앵커 : 양창욱 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오늘 저녁, 우리 스님]

양 : 매일 저녁 한 분의 스님을 만나 봅니다. 오늘 저녁, 우리 스님. 오늘은 순천 송광사 불일암 암주 덕조 스님 만나 뵙겠습니다. 스님 나와계시죠?

덕 : 네, 안녕하십니까. 덕조입니다.

양 : 네. 스님 더운데 어찌 지내십니까?

덕 : 네,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양 : 네. 우리 법정 스님의 맞상좌로 서울 길상사 주지를 역임하시고 순천 송광사 승가대학장까지 역임하신 덕조 스님이신데, 우선 법정 스님이 손수 만든 불일암, 어떤 암자인지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설명을 좀 해주시죠.

덕 : 네. 불일암은 법정 스님의 염원이 담긴 곳입니다. 은사 스님께서 70년대 봉은사 다래연에서 역경사업과, 유신반대민주화운동 하시다가 1975년도에 송광사에 내려오셨어요. 그리고 이곳에 불일암을 손수 지으시고 이 곳에서 세상을 향해 많은 글을 내놓으셨죠. 무소유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 : 그렇군요. 스님께서는 그러면 요즘 불일암에서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덕 : 이 곳에서의 일과는 송광사에서와 똑같습니다. 예불하고 염불하고 공양하는 시간은 똑같고요. 다르다면 이제 이 곳에서는 혼자 살기 때문에 손수 공양하고, 공양 준비를 해야하고 날마다 도량청소 해야하고 예불정진해야 하기 때문에 한가한 것 같으면서도 굉장히 바빠요.

양 : 네, 바쁘시겠네요.

덕 : 지금은 여름철이니까 돌아서면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풀베기를 자주 해야하고. 그런데 이 곳은 또, 은사 스님의 향기를 찾아서 찾아오신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양 : 아, 맞아요, 찾아가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덕 : 그래서 찾아오신 분한테...

양 : 뭘 좀 내드려야 되잖아요?

덕 : 네, 물도 내놓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도량청소를 깔끔하게 해놓는 것이죠.

양 : 네. 그렇겠네요.

덕 : 그래서 하루 일과를 일찍 시작합니다. 그래서 삶이 수행이라 생각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양 : 스님, 그래도 외롭지는 않으실 것 같은데 찾으시는 분들이 많아서... 불편하시지는 않으세요?

덕 : 외로운게 아니라 번거롭습니다.

양 : 하하, 번거롭습니까? 그렇시군요. 불편한 건 없으시고요?

덕 : 우리 스님들도 하도 많이들 찾아오시니 강원도로 피난가셨는데, 저는 은사스님 모시기 때문에 도망도 못 가고 있어요. 하하.

양 : 그런데 스님, 말씀이 나온 김에, 법정 스님이 심어놓은 후박나무를 스님께서 돌보고 계신다면서요?

덕 : 돌본다기 보다도, 아무래도 불일암을 찾는 분들은 스님의 흔적을 찾아오시기 때문에, 스님 흔적을 관찰하시게 돼죠. 무엇보다도 후박나무는 스님의 글 속에 가장 많이 등장했기 때문에 유독 많은 분들이 후박나무를 생각하게 되지 않나 싶어요. 후박나무는 글 소재로 많이 등장하거든요. 특히,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이 주는 메시지가 각별하거든요. 봄이면 후박나무 꽃이 연꽃처럼 하얗고 은은한 향기가 있습니다. 여름에는 빗방울이 떨어지면 후두둑 후두둑 하면서 비 떨어지는 소리가 굉장히 아름답거든요. 또 가을이면 잎사귀 떨어지는 소리가, 옛날에 스님 계셨을 때에는 혼자 계셨기 때문에 정적을 깨는 잎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발자국 소리 같은 인상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겨울에는 잎사귀가 다 떨어지니까 그야말로 청빈한 모습, 무소유의 모습으로 그렇게 있기 때문에 글을 쓰는 데 굉장히 많은 소재로 등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 대단히 이 나무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어디 출타하시고 오시면 잘있었냐, 하고 안아주시기도 했고요. 그래서 저도 후박나무를 보면 스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

양 : 아이고, 스님 말씀 들으니까 법정 스님 생각이 또 많이 나는데, 저도 살아 생전 좀 뵀었습니다. 8년 전 봄에 입적하셨죠. 우리 사회를 맑고 향기롭게 만들기 위해서 정말 많은 애를 쓰셨잖아요. 어떻게 하면 그 유지를 받들어 나갈 수 있다고 보십니까?

덕 : 은사 스님 글을, 오래된 글들을 보더라도, 지금 현실에 비춰 보더라도 지금의 어느 날 현실을 얘기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거든요.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21세기 디지털시대라고 말하는데, 우리가 사는 삶의 형태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그래서 은사 스님께서 말씀하시는 맑고 향기로운 삶은...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맑고 향기롭게 살 것인가, 생각해보면, 송광사의 여름 폭염 속에 출가 4박 5일 수련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40여 년 전만 해도 수련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낯설었어요. 그런데 스님께서 송광사에 수련 법회를 만들어서 수련을 직접 지도하시고 일반을 대상으로 수련을 직접 하셨거든요. 그 뜻은 스님께서 우리 마음이 우리의 주인인데, 주인을 돌보지 않은 그런 삶을 살펴보라는 그런 의미입니다. 모든 것은 따져보면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질로부터 자유롭지 못해서 늘 채우려고 하는 우리 탐욕심... 탐욕은 채울 수 없는 그릇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소욕지족, 비움이 채움이 된다는 진리를 우리가 알면 마음이 좀 더 넉넉하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지금 이 곳에서 수련하고 계신 분들은 땀방울로 자신의 영혼을 맑게 하고 있는데, 보다 많은 사람들이 명상하고 수련하면 이 어려운 시대에 스님의 메시지가 더 잘 전달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 : 그렇군요. 또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수행승 법정 스님 얘기를 쭉 하다 보니까, 또 얼핏 이런 생각이 듭니다. 종단 사태로 요즘 종단이 정말 어수선하고 시끄럽잖아요. 불자들이 이럴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덕 : 글쎄요... 우리 종단은, 우리 전체를 얘기하기 보다는, 꼭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1%도 안 되는 사람들이잖아요.

양 : 맞아요, 맞아요.

덕 : 전체로 본다면. 그러니까 하얀 벽을 본다면 점 하나를 보려고 하지 말고, 벽 전체를 보면 점 하나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나쁜 것만 보려고 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려고 한다면 우리 심성이나, 모든 면들이 좋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 : 그렇군요. 스님께서도 직접 '향기 소리'를 통해 불자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주고 계시잖아요, 이게 꽤 오래됐죠?

덕 : 제가 2014년 5월에 불교방송에 수요 법회하러 갔다가, 가볍게 한번 해보죠 했는데, 이게 벌써 4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다 보니까 하루하루 문자를 쓰는게 점점 부담이 되더라고요. 왜냐하면, 처음에는 가볍다가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나다보니까 많은 분들에게 아침마다 띵동하면서 전해주는 문자메시지가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라 메아리로 다가가는, 그런 부담이 있거든요. 이 세상에는 공짜가 하나도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어떻게 쓸까, 그렇다면 가장 진솔하고 공감될 수 있는 쉬운 내용으로 문자를 보내야겠다, 그런 내용으로 하루 하루 문자를 쓰고 있습니다.

양 : 알겠습니다 스님, 오늘 생방송 뉴스 시간이라 여기서 말씀 줄여야겠습니다.

덕 : 아휴, 감사합니다. 성불하시고요.

양 :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스님. 순천 송광사 불일암 암주 덕조 스님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양창욱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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